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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미인곡(續美人曲)

작품명
속미인곡(續美人曲)
저자
정철(鄭澈)
장르
가사
작품소개
정철(鄭澈)이 지은 가사. 4음보 1행으로 따져 48행이며, 기본 율조는 3·4조가 우세하다. 작품 연대는 정철의 나이 50세(1585)에서 54세(1589) 사이로 추측되고 있다. 군왕을 그리워하는 심정을 은유적으로 노래하였다. 내용 전개가 대화체로 되어 가사문학의 구성에 있어 새로운 면을 보여준다.
정철(鄭澈, 1536∼1593)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서 국문학사에서 윤선도·박인로와 함께 3대 시인으로 꼽힌다. 자는 계함(季涵), 호는 송강(松江)·칩암거사(蟄菴居士). 어려서 인종의 숙의(淑儀)인 누이와 계림군 유(桂林君 瑠)의 부인이 된 막내누이로 인연하여 궁중에 출입, 같은 나이의 경원대군(慶源大君, 明宗)과 친숙해졌다. 1545년 을사사화로 맏형이 죽고 부친은 유배를 당했다가 1551년에 풀려났다. 이후 부친을 따라 전라도 담양에 내려가 살았다. 여기에서 임억령(林億齡)에게 시를 배우고 양응정(梁應鼎)·김인후(金麟厚)·송순(宋純)·기대승(奇大升)에게 학문을 배웠다. 또, 이이(李珥)·성혼(成渾)·송익필(宋翼弼) 같은 큰선비들과도 사귀었다. 40세인 1575년 시묘살이복을 벗고 벼슬길에 나아가 직제학 성균관 사성, 사간 등을 역임하였다. 이 무렵 본격화된 동서분당에 따른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 벼슬을 버리고 담양 창평으로 돌아갔다. 창평 우거시에 선조로부터 몇 차례 벼슬을 제수받았으나 사양하고 나아가지 않았다. 43세 때 통정대부 승정원 동부승지 겸 경연참찬관 춘추관 수찬관으로 승진하여 조정에 나아갔다. 그해 11월 사간원 대사간에 제수되나 진도군수 이수(李銖)의 뇌물사건으로 반대파인 동인의 탄핵을 받아 다시 고향으로 돌아갔다. 1580년 45세 때 강원도관찰사가 되었다. 이때 <관동별곡>과 <훈민가(訓民歌)> 16수를 지어 시조와 가사문학의 대가로서의 재질을 발휘하였다. 그뒤 전라도관찰사·도승지·예조참판·함경도관찰사 등을 지냈다. 48세 때 예조판서로 승진하고 이듬해 대사헌이 되었으나 동인의 탄핵을 받아 다음해(1585)에 사직, 고향인 창평으로 돌아가 4년간 은거생활을 하였다. 이때 <사미인곡>·<속미인곡> 등의 가사와 시조·한시 등 많은 작품을 지었다. 1592년 57세 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귀양에서 풀려나 평양에서 왕을 맞이하고 의주까지 호종, 왜군이 아직 평양 이남을 점령하고 있을 때 경기도·충청도·전라도의 체찰사를 지내고 다음해 사은사(謝恩使)로 명나라에 다녀왔다. 그러나 동인의 모함으로 사직하고 강화의 송정촌(松亭村)에 우거(寓居)하다가 58세로 별세하였다. 문집으로 <송강집> 7책과 <송강가사> 1책이 전한다. 강직하고 청렴하나 융통성이 적고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는 성품 탓에 동서 붕당정치의 와중에 동인으로부터 간신이라는 평까지 들었다. 정치가로서의 삶을 사는 동안 예술가로서의 재질을 발휘하여 국문시가를 많이 남겼다. <사미인곡>·<속미인곡>·<관동별곡>·<성산별곡> 및 시조 100여 수는 국문시가의 질적·양적 발달에 크게 기여했으며, 특히 가사작품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린 걸작이라는 평을 받는다. 시호는 문청(文淸)이다.
현대어풀이
저기 가는 저 부인, 본 듯도 하구나. 임금이 계시는 대궐을 어찌하여 이별하고, 해가 다 져서 저문 날에 누구를 만나러 가시는고? 아, 네로구나. 내 사정 이야기를 들어보오. 내 얼굴과 이 나의 태도는 임께서 사랑함직한가마는 어쩐지 나를 보시고 너로구나 하고 특별히 여기시기에 나도 임을 믿어 딴 생각이 전혀 없어, 응석과 아양을 부리며 지나치게 굴었던지 반기시는 낯빛이 옛날과 어찌 다르신고? 누워 생각하고 일어나 앉아 헤아려보니, 조물주의 탓이로다. 그렇게는 생각하지 마오. 마음속에 맺힌 일이 있습니다. 예전에 임을 모시어서 임의 일을 내가 알거니, 물같이 연약한 몸이 편하실 때가 몇 날인고? 이른 봄날의 추위와 여름철의 무더위는 어떻게 주무시는가? 임 계신 곳의 소식을 어떻게 해서라도 알려고 하니, 오늘도 거의 저물었구나. 내일이나 임의 소식 전해줄 사람이 올까? 내 마음 둘 곳이 없다. 어디로 가자는 말인고? 나무 바위 등을 잡기도 하고 밀기도 하면서 높은 산에 올라가니, 구름은 물론이거니와 안개는 또 무슨 일로 저렇게 끼어 있는고? 산천이 어두운데 일월은 어떻게 바라보며, 눈앞의 가까운 곳도 모르는데, 천 리나 되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으랴? 차라리 물가에 가서 뱃길이나 보려고 하니 바람과 물결로 어수선하게 되었구나. 뱃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걸렸는고? 강가에 혼자 서서 지는 해를 굽어보니 임 계신 곳의 소식이 더욱 아득하구나. 초가집 찬 잠자리에 한밤중에 돌아오니, 벽 가운데 걸려 있는 등불은 누구를 위하여 밝았는고? 산을 오르내리며 강가를 헤매며 시름없이 오락가락하니, 잠깐 사이에 힘이 지쳐 풋잠을 잠깐 드니, 정성이 지극하여 꿈에 임을 보니, 옥과 같이 곱던 얼굴이 반 넘어 늙었구나. 마음속에 품은 생각을 실컷 사뢰려고 하였더니 눈물이 쏟아지니 말인들 어찌 하며, 정회(情懷)도 못 다풀어 목마저 메니, 방정맞은 닭소리에 잠은 어찌 깨었던고? 아, 허황된 일이로다. 이 임이 어디 갔는고? 즉시 일어나 앉아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니, 가엾은 그림자만이 나를 따라 있을 뿐이로다. 차라리 사라져서(죽어서) 지는 달이나 되어서 임이 계신 창문 안에 환하게 비치리라. 각시님, 달은커녕 궂은 비나 되십시오.
해설
서두는 먼저 갑녀(甲女)로 표시할 수 있는 시중의 한 화자가 을녀(乙女)로 표시할 수 있는 여인에게 “저기 가는 저 부인, 본 듯도 하구나.”라고 주의를 환기시킨다. 이어서 천상 백옥경을 어찌하여 이별하고 해가 다 저물어가는 날에 누구를 보러 가느냐고 묻는 데에서 두 여인의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에 을녀는 “아, 너로구나 내 이야기를 들어보게. 임이 예쁘지도 않은 나를 사랑하여 그만 내가 너무 버릇없이 굴다가 임에게 미움을 사게 되었으니 그것은 조물의 탓일 것일세.”라고 하면서 자탄(自歎)한다. 을녀의 말을 듣고서 갑녀는 “그게 아니라 임에게 맺힌 일이 있다.”라고 하여 을녀의 생각을 고쳐 준다. 그러나 을녀는 “나도 임을 뫼셔 보아 임의 사정을 잘 아나 지금 임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며, 독수공방하는 내 신세도 처량하며 차라리 낙월(落月)이나 되어 임의 창밖에 비추어 보고 싶다.”고 토로한다. 이에 대하여 갑녀는 “달빛도 좋지마는 궂은 비나 되라.”고 권하는 것으로 가사의 끝을 맺고 있다. 이러한 대화의 분석은 연구자에 따라 다소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김사엽(金思燁)이 갑녀의 사설, 을녀의 사설, 갑녀의 사설로 삼분하여 <속미인곡>의 구조를 설명하려 한 것이 그러한 예의 하나이다. 이러한 대화체의 가사에 있어 갑녀와 을녀는 각기 작자의 분신이면서 작자가 의도하는 바를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등장시킨 인물들이라 할 수 있다. 이 경우, 갑녀는 을녀의 하소연을 유도하며 더욱 극적이고 효과적으로 가사를 종결짓게 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 <속미인곡>은 <사미인곡>의 속편으로 생각되기 쉬우나 전혀 다른 면에서 임금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읊었다. <사미인곡>이 사치스럽고 과장된 면이 있는 것에 비해, 이 작품은 전고(典故)와 한자 어구가 훨씬 적으며 소박하고 진실된 자기 심정을 나타냈다. 김만중은 <서포만필(西浦漫筆)>에서 정철의 <관동별곡>·<사미인곡>·<속미인곡>은 우리나라의 ‘이소(離騷)’라 할 만하며, 그 가운데에 <속미인곡>이 더 고상하다고 했다. 그 이유는 다른 두 작품은 한자를 빌려 꾸몄기 때문이라고 하여, 이 작품의 진솔한 표현을 높이 샀다. 이 작품은 <사미인곡>과 함께 연군의 정을 그린 다른 가사의 본보기가 되었으며 가사문학 연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역도 많이 전해지며 오랜 시간에 걸쳐 불려왔다. <관동별곡>·<사미인곡>·<성산별곡> 등과 함께 <송강가사(松江歌辭)>에 실려 전한다. <송강가사>는 성주본(星州本)·이선본(李選本)·관서본(關西本) 등의 이본이 현전하고 있다. 그 밖에 관북본(關北本)·의성본(義城本)·황주본(黃州本) 등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현전하는 세 이본 간의 표기에는 약간씩 차이가 있다.
연계정보
-가사
-관동별곡(關東別曲)
-사미인곡(思美人曲)
-성산별곡(星山別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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