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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희(朴淵禧)

예술가명
박연희(朴淵禧)
전공
소설
개요
박연희의 초기작은 <38선>, <고목>, <브루조아지의 후예> 등에서 나타나듯 리얼리즘 수법으로 현실의 비인간성과 부조리한 사회상을 고발하고 있으며, 그후 <소년과 메리라는 개>, <증인>, <고독자>, <닭과 신화> 등에서는 사회악과 정치악에 대한 강렬한 저항의식을 더욱 추구, 탐색했다. <환멸>, <역사> 등의 뒤이은 작품들에서도 주인공들은 강렬한 고발과 저항 정신의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그러한 주인공들의 성격과 행동은 어느 의미에서는 이 작가의 정신이요, 의지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탈출기>, <여행자> 등 그의 후기 작품에서는 강한 문학적 신념과 의지로 일관해온 완숙한 리얼리즘을 보게 된다. 즉 그의 작품은 객관적 현실을 특정 국면에 초점을 맞추어 형상화하는 정통적인 사실주의적 기법을 바탕으로 강한 긴장감을 수반하는 극적 구성을 갖추고 있으며, 현실 비판의식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 참고 : <한국현대문학작은사전>, 가람기획편집부 편, 가람기획, 2000 <국어국문학자료사전>, 국어국문학편찬위원회 편, 한국사전연구사, 1995
생애
함남 함흥에서 출생한 박연희는 1946년 <백민> 편집부에 근무하면서 <쌀>을 발표하여 문단에 등장했다. 이후 <삼팔선>, <빙화> 등 리얼리즘 경향의 많은 소설들을 발표하며 창작에 전념했으며, <자유문학>의 편집을 맡기도 하였다. 동아일보사에서 근무했으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한국소설가협회 고문으로 위촉되었다. 박연희는 러시아 문학의 영향을 크게 받았으며 서민감정과 사회의식을 강조하는데, 특히 6·25 동란을 고비로 이러한 현실의식이 더욱 강조되어왔다. 자유문학가협회상, 대한민국예술원상, 3·1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약력
1918년 함남 함흥 출생 1946년 월남하여 문예지 <백민> 편집부 근무 1948년 <백민>에 단편 <고목>을 발표하여 등단 / <대조>지 편집국장 1950년 <문학>지 편집국장 1952년 문예지 <신조> 편집 1953년 종합지 <자유세계> 편집 1958년 동아일보 문화부 차장 1962년 한국전력공보실 편집차장 1981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1997년 한국소설가협회 고문
상훈
1960년 한국자유문학가협회상 1982년 보관문화훈장 1983년 대한민국예술원상 1996년 3·1문학상 단편소설집 <방황>(1964) 장편소설 <무사호동>(1957) <홍길동>(1975) <여명기>(1978) <하촌 일가>(1978) <밤에만 자라는 돌>(1979) <민란시대>(1988) <주인없는 도시>(1988) <왕도>(1992) <황제 연산군>(1994)
작가의 말
(……) 사실 역사소설이란 역사를 중심하여 쓰는 것이다. 또한 작가에 따라 그 시대를 보는 사관이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이미 알고 있다. 문학은 어떤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의 해방’ 이외에는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의 해방이란 오늘날의 말을 빌면 인간적인 민주주의다. 더 정치적으로 표현하면 민이 주권을 가진 국민의 정부를 말함이다. 전제군주나 통치자가 백성을 배신할 때 필연적으로 민중이 항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배웠다. 그러나 역사소설을 쓰는 데 두 가지 유형을 볼 수 있겠다. 하나는 역사에 충실하여 그때의 사건만을 서술하는 경우와, 사건을 중심으로 하되 허구적인 인물과 사건을 설정하여 그 인물(주인공)로 하여금 작품 전체를 이끌어가는 간접적인 서술방법이다. 나는 후자를 택했다. 왜냐하면 부정부패한 정권에 가담한 인물이란 붕당관계로 사소한 권력투쟁은 할 수 있으나 백성 전체를 위한다는 혁명성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 작가는 본디 표현이라는 것에 의뢰해 작품을 써서 생활해가는 것이지만, 표현의 자유가 동결되어 늘 공포에 싸여 이를 극복하려고 안간힘을 썼던 시대이기도 하다. 내가 이 시기에 되도록 현대소설을 피하고 역사소설을 쓴 이유도 여기에 있음을 이제야 밝힌다. 그렇다고, 나는 소설이 지녀야 할 서술을 떠나 노골적인 비판과 무슨 사상을 드러내려는 뜻은 추호도 없었다. 다만 그 시대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생활을 묘사함으로써 감수성이 예민한 현대의 독자들이 현실을 조명하여 감지할 수 있으리라는 예견은 항시 머리 속에서 떠나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니까 나로서는 이 작품을 통하여 오직 독자의 상상에 맡겨 은유적으로 역사의 기록과 허구적인 사건을 엮어 소설을 진전시키며 인간을 찾는 길을 묘사하려고 애썼다는 것을 고백해 둔다. 이것이 문학의, 더욱이 역사소설의 정도인지 아닌지는 나는 잘 모른다. 어쨌든 나는 이 시대 속에서, 이 사회 속에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작가라는 인식을 저버릴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뭔가 따뜻한 인간애를 갈구하는 의욕으로 이 작품을 썼다는 것을 또한 밝혀두는 바이다. 그 갈구가 어느만큼 독자에게 전달될지 두렵기만 하다. - ‘민중항쟁의 장대한 서사극’, 박연희, <민란시대>, 문학사상사, 1988
평론
(……) 박연희의 창작집 <방황>에는 크게 두 가지의 흐름이 있는 듯하다. 하나는 역사 속에 살면서 그 구속을 벗어나보려는 노력이요, 다른 하나는 그 상황에 반항해보려는 의지도 가질 수 없는 서민들의 소박한 감정이다. 역사보다 오히려 자연으로 통하는 가장 프리미티브한 서민들의 마음은 오랫동안 자연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신조를 그냥 지키고 있었다. 역사 속으로 이어온 그 사람들의 집단의식은 그래도 하나의 커다란 가치체계였으므로 개인은 그 속에서 자아를 의식할 수 있었다. 그 서민의 생활과 인간관계 위에 언제부턴가 역사의 그림자가 지게 되었다. 그 역사는 그들을 어느 모로나 서서히 괴롭히기 시작했고, 그들이 그 전에 갖고 있던 감정과 의식은 그 역사에 의해서 침해받기 시작했다. 그 소용돌이 속에서 변모하는 환경을, 생활을, 개인을 의식하는 그들에게는 새로운 계획과 고민이 뒤따랐다. 또 하나의 전류는 노골적으로 역사와 대결하는 사람들의 의식이다. <방황>이나 <증인>에서처럼 커다란 역사의 물결-숱한 개인, 그들을 휘몰아쳤던 그 물결-에 항변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역사와 사회와 정치의 감각을 지니고, 그것으로써 자기의 인생관을 형성하려고 노력한다. 군국주의의 세계관, 인생관이 아세아 대륙을 짓밟을 때, 그 태풍 앞에 선 개인의 반항과 신조는 무엇으로써 그 역사를 부인할 수 있으며, 그 방향을 수정할 수 있는 것일까. 그때 자기가 선택한 이즘은 무엇으로써 자기를 견딜 수 있는 것일까. 자기 회의와 저만치 탱크의 캐터필러가 역사를 짓밟고 가는 무서운 횡포와의 거리를 의식하는 순간, 자아 안에서는 심한 갈등이 벌어진다. 그 갈등이 자아 밖에 하나의 행동을 마련하지 못하였을 때 분열이 생긴다. 그보다 군국주의의 총검에 동원된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은 무엇으로 보상해야 하는가. 일제시대 징용에 끌려나가 낯선 남장의 하늘 밑에서 개처럼, 아니 개보다 더 천하게 비참하게 죽은 한국인의 죽음은 무엇인가. (……) 작가 박연희는 희미하나마 그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의식하고 있는 듯싶다. 나치즘이 서구의 전통과 가치를 파괴하기 시작하였을 때, 나치즘에 맞서 싸운 자유 우방의 행위는 무서운 전쟁의 형태를 취했지만, 그 선택은 분명한 것이었다. 나치즘과 맞선 세계관, 그것은 뚜렷했다. 우리의 경우, 벅찬 역사의 사태를 만났기 때문에 그 속에서의 선택은 분명할 수가 없었다. 이미 비뚤어지고, 그릇된 상황은 ‘선택의 자유’를 허용치 않았다. 어느 한쪽의 상황 속에 갇히면 이미 ‘자유’ 이전에 선택되어졌던 것이다. 첫 창작집 이름이 <방황>이듯이, 그는 아직도 ‘방황’ 속에 있었다. 역사란 과거·현재·미래로 흐르는 물리적 시간개념일 뿐만 아니라 하나의 가치체라면, 아직 그 역사는 많은 가능성과 가변성을 띤 채 방황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거기서 결론을 내리려고 하지 않는다. 토르소의 미학을 그는 깊이 인식하고 있다. 한 역사적 현실은 이즘을 내포하며 모든 개인을 휘몰아칠 때, 거기서 무너지고 회의하는 인간의 바탕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를, 그는 주시할 뿐이었다. 작가 박연희에게 있어서 걸어온 과정보다 그 앞의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한 이유도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이제 그는 자기가 겪은 현실 경험을 정리해서 하나의 흐름 속에 창조할 시기를 맞은 것 같다. 지드처럼 평생토록 변모한 작가가 있는가 하면, 카프카처럼 처음부터 제자리에서 파들어가는 작가도 있다. 박연희는 대담함 모험이나 스타일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19세기 리얼리즘의 수법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다. 진부할 정도로 착실하다고 하겠다. 어느 쪽인가 하면 한두 편으로 승부를 끝내려는 재치를 자랑하는 사람이라기보다 긴 것을 꾸준히 물고 늘어지는 편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작품이 경험과 성격의 표상이라면, 그의 작품에서는 어느 작품을 막론하고 작품 속에 흐르는 소박성, 따스한 체온을 감지할 수 있고, 게다가 신흥 계급 상인들의 복잡한 감정보다 오히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러시아 농노들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 첫 창작집 <방황>에 실린 작품을 읽어보면 대개 두 가지 계열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역사>, <방황>, <증인>, <환멸> 등으로 흐르는 정치 및 사회 소설의 계열이요, 다른 하나는 <덕산영감>, <고향>, <산과의 대화>, <목련이 필 때> 등 페이소스가 있는 소설의 계열이다. <목련이 필 때>는 서정성이 감도는 서정적인 단편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 구성상의 결점을 지적한다면 단편을 너무 장편의 호흡으로써 다루었기 때문에 타이트한 맛이 없다. 너무 쳐졌다는 말이다. 언어의 내적 압축에서 오는 템포와 강력하게 풍기는 농도가 아쉽다. 하나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적당한 매수의 계산과 일상적 사건을 그 이상의 것으로 만드는 추상정신을 의식해야 할 것이다. 일상적인 사건이나 회화는 그만큼 평범하기 때문에 새로운 호기심 혹은 미적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죄와 벌>의 스토리 자체는 얼마나 진부한가. 그것은 오히려 신파에 가깝다. 그 얘기를 고도의 문학에까지 승화시킨 문학적 비결이 어디 있는가 하는 점을 샅샅이 검토해보아야 하겠고, 리얼리즘 수법을 고스란히 쓰고 있는 카프카의 문학에 있어서 그 신비성이 어디 숨어 있었는가를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나는 본다. - ‘서민감정과 사회의식’, 이철범, <동서한국문학전집9>, 동서문화사, 1987
관련도서
<민란시대>, 박연희, 문학사상사, 1988 <동서한국문학전집9>, 박연희 외, 동서문화사,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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