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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숙(鄭漢淑)

예술가명
정한숙(鄭漢淑)
전공
소설
개요
정한숙은 어느 한 주제에 집착하지 않고 여러 방면에 관심을 기울여 기법이 다양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역사 속의 사건을 다루기도 하고, 현대인의 방황과 좌절을 다루기도 하고, 전통미에 대한 향수와 민족사의 비극을 다루기도 했다. 또한 그의 작품은 양적으로 풍부하고 질적으로 다양한 문체를 지니고 있어 많은 문제성을 내포하고 있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5년 1월 <한국일보>에 발표한 단편 <전황당인보기>는 문방사우의 전통적인 미풍을 세속적인 몰이해와 대조하여 그린 정한숙의 초기 대표작품이다. 1956년 7월 <문학예술>에 발표한 단편 <고가>는 6·25를 배경으로 종가제도를 유지하려는 구세대와 이에서 벗어나려는 신세대와의 갈등을 그린 문제작이다. <금당벽화>, <이성계>, <논개> 등은 역사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다양한 소재와 다양한 수법으로 여러 가지 구성상의 실험을 시도하는 정한숙의 작품세계는 그가 이상주의자면서 동시에 현실주의자임을 보여준다. 정한숙 소설의 궁극적 의도는 새로운 시대상황에서 살아갈 새로운 한국적 인간상의 창조라고 말할 수 있으며, 작품에 드러나는 신구 제도와 세대의 갈등, 현실에 대한 냉혹한 관찰, 끈질긴 이상의 추구 등에서 성실한 작가적 양심을 읽을 수 있다. - 참고 :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누리미디어, 2002 <한국현대문학작은사전>, 가람기획편집부 편, 가람기획, 2000
생애
평북 영변에서 출생한 정한숙은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전광용, 정한모 등과 <주막>, <시탑> 동인으로 활동하였다. 1948년 단편 <흉가>가 <예술조선>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1952년 단편 <아담의 행로>, <광녀>를 발표했으며, 이듬해 중편 <배신>이 조선일보 현상문예에 당선되었다. 그가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기 시작한 것은 1955년 단편 <전황당인보기>, 희곡 <혼항>이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입선되고 나서였다. 이후 <준령>, <닭>, <도정>, <바위>, <고가>, <예성강곡>, 장편 <애정지대> 등을 발표해 다작이면서 재능있는 중견작가로 인정받았다. 전통미에 대한 향수와 민족사의 비극을 다룬 <금당벽화>, <이성계>, <격랑>, <논개> 등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약력
1922년 평북 영변 출생 1948년 <예술조선>에 단편 <흉가>가 당선되어 등단 1950년 고려대학교 문리과대학 국어국문학과 졸업 1952년 휘문고등학교 교사 1953년 조선일보 현상문예에 중편 <배신> 당선 1954년 고려대학교 문리과대학 강사 1957년 고려대학교 문리과대학 조교수 1961년 고려대학교 문리과대학 부교수 1964년 고려대학교 문리과대학 교수 1969년 고려대학교 교양학부장 1975년 전국소설가협회 부회장 1976년 고려대학교 사범대학장 1983년 고려대학교 명예문학박사 학위 수여 / 대한민국예술원 정회원 1988년 한국소설가협회 대표위원 /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 1991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원장
상훈
1958년 내성문학상 - <암흑의 계절> 1977년 흙의문학상 1983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 1986년 대한민국예술원상 1987년 고려대학교학술상 1988년 3·1문화상 단편소설집 <내 사랑의 편력>(1959) <암흑의 계절>(1960) <거문고 산조>(1981) <안개거리>(1983) 장편소설 <애정지대>(1957) <황진이>(1958) <시몬의 회상>(1959) <이어도>(1960) <끊어진 다리>(1963) <우린 서로 닮았다>(1966) <이성계>(1965) <조용한 아침>(1976) 평론집 <현대한국소설론>(1973) <소설문장론>(1973) <소설기술론>(1975) <한국문학의 주변>(1975) <현대한국작가론>(1976) <해방문단사>(1980) <현대한국문학사>(1982) 수필집 <잠든 숲 속 걸으면>(1989) <공자는 남자인가 여자인가>(1992)
작가의 말
나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집보다 명동이다. 다방, 바, 선술집 어디서라도 좋다. 그리고 애인과 연인의 둘레에서 벗들과 비뚤어진 소리를 하면서 나는 산다. 이것이 나의 창작생활이다. 관찰, 구상, 정리 이렇게 되면 집필 시간이란 나는 하루에 두세 시간밖에 없다. 그 시간이란 아침 시간이면 족하다. 나는 바삐 서둘러야 할 일이 없다. 연재소설이랑 보통 501회 정도는 모아두고 있다. 그날 그날의 독자의 구미를 맞추어 가는 것이 아니다. 나대로의 계획에 따라 집필할 뿐이다. 그것이 독자가 싫다면 나는 붓을 꺾을 참이다. 그러게 나는 신문소설을 특수 장르로 취급하려는 사람들에게 불평이 많다. 연재소설은 신문뿐이 아니다. 잡지에도 서너 곳이 있다. 그러나 어디 그것뿐이랴. 수시로 청탁도 있다. 나는 청탁을 받고 비로소 집필하는 태도를 버린 지 오래다. 이것은 예술인으로서 긍지를 지키기 위해서다. 무슨 청탁을 받고 일한다는 것은 꼭 공장과 같은 느낌이 드는 까닭이다. 술과 사랑과 그리고 계집과 고귀한 애인과 어느 것이 소설이 아닐 수 있으랴… 배신과 맹세가 비판적이듯이 나는 명동을 떠나 집으로 돌아올 때 또한 허전한 이율적인 것을 느낀다. 이것도 또한 문학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속에서도 나는 나의 자세를 잃지 않으려 할 뿐이다. 그것이 바로 감정에 충실히 살려는 나의 생활태도다. 나는 하루에 평균 2백자 원고지 30매를 먹고 산다. 나는 배고픔보다는 요즈음 숨막히는 질식을 느낀다. 탁 트여있는 서울 거리요, 나는 자유인이건만 사면은 벽으로 가로막혀 있는 것 같다. 현실의 흐름 속에 현실을 생활하면서도 그 생활인의 모습을 부각해놓지 못하는 내 서투른 솜씨로 인한 딜레마인지도 모른다. - ‘하루 평균 서른 장’, 정한숙, <공자는 남자인가 여자인가>, 혜진서관, 1992
평론
(……) 정한숙의 소설에는 다양한 현실성이 있다. 불합리하고 모순이 많은 사회 현실을 포착하는 눈이 한군데에 고착되어 있지 않으므로, 그의 작품엔 사회 현실의 여러 단면이 드러나고 있다. 신구 세대의 갈등이 있는가 하면, 한국의 비극적인 정치 현실이 드러난다. 또 국제결혼에 의한 가정 생활의 파탄, 전설과 미신에 얽힌 어촌의 반목, 기적을 바라고 있는 3등인간들의 생태도 있다. (……) 정한숙은 강렬한 이상주의자이기도 하다. 현실의 여러 가지 불합리, 모순, 병폐 등을 파헤쳐 드러내고, 그것에 대한 비판의식이 강하면 강할수록 이상주의적 경향을 띠게 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 작가의 이상주의는, 그가 <만나가 내리는 땅>이라는 작품에서 요행과 기적을 바라는 허황한 꿈을 부정했듯이, 결코 현실성이 없는 가공적 환상적 이상주의가 아니다. 그의 강렬한 이상주의는 대담한 현실 비판의 원동력이 되어 있고 동시에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현실성이 있는 이상주의다. 그의 모든 작품에는 강렬한 이상주의가 밑받침하고 있지만, 그 경향이 가장 농후하게 드러난 작품이 <이여도>이다. ‘이여도’는 판도상에는 없는 섬으로 제주도 어부들이 마음속에 그리고 있는 이상도에 지나지 않는다. 작가는 이 작품을 발표하면서, “이여도! 오늘도 탐라의 나라 남해 한가운데서 노를 젓는 어부와 미역을 따는 해녀들이 이 노래를 부르며 먼 수평선을 바라보곤 한다. 그러나 그들이 그리는 이 섬은 슬프게도 판도 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섬이다. 수천 년을 두고두고 그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이여도는 그들의 행복이요, 또한 추억이기도 하다. 현실에 몰리는 그들의 이상향…… 언제 그들의 마음 속에 실현될 것인가……” 라고 말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이여도’를 그리는 그들의 낭만적 꿈이 빚어낸 비극상을 그리고, 동시에 ‘이여도’가 먼 수평선 저쪽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땅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 정한숙은 수법면에 있어서도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우화의 방법을 쓰는가 하면, 또 과거와 현재, 선과거와 후과거를 결합하는 연상적 수법도 쓰고 있다. 그는 가장 정력적인 다작가이면서도 몇 가지 수법의 시험도 게을리하지 않는 작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닭장관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우화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일제 36년간의 암흑기와 해방 후의 피관리적인 우리의 정치 현실을 비유적으로 그린 이색 작품이다. 스스로 관리자의 처지에서 보지 못하고, 늘 피관리자의 처지에서 근반세기를 보내고 있는 해방 전후 우리의 현실을 적절하게 요약한 이 우화소설에서 새삼스럽게 우리 민족의 운명을 되씹게 된다. (……) <이여도>에서는, 선과거와 후과거, 과거와 현재가 연상에 의하여 결합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유럽의 심리주의 소설의 수법인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 채용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고, 다만 시간을 처리하는 방법에는 유사점이 있다. 이러한 방법을 쓰면, 소설의 구조가 입체성과 복잡성을 띠게 되는 것 같다. <만나가 내리는 땅>에서도 과거의 신화와 한국의 현실이 대비, 연결되어 있다. 만약에 이 작품에서 한국의 현실만을 평면적으로 표현했다면 얼마나 무게 없는 작품이 되었을 것인가를 알 것이다. (……) 최후로 간과해서 안될 것은 소재의 다양성이라 할 수 있다. 소재의 다양성이라는 말이 정확한 표현인지는 의문이나 어쨌든 그는 소재면에서 다각적인 관심을 보여주고 있음은 사실이다. 특히 이 점은 다른 작가들이 추종할 수 없는 분야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만나가 내리는 땅>에서는 구약성서 중의 ‘출애굽기’가 소재로 도입되어 있다. 모세가 이스라엘 족속을 이끌고 가나안 복지로 가면서 직면하는 고난의 장면이 이 작품의 첫 에피소드로 나온다. 또 <이여도>에서는 제주도의 설화와 민요가 소재로 되어 있다. 그가 제주도로 학술답사차 몇 번 왕래하면서, 현지에서 그 재료를 수집하여 분석 연구한 것을 토대로 한 것이다. 현지에서의 재료 수집이 없었던들 도저히 <이여도> 같은 작품을 쓸 수 없었을 것이 분명하다. <석비>도 순전히 제주도 설화를 소재로 해서 쓴 작품이다. 파도가 들이칠 때마다 구슬이 부서지는 것같이 아름다운 마을이 과객의 말로 세운 석비 하나 때문에, 이물동과 고물동의 두 마을로 갈리어 사사건건 반목하고 싸우게 된 설화를 소재로 해서, 그것을 다시 현대화한 것이다. <석비>의 중심 부분이요, 또 가장 작품으로서의 매력을 풍겨주는 부분이 바로 석비가 세워지고 헐리고 하는 설화이다. 말하자면, 설화는 이 작품의 ‘노른자위’라 하겠다. <쌍화점>에서도 고려가요인 ‘쌍화점’이 나온다. 그래서, 이 소설의 제목도 <쌍화점>으로 되어 있지만, 그래도 내용은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적, 현실적인 것이다. <전황당인보기>, <금당벽화>, <웅녀의 후예> 모두 우리의 고전문학과 전통에 관련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가는 소재를 고전에서 가져오고, 소설의 제목조차 고전적인 명칭을 많이 붙이고 있지만, 그래도 내용은 모두 현실적인 것이다. 이 점을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줄 안다. 그가 고전적 소재 속에 빠져들어간다면, 그것은 현대소설이 아니라 단순히 고전을 재구성한 옛이야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는 고전을 소재로 가져올 때에도 언제나 ‘현대성’을 잃지 않는다. 수법면에 있어서도 과거와 현재를 결합하는 연상적 수법을 자주 시도하고 있지만, 소재를 현대적 각도에서 처리하는 데에도 이 수법이 결정적 구실을 하고 있는 듯하다. 이 점에서, 현대 작가 중 누구보다도 그는 고전을 중시하는 작가요, 가장 올바른 전통 존중의 작가라 하겠다. 그리고 이 점에 정한숙의 특징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 ‘내용과 수법의 다양성’, 문덕수, <동서한국문학전집14>, 동서문화사, 1987
관련도서
<공자는 남자인가 여자인가>, 정한숙, 혜진서관, 1992 <동서한국문학전집14>, 정한숙 외, 동서문화사, 1987 <정한숙 소설 연구>, 김재두, 건국대 박사논문,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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