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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감호(金現感虎)

작품명
김현감호(金現感虎)
장르
전·전기
작품소개
신라 때 처녀로 변신한 호랑이가 김현(金現)과 부부 인연을 맺은 뒤 그를 위해 죽음을 택했다는 사원연기(寺院緣起) 설화의 하나이다. <삼국유사> 권5 효선편(孝善篇) 김현감호조와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 권15에 수록되어 있다. ‘호원설화(虎願說話)’라고도 한다.
국문풀이
신라 풍속에 매년 2월을 당하면 초8일로부터 15일까지 도중(都中) 남녀가 다투어 흥륜사(興輪寺)의 전탑(殿塔)을 도는 복회(福會)를 행하였다. 원성왕대(元聖王代)에 낭군 김현(金現)이 밤 깊이 홀로 돌면서 쉬지 않았다. 한 처녀가 또한 염불하고 따라 돌 새 서로 알게 되어 추파를 던지더니 돌기를 마치고 그윽한 곳으로 이끌고 가서 통정하였다. 처녀가 돌아갈 때에 김현이 따라가니, 처녀가 사양하고 거절하였으나 억지로 따라갔다. 서산 기슭에 이르러 한 초가집에 들어가니, 늙은 노구가 그 여자에게 묻되 “따라오는 이가 누구냐” 하니, 여자가 그 사정을 말하였다. 노구가 “비록 좋은 일이나, 없는 이만 못하다. 그러나 이미 저지른 일이니 어찌하리오. 잘 숨기어 두어라. 너의 형제가 악행을 할까 두렵다.” 하고 김현을 깊은 곳에 숨겨두었다. 얼마 있다가 3호(虎)가 어흥거리며 와서 사람의 말로 하여 가로되 “집에서 노린내가 나니 요기하기 좋다.” 하거늘, 노구와 여자가 꾸짖어 이르되 “너의 코가 이상하구나. 무슨 미치광이 말을 하느냐.” 하였다. 이때 하늘에서 부르는 소리가 있어 “너의 무리가 즐겨 생명을 많이 해하니 마땅히 한 놈을 베어 그 악을 징계하리라.” 하였다. 3호가 듣고 모두 근심하였다. 여자가 이르되 “3형은 될 수 있는 대로 멀리 피해 가서 스스로 징계하면 내가 대신하여 벌을 받겠다.” 하였다. 모두 기뻐하여 고개를 숙이고 꼬리를 치며 달아나 버렸다. 여자가 들어가 김현에게 이르되 “처음에 군자가 우리 집에 오시는 것이 부끄러워 거절했더니, 이제는 숨김없이 감히 마음속을 말하겠다. 천첩이 낭군과 비록 종류는 다르나, 하루저녁의 환락을 뫼셨으니, 의는 부부를 맺은 것보다도 중하다. 이제 3형의 악은 하늘이 이미 미워하니, 일가의 재앙을 나 홀로 당하고자 하오나 보통 사람의 손에 죽는 것보다는 오히려 낭군의 칼날에 엎드려 죽어 은덕에 보답함만 못하다. 첩이 명일에 시장에 들어가 몹시 사물을 해치면 국인이 나를 어찌하지 못하고, 대왕이 반드시 중한 벼슬로써 사람을 뽑아 나를 잡으라 할 것이다. 낭군은 겁내지 말고 나를 쫓아 성북(城北) 숲속에 오면 내가 기다리겠다.” 하였다. 현이 “사람이 사람과 사귐은 인륜의 도리지만, 이류(異類)와 서로 사귐은 대개 떳떳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미 조용히 만난 것은 참으로 천행이니, 차마 어찌 배필의 주검을 팔아 요행히 일세의 작록을 구할 수 있으랴.” 하였다. 여자가 말하되 “낭군은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지금 나의 요수(夭壽)는 천명이요, 또 나의 소원이요, 낭군의 경사요, 우리 일족의 복이요, 국인의 기쁨이라. 1사(一死)가 5리(五利)를 갖추었으니, 왜 듣지 않는가. 다만 나를 위하여 절을 세우고 진전(眞詮: 불전(佛典) 등)을 강하여 승보(勝報)에 도움이 되면 낭군의 은혜가 이보다 큰 것이 없겠다.” 하고 서로 울고 작별하였다. 다음날 과연 맹호가 성중에 들어와 표악이 심하여 감히 당하지 못하였다. 원성왕(元聖王)이 듣고 영을 내리어 범을 잡는 자는 2급(二級)의 작(爵)을 주리라 하였다. 김현이 궐하(闕下)에 나아가 아뢰되 “소신이 능히 하리이다.” 하니 먼저 작을 주어 격려하였다. 현이 도검을 가지고 숲속에 들어가니, 범이 변하여 낭자가 되어 반가이 웃으며 말하되 “어젯밤에 낭군과 은근히 하던 말을 잊지 마시고 오늘 내 발톱에 상처를 입은 사람은 모두 흥륜사의 장을 바르고 그 절의 나발소리를 들으면 나으리다.” 하고 이어 김현의 찬칼을 뽑아 제 목을 찔러 넘어지니 범이었다. 김현이 숲속에서 나와 이르되 “내가 지금 범을 잡았다.” 하고 그 사유는 감추어 말하지 아니하였다. 단지 그 가르침에 따라 치료하니 그 상처가 모두 나았다. 금속(今俗)에도 그 방법을 쓴다. 현이 이미 등용되어 서천변(西川邊)에 절을 짓고 호원사(虎願寺)라 이름하고 항상 범망경(梵網經)을 강하여 범의 저승길을 축복하여 그 살신성기(殺身成己)의 은혜에 보답하였다. 김현이 죽을 때에 깊이 전일의 기이함을 느끼어 붓으로 적어 전하니 세상에서 비로소 알았다. 인하여 이름을 논호림(論虎林)이라고 하여 지금까지 일컬어 온다. 참고: <원문겸역주 삼국유사 수정판>, 이병도 역주, 광조출판사, 1982
배경설화
<김현감호(金現感虎)>는 두 편의 설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나는 ‘김현설화’이고, 다른 하나는 ‘신도징설화(申屠澄說話)’이다. 신도징설화에서는 호랑이의 구실이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는 것보다는, 호랑이가 처녀로 변신하여 신도징과 부부의 인연을 맺고 자식까지 낳아 가정을 이루었으나, 다시 호랑이로 되돌아가 신도징을 배반함으로써 가정을 버린다는 좋지 않은 구실을 하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어, 앞의 김현설화와는 대조를 이룬다. 일연이 호랑이가 아름다운 구실을 하는 김현설화와 모진 구실을 하는 신도징설화, 이 두 편의 범 설화를 아울러 <삼국유사>에 삽입시킨 목적은, 호랑이의 아름다운 구실을 내세워 결과적으로 불교적 권선을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해설
‘김현설화’는 호랑이가 처녀로 변신하여 김현과 부부의 인연을 맺은 뒤, 자기의 세 오빠들을 살리고 국가의 어지러움을 없애며, 김현을 출세시키기 위하여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는 살신성인을 그 주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이 호랑이와 사랑했다는 이야기는 괴이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는 한편으로 당시 호랑이가 많이 나다니며 사람을 해쳐 호환을 막아달라고 기원하는 절을 세우고 그런 이야기를 지어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김현감호>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위에서 거론된 ‘신도징설화’가 중국의 방대한 설화집인 <태평광기>에서 연유되었다는 사실이다. 신도징설화가 <태평광기>에 삽입된 <신도징(申屠澄)>과 직결됨으로써, 우리는 일연이 <삼국유사>를 편찬할 당시 이미 <태평광기>를 접하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중국의 <태평광기>가 이미 13세기에 한국 문헌에 그 내용이 반영되기 시작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이를 통하여 <태평광기>가 13세기경에 우리나라에 전해 왔다는 추견설(推見說)을 확증설로 바꾸어 놓은 데 그 의의가 크다.
연계정보
-삼국유사(三國遺事)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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