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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휘(鮮于煇)

예술가명
선우휘(鮮于煇)
전공
소설
개요
선우휘는 역사에 대한 한국인의 체념과 순응주의를 비판하고 인간의 행동적 의지를 강조함으로써 1950년대의 전후문단에 있어서 가장 발랄하고 선이 굵은 작가의 한 사람이 되었다. 그의 대표작 <불꽃>은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의 3대에 걸친 가족사와 3·1운동에서 6·25 전쟁에 이르는 30여 년의 시대적 상황이 함께 얽혀 있다. 이처럼 3대에 걸친 우리 민족의 수난사를 ‘고현’이라는 한 젊은이를 통해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은 당시의 역사적 상황에서 문제적인 개인의 행위를 포착해 새로운 인간형을 암시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의 문학세계는 ‘상황문학’, ‘행동문학’으로 일컬어지고 있으며, 그 바탕이 되는 것은 ‘행동적 휴머니즘’이라고 할 수 있다. 초기의 대표작인 <불꽃>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긴박한 상황 속에서 행동에의 의지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동에의 의지는 장편 <깃발 없는 기수>나 <추적의 피날레>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은 비인간적 조직의 힘, 혹은 권력에 의한 인간성 상실에 대한 강한 부정과, 인간본성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장편 <묵시> 이후로 이러한 휴머니즘적 특성은 인류 전반의 고뇌로 폭과 깊이를 획득해가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십자가 없는 골고다>와 같은 작품에서 보이는 것처럼, 종전의 행동의 문학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의 작품 활동은 8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고, 발표한 작품 수도 단편 64편, 중편 7편, 장편 10편 등 84편에 이르고 있는데, 그는 해방과 민족의 분단 그리고 6·25 전쟁으로 이어졌던 좌우 이데올로기 대립 상황에서 현실에 뛰어들어 과감하게 행동하는 인간을 문학적으로 모색하고자 했다. 이러한 면에서 그는 1950년대의 전후문학군에 속하는 작가로 평가된다. - 참고 :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누리미디어, 2002 <한국현대문학작은사전>, 가람기획편집부 편, 가람기획, 2000
생애
평북 정주 출생인 선우휘는 경성사범학교 본과를 졸업하였다. 고향에서 교사생활을 하다가 해방 직후인 1946년에 월남하여 조선일보 사회부 기자 생활을 했다. 1949년 정훈장교로 입대하여 1957년에는 육군대령으로 예편하였다. 1955년 우화적인 소품 <귀신>을 <신세계>에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단하였고, 1957년 <문학예술> 신인특집에 당선된 <불꽃>으로 제2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하는 동시에 전후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예편 후, 그해 한국일보 논설위원으로 시작하여 1986년 조선일보를 정년 퇴사하기까지 조선일보 논설위원, 편집국장, 주필, 논설고문으로 꾸준히 언론활동을 하였다. 주로 언론기관에 종사하면서 수많은 시사논평을 발표하였다.
약력
1922년 평북 정주 출생 1943년 경성사범학교 본과 3년 졸업 / 구성국민학교 교사 부임 1946년 월남하여 조선일보사 사회부기자로 입사 1948년 인천중학교 교사 부임 1949년 육군소위(정훈장교) 임관 1950년 통침 전방군단 유격대장으로 6·25 참전 1955년 단편 <귀신>을 <신세계>에 발표하며 등단 1957년 <문학예술> 신인작품 응모에 단편 <불꽃> 당선 1958년 한국일보사 논설위원 1961년 조선일보사 논설위원 1963년 조선일보 편집국장 1964년 언론윤리위원회법을 둘러싼 언론파동 당시 현직 편집국장으로는 최초로 구속 1965년 조선일보 논설위원 1966년 일본 동경대 대학원에서 1년간 신문학 연구 1968년 조선일보 편집국장 재취임 1970년 미 국무성 초청으로 미국 문화계 시찰 1971년 조선일보 주필 / 국제신문인협회(IPI) 회원 / 인도네시아 정부 초청으로 총선거 시찰 1983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1986년 조선일보 정년퇴임
상훈
1957년 동인문학상 - <불꽃> 1978년 고재욱언론상(아시아신문재단) 단편소설집 <불꽃>(1959) <반역>(1965) <망향>(1972) <싸릿골의 신화>(1972) <물결은 메콩까지>(1974) <쓸쓸한 사람>(1977) 장편소설집 <노다지>(1986) 수필집 <아들이여 아비의 슬픔을 아는가>(1997)
작가의 말
(……) <불꽃>은 내 반생을 정리하는 의미로 쓴 작품입니다만, 그 작품에 대해서 말씀드리기 전에 이북에서의 체험부터 말씀드리기로 하지요. 사실 젊은 시절의 저는 사회주의 소설에 상당히 경도되고 있었습니다. 사회주의 이론에 매력을 느껴 이를 테면 페이비언협회(Fabian Society) 같은 것에 큰 기대를 걸었던 것이지요. 해방 직후 신의주에 가서 학교시절의 담임선생님을 만났는데, 그분이 공산주의를 위해 함께 일하자고 하더군요. 그 이튿날 함께 그곳 인민위원회를 찾아갔다가 신의주학생사건을 목격하게 됐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해방 후 소련군 정치하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보고 회의를 품고 있었는데, 신의주학생사건을 보니까 이북현실에 대한 실망이 한꺼번에 몰려들었어요. 다시 서울로 돌아와 그와 같이 예상했던 것과는 엄청나게 다른 이북의 실상을 어떻게 하면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궁리하다가 신문기자를 선택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막상 신문기자가 되고 나니까 그러한 것들을 전달하는 데 어떤 한계 같은 것이 느껴졌어요. 신문기자로서의 메시지만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소설은 소설대로 또 어려운 점이 많아요. 사실 <불꽃>을 쓸 때까지만 해도 소설을 쓰는 일에 큰 기대를 걸 수 없었지요. 이 작품이 동인문학상 수상작이 되고 문단의 주목을 받게 되니까 욕심이 생기더군요. 우스운 얘기지만 만약 <불꽃>이 상을 받지 못했다면 나의 작품 생활이 거기서 끝나지 않았겠느냐 그런 생각까지 듭니다. (……) 문학의 이론 그 자체만 가지고 이야기한다면 현실을 도외시하는 순수문학의 이론에는 공감하지 않습니다. 현실 문제가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현실을 외면하고 풍월만 읊는 식의 문학적 태도는 현실도피라고 할 수밖에 없지요. 그러므로 작가가 현실감각을 견지하는 것은 일종의 작가적 양심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작가가 현실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는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자칫하면 문학이 작가의 현실에 대한 개인적 주장을 내세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인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요. 문학은 어디까지나 문학의 테두리에서 시작되니 문학의 테두리에서 끝나야 합니다. 제가 참여문학에 대해서 누구보다 적극적이면서도 순수문학과 대비되는 개념의 참여주의이론에 동조하지 않는 것도 그 까닭이지요. (……) - ‘나의 문학, 나의 소설작법’, 선우휘, <현대문학>, 1983년 9월호
평론
(……) 작가 선우휘가 살아있을 때 그의 명성은 부침(浮沈)이 심했다. 그가 <불꽃>을 처음 발표했을 때 그의 명성은 정말 불꽃처럼 타올랐다. 그러나 <불꽃> 이후의 그의 작품이 발표되었을 때, 강렬한 리얼리즘에 목마른 자들은 그의 글에 역사성이 사라졌다고 개탄했다. 더욱이 1970년대와 80년대에 와서 일부 사람들은 그를 진보주의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보수주의자로 낙인을 찍기까지 했다. 그러나 선우휘는 처음부터 혁명가도 아니었고 이념주의자도 아니었다. 그는 작가였고 휴머니스트였다. 일부 사람들은 그를 가면을 쓴 변신주의자라고 말하지만, 그는 처음부터 인간을 인간으로 보고 결코 역사의 도구로 보지 않으려고 했다. 지금까지 그의 문학에 대한 평가는 언제나 우리가 처해 있는 불완전한 역사적 상황에 기초를 두고 이루어졌다. 그에 대한 이러한 평가는 정말 완전무결하고 객관적이었던가. 혹시 우리는 그의 작품에서 인간보다는 역사와 상황적인 인식을 지나치게 찾으려고 하지 않았던가. 어떻게 생각하면, 그의 문학은 실향민의 문학과도 같은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선우휘 문학은 이 땅에서 일어난 이데올로기적인 갈등에서 탄생한 것이지만, 또 그것 때문에 희생된 문학이었다. 그는 그의 고향인 평북 정주로부터 떠남으로 인해 실향민이 되었고, 또 그곳을 다시 자유롭게 찾을 수 없는 비극적인 시대적 상황 때문에, 그의 문학 역시 있는 그대로 이해되지 못하고 실향민 내지 이방인의 문학이 될 위험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언뜻 보면 선우휘 소설에는 역사성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그의 작품에 나타난 역사는 리얼리스트들과 콜링우드와 같은 역사학자들이 말하는 인간의 역사가 아니라 맹목적으로 움직이는 기계적인 역사이다. 그의 출세작이자 그의 문학의 구심점이 되고 있는 <불꽃>에서 나타나고 있는, 삼대(三代)에 걸친 갈등은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역사와 인간, 이데올로기와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다. 확실히 그렇다. <불꽃>의 주인공 고현은 결코 인간이 이상적인 목표를 가지고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 없는 역사, 즉 식민지 시대와 민족분단의 시대를 함께 살아오면서, ‘할아버지가 살아온 도피와 체념의 생활, 그리고 그의 아버지가 살아온 참여와 반항의 두 갈림길’에서 무척이나 괴로워한다. 그 결과 그는 오늘날 한국적인 인텔리가 그러하듯 한동안 삶에 대한 방향감각을 잃고 방황을 하며, 반인간적인 역사의 흐름에 수동적이고 회의적인 태도를 취한다. 그러나 사오항이 급박하여 더 이상 도피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을 때 그는 기계적으로 굴러오는 이데올로기라는 이름의 거대한 역사적인 힘과 처절하게 대결한다. 현은 수없이 참고, 주저 속에 외면을 계속해오다 마침내 자기의 목숨 때문에 할아버지가 험한 계곡에서 연호가 쏜 총탄에 맞고, 맑은 햇살 속에 은빛 수염을 번쩍이며 거인다운 최후를 마치는 것을 보자, 그는 어깨에 총상을 입으면서도, 능동적인 마지막 선택을 한다. 고현이 녹슬었던 정적을 깨뜨리고 거기 새로운 ‘생명의 날개’를 퍼덕이게 만든 능동적인 행동을 취했을 때, 그의 가슴속에서는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정열의 불꽃이 타오름을 느낀다. 움직이는 기계적인 산물이 아니라 인간임을 확인하는 자유를 느낀다. 그렇다면 삼대를 살아온 고현가(家)의 사람들은 틀림없이 모두 다 의로운 사람들로서, 시차(時差)는 달리 하지만 평행선상에서 연속적이며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반인간적인 역사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처절한 휴머니즘으로 항거한다. 3·1 독립운동을 하다 산화한 현의 아버지는 물론, 죽은 아버지를 위해 끝끝내 개가하지 않고, 본능적인 욕망을 이기기 위해 무수한 은장도 상처를 허벅지에 내면서 인종의 세월을 보낸 어머니, ‘구타, 학대, 잔인, 오만, 비굴, 허위의 범벅’인 외인부대를 탈출해서 얼어붙은 중국대지를 욕정과 굶주림과 더불어 싸우면서 고향인 ‘P고을’로 돌아온 현의 인민재판에 대한 항거와 불꽃 속의 죽음, ‘기준을 잃고 이어져 뻗어가는 혈통’보다 모두 다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역사의 과정에서 인간의 영역을 확대시킨 인간의 얼굴들이다. (……) - ‘이데올로기와 휴머니즘 사이’, 이태동, <선우휘 문학선집 1>, 조선일보사, 1987
관련도서
<선우휘 문학선집>, 황순원·김성한·이어령 편, 조선일보사, 1987 <선우휘: 개인주의와 휴머니즘>, 김진기, 보고사, 1999 <한국 전후소설에 나타난 현실인식 연구>, 최예열, 대전대 박사논문, 2000 <한국 전후소설의 휴머니즘 연구>, 정문권, 한남대 박사논문, 1995
연계정보
-싸리골의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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