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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선(李範宣)

예술가명
이범선(李範宣)
전공
소설
개요
이범선 초기의 작품 <암표>, <일요일>, <이웃>, <학마을 사람들>, <수심가>, <갈매기> 등에는 그의 생활 체험이 반영된 것으로서 어두운 사회의 단면과 무기력한 인간상이 많이 등장한다. 담담한 필치의 서경적 묘사의 수법으로 토착서민의 생태를 표현, 길흉의 미신 또는 무욕의 인간상을 다루었다는 평을 받았다. 그뒤 <피해자>, <오발탄>과 장편 <춤추는 선인장> 등에서는 사회고발의식이 짙은 리얼리즘의 문학으로 전환하여 약자의 생존과 침울한 사회상, 종교의 위선, 남녀의 생태 등을 부각시키는 객관적 묘사를 보여주었다. 후기의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냉혈동물>, <돌무늬>, <삼계일심>에서는 인간의 궁극적 모순을 추구하려는 존재론의 회의적 허무가 깃들인 잔잔한 휴머니티가 짙게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밤에 핀 해바라기>는 월남해서 결혼한 부인과 나중에 뒤를 따라와 가정부로 있는 본처와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이산의 한을 그린 작품이다. - 참고 :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누리미디어, 2002 <국어국문학자료사전>, 국어국문학편찬위원회 편, 한국사전연구사, 1995
생애
평남에서 출생한 이범선은 진남포 공립상공학교를 졸업하고 평양에서 은행원으로 근무하다가 일제 말기에 평안북도 풍천 탄광에서 일하였다. 광복 후 월남해서 동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6·25 때는 거제고등학교에서 3년간 교편을 잡았다. 이때 <현대문학>에 김동리의 추천으로 단편 <암표>와 <일요일>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그뒤 휘문고등학교, 숙명여자고등학교, 대광고등학교 등에서 교편 생활을 하면서 작품을 발표했다. 1968년 한국외국어대학 전임강사, 1977년에 교수로 승진되었고, 한양대 교수도 역임하였다. 그동안 한국문인협회 이사, 소설가협회 부대표위원에 선임되었고,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에 선출되었다.
약력
1920년 평남 신안주 출생 1938년 진남포 공립상공학교 졸업 1943년 신안주 금융조합 근무 / 징용을 피해 평북 봉천탄광 경리계 근무 1946년 군정청 통위부 · 금강 전구회사 회계과 근무 / 동국대 전문부 입학 1948년 연희대학교 교무과 근무 1949년 동국대 전문부 졸업 1951년 거제도 장승포 거제고등학교 교사 1955년 대광고등학교 근무 / <현대문학>에 단편 <암표>·<일요일>로 등단 1959년 대광고등학교를 사임하고 한국외국어대학 교무주임으로 근무 1961년 한국외국어대학 · 서라벌예술대학 출강 1962년 한국외국어대학 전임강사 1973년 한국외국어대학 부교수 1981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상훈
1960년 현대문학신인상 - <학마을 사람들> 1962년 오월문예상 장려상 - <오발탄> 1970년 월탄문학상 - <청대문집 개> 1981년 대한민국예술상 단편소설집 <학마을 사람들>(1958) <오발탄>(1959) <피해자>(1963) <표구된 휴지>(1976) <두메의 어벙이>(1982) 장편소설 <밤에 피는 해바라기>(1975) <검은 해협>(1978) <흰 까마귀의 수기>(1979) <당원의 미소>(1980) 수필집 <전쟁과 배나무>(1975)
작가의 말
손을 가진 것은 만물 가운데서 사람뿐이라고 한다. 그리고 사람은 그 손을 가졌다는 일 하나로 오늘날 만물의 영장이 되었다고 한다. 그럴듯한 이야기다. (……) 손! 그건 곧 사람이라는 말과 같다. 손! 그건 곧 일이라는 말이다. 손은 분명 밥숟가락을 들기 위해서만 있는 것은 아닌 성싶다. 손이 없는 동물들도 먹을 수는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우리에게 일을 하라고 손을 주셨음이 분명하다. (……)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는 것이다. 손을 쓰지 않으려거든 동물과 같이 되라 한 것이리라. 우리는 우리와 꼭 같은 동물을 본다. 그는 제법 손을 가지고 있다. 원숭이, 그것은 얼마나 우리와 흡사한가. 그러나 한 가지 다른 것은 원숭이는 그 손으로 일을 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그는 짐승인 것이다. 어쩌면 하나님은 일하기 싫은 인간을 위하여 본보기로 원숭이를 낸 것이 아닐까? (……) 우리의 손에는 모두 그 나름의 표정이 있는 것 같다. 그의 눈을 보면 마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손을 보면 그의 생활을 알 수 있다. 그만치 손은 그가 하고 있는 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로서 손을 사용하지 않는 일이 뭐 있을까. 손! 그것은 분명 인간의 자랑거리의 하나라고 하겠다. 인간은 손으로 하여 비로소 인간일 수 있다. 밥을 먹는 데서부터 악수, 경례, 그리고 모든 작업이 다 이 손으로 하여 이루어지는 것을. 그래 우리말에는 일을 시작하는 것을 손을 댄다고 하고, 단념하거나 끝낸 것을 손을 뗀다고 하고, 일꾼이 없음을 손이 없다고 하며, 무슨 물건을 수리하는 것을 손본다고 하는 식의 말이 많은지 모른다. 어쨌든 이 모든 것으로 미루어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손은 곧 일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많은 표정을 그 손이 지니고 있다고 해도 역시 손의 근본 목적은 일인가 한다. 하나님은 일하기 위하여서 우리 인간에게 손을 준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손을 가리고 일하기 싫을 때 우리는 아마 원숭이가 되어야 하는지 모른다. 한 번 더 자신의 손을 들여다본다. - ‘손’, 이범선, <전쟁과 배나무>, 관동출판사, 1975
평론
25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로 1950년대 중반에 등단한 학촌 이범선은 그것을 보전이라도 하려는 듯이 최근 타계할 때까지 줄곧 왕성하게 작품을 발표해왔다. 그의 작품 세계는 다양한 쪽이지만 그것이 개인적이든 세태적이든 또는 고발적이든 그 밑바탕에는 휴머니티와 서정성이 짙게 깔려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기에 그가 창조해내는 인물들은 현실에 살고 있으면서도 현실에 도전적이기보다는 과거에 대한 향수에 젖어 있고 한가닥 양심 때문에 현실의 부조리와 비리 속에서 파멸하는 종장에 다다른다. 그는 드러내보여줄 뿐, 해결하지는 않았다. 그의 역할은 눈물겹도록 감동적인 작품을 우리에게 던져줌으로써 우리에게 해결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다. (……) 깔끔하다는 것은 성실성과 통한다. 그는 문단에 나온 이후 초기부터 작품에 있어서 다양한 면모를 보였다. <학마을 사람들>, <갈매기>와 같은 서정성 짙은 작품들로부터 1959년 일종의 고발문학인 <오발탄>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정진을 보였다. <학마을 사람들>로 작가적 역량을 인정받았던 그는 <오발탄>에서 1950년대의 대표적 작가 중 한 사람으로서 그 위치를 다졌다. <오발탄>은 6·25 이후의 암담하고 비참한 현실을 해방촌을 무대로 하여 적나라하게 반영한 암울한 분위기의 작품이었다. (……) - ‘이범선론’, 김용성, <동서한국문학전집22>, 동서문화사, 1987(……) 이범선의 작품세계는 <오발탄>, <몸 전체로>, <피해자> 등 초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나 <청대문집 개>, <쓸쓸한 이야기>, <초배> 등 후기의 작품에서 일관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시대와 사회에 대한 강한 고발정신이 작품에 들어있는 동시에 그것을 뛰어넘어 인간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근본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그의 강직한 성품을 접하곤 하는데, 최근에 이를수록 점점 목소리는 작아지지만 뼛속으로 파고드는 차분함과 삶 전체를 들어내던져버릴 것 같은 속깊은 한을 접하게 된다. 그러한 그의 여러 면을 총망라해서 절필을 해도 좋다는 그러한 결의가 담겨있는 작품이 바로 <흰 까마귀의 수기>다. 어떤 작가에게 있어서나 그 작가의 전체 생애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이 있기 마련인데, 이범선의 경우는 바로 이 작품이 그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 틀림없다. (……) 이범선은 문단에 등단한 이래 비교적 수작을 많이 발표한 작가 중의 하나다. 뿐만 아니라 작품의 양에 있어서도 수준은 넘는 편이다. 이번의 <흰 까마귀의 수기>도 그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비록 스케일은 크지 않지만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 성찰 등이 이 작품을 유니크한 소설이 되게 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가지고 실험할 수는 없다. 일회적인 삶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종교적 경건성을 띠게 된다. 그러나 인간은 부단히 삶에 대한 궤도수정을 시도한다. 이 작품은 이순의 나이에 접어든 작가가 그와 비슷한 작중인물을 통하여 삶을 실험하고 궤도를 수정하는 등 조용하면서도 진지하게 독자를 설득시킨다. 비록 작품의 스케일은 작지만 우리 현대사의 어려운 시기를 시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역사와 개인을 동시에 조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개인의 삶의 인식과 성찰에 초점이 주어지기 때문에 보다 커다란 문맥에서의 의미파악은 자연 제약을 받고 있다. 개인의 삶은 흔히 역사라는 거대한 힘에 의해 도외시되기 쉬운 일면을 가지고 있지만, 삶 자체는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경건한 것이다. 따라서 삶을 놓고 장난을 치는 것은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다. 우리의 경우도 이제 작가도 많아졌고 발표기회는 무한정에 가까울 정도로 넓어졌으나 개인의 문제에 깊게 파고드는 작가들이 그 방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어주었으면 한다. 자기 독창적 세계를 가지지 못한 작가는 항상 불안하고 아류에 지나지 않는다. 이 소설은 수기의 형식을 빈 액자소설이라는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독자와의 거리는 상당히 가까운 위치에 놓여 있다. 대열에 정정당당히 끼지 못하는 한 인간을 놓고 그가 자기자신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가에 대한 해답 없는 물음을 던짐으로써 역설적인 해결을 시도한다. 역사와 개인은 서로 팽팽히 맞서지만 서로는 서로를 고무하여 하나의 조화를 이룬다. 이 작품의 가치를 섣불리 규정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지만 몇 가지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양소설이 거의 없는 우리의 경우에 이것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둘째, 작품 수용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몫을 담당하는 독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 작품은 작가의 의식이 어떻게 형상화되었느냐에 대한 물음을 통하여 작가의 의식과 만나는 좋은 본보기이다. 셋째, 이범선 문학을 일단 점검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이 작품은 그의 작품의 초석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독자 전체에 대한 삶의 규범과 그 양식을 제공해주고 있다. (……) - ‘삶의 인식과 성찰’, 김병욱, <현대문학>, 1979년 7월호
관련도서
<한국 현대소설가론>, 조건상, 태학사, 2001 <이범선 작품선>, 이범선, 범우사, 1999 <동서한국문학전집22>, 이범선 외, 동서문화사, 1987 <1950년대 서정소설 연구: 황순원, 오영수, 이범선을 중심으로>, 문화라, 이화여대 박사논문, 2002
연계정보
-학마을 사람들
-오발탄
-학마을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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