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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申庚林)

예술가명
신경림(申庚林)
전공
개요
신경림의 시는 농촌을 배경으로 한 것이 대부분으로 1960년대 중반에 들어 <겨울밤>, <원격지>, <눈길>, <전야>, <폐광> 등을 발표하며 문단의 주목을 끌었다. 초기의 <갈대> 등에서 보인 인간존재를 다룬 관념적인 세계를 말끔히 씻고 주관적인 표현에서 객관적인 표현법을 사용함으로써 단편소설적인 이야기시의 성격을 진하게 풍긴다. 그의 시 <농무>는 그의 작품 경향을 대표하는 것으로서 죽음의 현장인 도수장 앞에 와서야 겨우 한 다리를 들고 날라리를 불고 고갯짓을 하며 어깨를 흔드는 농민들의 발버둥을 통해서 인간의 숙명적 정한의 새로운 질서와 조화를 형성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 시적 대상은 막연하고 평면적인 농촌현실이 아니라 우리의 정서, 한, 울분, 고뇌 등이 끈질기게 깔려 있는 장소로서의 농촌현실이며, 때문에 생명력이 넘치는 농촌의 제현상이 구체적으로 파헤쳐진다. 원시적인 리듬의 무리없는 구사에 있어서도 평범한 토속어를 기반으로 현재의 경험에 의해 재생시킨 밀도있는 시어로 표현함으로써 토속어의 새로운 감각을 창출시킨다. 이는 역사 속에서 잊혀져 가는 사실들을 재발견하여 현재의 특성을 점검하는 데 매우 긴요한 요소가 되며, 객관적 세계로 시를 끌어감으로써 한국의 시를 민중현실 및 민중감정과 격리시켜 온 과거의 여러 불투명한 형태들을 청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장시집인 <남한강>은 농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우리 역사를 바라보고자 한 시도로서, 서사적인 스케일을 보여주는 방대한 작품이다. 그는 이것을 기초로 민중현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계속하고 있다. - 참고: <한국현대문학작은사전>, 가람기획편집부 편, 가람기획, 2000 <국어국문학자료사전>, 국어국문학편찬위원회 편, 한국사전연구사, 1995
생애
충북 중원에서 출생한 신경림은 동국대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1956년 <문학예술>에 <갈대> 등이 추천되어 등단했다. 건강상 낙향해 초등학교 교사, 요양생활 등을 하다가 상경, 한때 붓을 꺾기도 했다가 1965년에 다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73년 첫 시집 <농무>를 간행하였고, 이어 여러 시집과 평론집 <한국 현대시의 이해> 등을 펴냈다. 1974년 시집 <농무>로 만해문학상을 수상했고, 1981년 한국문학작가상, 1990년 이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04년 현재 민족예술인총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약력
1935년 충북 충주 출생 1955년 동국대학교 영문과 입학 1956년 <문학예술>지에 이한식의 추천으로 <갈대>·<석탑> 등을 발표하면서 등단 1965년 한국일보에 <겨울밤>을 발표함으로써 작품활동 재개 1967년 동국대학교 영문과 졸업 1975년 고은, 백낙청, 이문구 등과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창립 1980년 김대중내란음모사건에 연루되어 수감 1984년 정희성 등과 민요연구회 결성 · 1989년까지 의장으로 활동 / 자유실천문인협의회 고문 1988년 민족문학작가회의 창립에 참여 1989년 김윤수, 황석영 등과 민족예술인총연합 창립 · 사무총장 취임 1992년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장 / 민족예술인총연합 공동대표 1993년 출국금지가 풀려 연변, 백두산 등 중국 동북지방 여행 1995년 파리에서 열린 한국문학의 해 행사에 박완서, 고은, 조세희 등과 참석 1997년 동국대학교 석좌교수에 위촉 1998년 콜롬비아 세계시인대회 참석 1999년 독일 함부르크 한국문학의 날 행사에 이문열, 김원일 등과 참석 2004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피선
상훈
1974년 만해문학상(창작과비평사 제정) 1982년 한국문학작가상(한국문학사 제정) 1988년 동국문학상(동국문인회 제정) 1990년 이산문학상(문학과지성사 제정) 1994년 단재문학상(한길사 제정) 1998년 공초문학상(서울신문사 제정) / 대산문학상(대산문화재단 제정) 2001년 현대불교문학상 2002년 만해시문학상 시집 <농무>(1973) <새재>(1979) <달넘세>(1985) <남한강>(1987) <씻김굿>(1987) <가난한 사랑노래>(1988) <길>(1990) <여름날>(1991) <쓰러진 자의 꿈>(1993) <갈대>(1996)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1998) <뿔>(2002) 평론집 <문학과 민중>(1977) <한국 현대시의이해>(1981) <삶의 진실과 지적 진실>(1982) <우리 시의 이해>(1986) 수필집 <민요기행1>(1985) <한밤중에 눈을 뜨면>(1985) <다시 하나가 되리라>(1986) <민요기행>(1989) <시인을 찾아서1>(1998) <바람의 풍경>(2000) <시인을 찾아서2>(2002)
작가의 말
(……) 우선 급한 것은 시를 통해서, 소설을 통해서 발언하고 운동을 하고 그 시와 소설이 운동성을 가지게 해야 합니다. 그 다음의 것이 그 시나 소설에 걸맞는 행동으로서의 운동입니다. 다시 말해, 문학이 살아 있기 위해서는 운동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 운동성은 두 가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가령 시낭송회와 같은 데서 얻은 운동성, 즉 현장에서의 운동성이요, 또 하나는 현장성을 떠났을 때의 독립적으로 갖는 운동성입니다. 그렇다면 독립적으로 갖는 운동성은 어떻게 획득되는 것일까요? 그것은 문학작품이 예술적으로 뛰어날 때 가능해집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운동성이 획득되는 것이지요. 톨스토이의 소설이 바로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죠. 그러니까 제 얘기는, 시인의 운동이란 ‘운동, 운동’ 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또 그것만 너무 강조하지 말고 무엇보다 뛰어난 시를 쓰는 것이 운동에 큰 보탬이 된다는 것입니다. (……) 첫째로, 우리 시가 좋은 시가 되려면 서정성이란 걸 다시 해석을 해서 그 참된 서정성을 우리 시에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 시는 재미있고 올바른 서정시가 되어 갈 것입니다. 둘째로, 민중언어를 찾아내어 올바른 민중시가 되는 한 길을 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예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끝으로, 민족적 동질성과 순수성을 회복하는 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지향의 문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입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이러한 구체적인 작업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지요. 제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바로 이러한 몇 가지 측면에서 반성을 하고 극복해나갈 때 우리 시가 다시 참다운 재미를 회복하게 되고, 그래서 우리 역사의 나아가는 길에서 시가 시답게 한몫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 ‘우리 시의 올바른 길’, 신경림, <진실의 말 자유의 말>, 문학세계사 1988
평론
처녀시집 <농무> 이후 신경림은 적지 않은 수효의 시편과 시집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는 일관되게 <농무>에서 보여준 시적 특징을 유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는 고향노래만을 부르고 있는 고향의 터주노래꾼이다. 고향을 노래하지 않는 시인이 어디 있느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노래를 잃어가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상소리와 독설과 재담의 시는 재미있고 실감나지만 벌써 노래는 아니다. 오늘의 도시적인 삶이 제기하는 여러 상황에 괴로워하고 속상해하고 그 아픔과 극복에 관해서 생각하는 시도 많고 그러한 시가 우리에게 호소하는 바도 크다. 그러나 그것은 노래라기보다 토막생각이나 사고의 비명인 경우가 많다. 외마디 아픔의 비명은 노래로 이어지지 않는 법이다. (……) 그의 고향노래는 구체적인 사회역사적 차원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늘 서사적 충동을 가지고 있다. (……) 신경림 시의 또 하나의 특징으로 우리는 진한 서정성을 들 수 있다. 서사적 충동도 이 진한 서정 속에 용해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초기작품에서 후기작품까지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서정성은 쓸쓸하다든가 슬프다든가 하는 감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것은 개체적인 삶에 대한 충실에서 나온 것이지만, 울분과 노여움의 시에서마저 우리는 서정이 울분과 노여움을 감싸고 있음을 보게 된다. 우리가 그를 고향의 터주노래꾼이라 부르게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난날 우리 고향의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지극한 가난이었다. 오늘에 있어서도 가난이 완전히 해결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값싼 입성의 보급은 바깥 추위를 견딜 수 있게 하고, 한편으로 남아돌기도 한다는 먹새는 창자를 곯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난날의 가난은 창자가 곯고 맨살을 두둑이 감싸지 못하는 지극히 궁상맞은 가난이었다. 신경림이 시 속에서 주로 다루는 것은 이렇게 가난한 고향 사람들의 설움이다. 그가 아니었다면 간결하면서도 절절한 목소리를 찾지 못했을 많은 사람들의 설움과 노여움과 정한에 목청을 틔워주었다는 점에 신경림 시의 자랑이 있다. 그것은 우리 현대시에서 가장 진실되고 호소적인 목청의 하나였다. 그리하여 힘없고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은 그 목소리가 제 목소리임을 확인하고 자기발견의 괴로운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때 얻어진 맺힘성 있는 단순성은 일종의 고귀한 단순성이다. 이 고귀한 단순성이 그의 시의 요체이다. (……) 고귀한 단순성이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많은 것을 거르고 자르고 일어서 어렵사리 얻은 귀한 품성이다. 그의 뛰어난 사생 능력은 많은 조탁과 훈련의 산물이다. 그러나 이 단순성은 호소력이 그만큼 복잡한 오늘의 삶을 두루 휘어잡을 수가 없다. 그의 단순성은 적어도 후기작품에서는 민요적인 단순성을 닮아가고 있다. 그것은 그가 공들여 노린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민요의 세계가 필경은 근대화되기 이전의 농촌공동체의 세계였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그것은 비교적 간소한 삶의 애환의 노래로서 노래되어왔다. 나날이 복잡해지고 점점 좁아져가는 세계에서 민요적 단순성은 삶의 온 영역을 두루 거머쥘 수 없다. 여기서 신경림 후기시의 되풀이가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신경림 시의 위기는 이러한 단순성의 위기이다. 그가 서사적 충동을 정공으로 전개한 것은 이러한 단순성의 위기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서정적 호흡과 노래됨을 특징으로 하는 그의 시는 서사적 충동에 있어서도 되풀이의 유혹을 넉넉히 극복하지는 못하였다. 민요적 단순성은 가령 <목계장터>와 같은 떠돌이 길손의 정서에서 절창으로 터져나오는 것이다. 이 점, 신경림의 본령은 어디까지나 서정시인의 목청이다. 그가 우의적인 것을 지향할 때 대체로 범박한 훈계조의 잔소리로 끝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 ‘고향의 노래’, 유종호, <여름날>, 미래사, 1991(……) 긍정적인 방향에서건, 부정적인 방향에서건, 신경림의 시는 많은 비평가, 시인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고, 앞으로도 그러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그 관심의 깊이와 넓이에 반하여, 그의 시세계를 포괄적으로 설명하고 해석하는 작업은 유종호의 매우 뛰어난 한 편의 글에서밖에는 거의 행해지지 않았다. 그의 시는 대개 농민문학론의 수일한 예로 제시되거나, 아니면 시대착오적인 농촌 묘사의 한 예로 제시되어, 문학이론의 시녀노릇만을 해왔다. 그것은 시인 신경림에서는 득이 될 수도 있었고, 실이 될 수도 있었다. 그는 그것 때문에, 여하튼, 농민문학론의 기수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그것은 득이다. 그것 때문에 그의 시적 움직임의 폭은 크게 줄어들었다-그것은 실이다. (……) 초기 신경림에게 있어, 삶이란 내면화된 정적 울음이다. 그 인식론적 각성 때문에 신경림이 수동적, 체념적 세계관을 수락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삶이란 내면화된 정적 울음이지만, 그 울음들이 같이 울릴 때 그것을 통곡이 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 나의 울음이 개별적이고 단독적일 때 그것은 울음으로 끝나지만, 그것이 집단적이고 집합적일 때 그것은 통곡이 되어 큰 외침이 된다. 그러나 신경림의 특이한 점은-이것이 시인으로서의 그의 성공을 보장해준 것이라 나는 생각하는데-그것이 울음이든, 통곡이든, 신경림까지도 울고 통곡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울음, 통곡의 현장에 우는 사람, 통곡하는 사람과 같이 있지만, 같이 울지는 않는다. 그는 같이 울고 통곡하는 대신에, 울고 통곡하는 모습을 보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것을 노래한다. (……) 모든 삶은 내면화된 정적 울음이다는 인식론적 각성을 슬그머니 학대받은 자들의 삶은 내면화된 정적 울음이다라는 명제로 바꿔놓고, 학대받은 자들의 울음의 현장을 눈을 똑바로 뜨고 바라보겠다고 다짐한 시인은 그러나 바로 그것 때문에 심한 부끄러움을 느낀다. (……) 그러나 신경림 시의 힘은 그의 두려움과 비겁함, 그리고 자기 방기, 부끄러움 등의 감정적 복합체를 그가 견디어내고 보여준, 학대받은 자들의 울음의 진실함에 있다. 그 진실함이 그의 시의 시대착오적 측면을 덮어주고, 그의 인식론적 거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그가 학대받은 자들에 대해 어쩔 수 없이 갖고 있는 인식론적 거리 때문에, 그의 여러 형태의 감정적 반응이 생겨나는 것이지만, 시작에 있어서도, 그것은 여러 가지 특성을 낳게 한다. 우선, 그는 내면화된 정적 울음을 다루는 대부분의 시인들과 다르게 자기의 개인적, 아니 차라리 사적 감정을 거의 토로하지 않는다. 그는 실연 때문에 슬퍼하는 법도 없으며, 건강 때문에 한탄하는 법도 없다. 그런 사적 감정을 토로하기에는, 학대받는 사람들의 설움이 너무 강력하게 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 시인의 사적 감정 대신에 시 속 인물들의 통개인적 공간을 묘사하여 보여준 뒤 거기에서 알맞은 삶의 지혜, 비록 그것이 단편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찾아내는 것은 신경림이 한국시에 보탠 중요한 자산이다. 그것은 개인적 체험에 의지하여 세계의 허위를 드러내는 김수영적 세계와도 다르며, 개인의 감정을 외적 정경묘사로 대치하는 김춘수의 세계와도 다르다. 그것은 개인의 사적 감정을 제어한다는 점에서는 김춘수와 같은 세계 속에 있지만, 공적 세계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김수영과 같은 세계에 있다. 그의 시세계는 장르적 구분을 구태여 적용하자면 수필적 세계에 가깝다. 내가 쓰는 의미의 수필은 물론 <소설의 이론>의 저자가 사용하고 있는 의미에서의 수필이다. 그의 시세계는 그가 책에서 읽거나 실제로 체험한 것을 단편적, 삽화적으로 진술하고 거기에서 삶의 지혜를 이끌어내는 수필적 세계이다. 그 세계는 과거적 세계가 아니라 모든 것이 현재화된, 모든 것이 현재 속에서만 의미를 띠는 그런 세계이다. (……) - ‘울음과 통곡’, 김현, <씻김굿>, 나남출판, 1987
관련도서
<신경림 시전집>, 창작과비평사, 2004 <우리시대의 시인 신경림을 찾아서>, 신경림 외, 웅진닷컴, 2002 <신경림 문학의 세계>, 구중서·백낙청·염무웅 편, 창작과비평사, 1995 <신경림 문학앨범>, 신경림 외, 웅진출판, 1992 <진실의 말 자유의 말>, 신경림 외, 문학세계사 1988 <신경림 시의 서사성 연구>, 강정구, 경희대 박사논문, 2003 <한국 현대 농민시 연구>, 성기각, 경남대 박사논문,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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