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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金宗吉)

예술가명
김종길(金宗吉)
전공
개요
김종길의 시재는 일상생활의 주변에서 얻어지며, 열띤 감정이나 감상 또는 혼돈 속에 젖지 않는 것이 시풍을 이룬다. 따라서 언어가 매우 지적이며 절도 있고 간결하다. 그의 시는 영미주지주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감정이나 감성을 억제하고 사물의 선명한 이미지의 조형에 주력한다. 이런 의미에서 김종길은 뛰어난 모더니스트 중의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명징한 이미지는 그의 시가 지닌 제일의 특성이다. 그러나 다른 이미지스트들과는 달리 김종길의 시는 고전적인 품격을 제공한다. 그의 시가 갖는 미덕은 탁월한 상상력으로 빚은 이미지의 명징성과 고전적 품격에서 비롯되는 정신적 엄결성의 우아한 조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과작(寡作)의 시인인데, 그의 시는 시인의 엄결적 태도를 반영하듯 높은 완성도와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그의 시가 보여주는 예민한 이미지스트로서의 감각과 유가적 정신성의 조화는 한국 현대시가 가지는 득의의 부분이라 할 것이다. 그의 시론 또한 고전적 안정성과 균형감각을 지니고 있어 학문적 성과를 뚜렷하게 하고 있다. - 참고: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누리미디어, 2002 <국어국문학자료사전>, 국어국문학편찬위원회 편, 한국사전연구사, 1995
생애
경북 안동에서 출생한 김종길은 1947년 혜화전문학교 국문과를 졸업, 고려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 다시 동국대학 대학원을 거쳐 영국 에필드대학에서 수학하였다. 194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문>이 입선하고 1955년 <현대문학>에 시 <성탄제>를 발표해 등단했다. 그 후 시 <수국>, <달>, <고고> 등을 발표했고, 평론 <사담>, <엘리어트의 인간>, <신낭만파와 운동파>, <시와 지성>, <아카데시즘과 나르시즘>, <실험과 재능> 등을 발표했다. 1970년에는 국제펜대회에 참가했고, 세계시인대회 개조연설, 아세아시인대회 주제발표, 1996년 동경 아세아태평양펜대회 주제발표를 맡는 등 다양한 문단 활동도 하고 있다.
약력
1926년 경북 안동 출생 194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문> 입선 / 고려대 문과대학 영문과 편입 1950년 고려대 영문과 졸업, 동 대학원 입학 1952년 대구공업고등학교 교사 / 경북대 사범대학 강사 1954년 경북대 문리과대학 전임강사 1956년 청구대 조교수 1958년 고려대 영문과 조교수 부임 1974년 고려대 중앙도서관 학장 1979년 고려대 문과대학 학장 1988년 한국시인협회 회장 피선 1992년 고려대 명예교수 1993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상훈
1978년 목월문학상 1992년 국민훈장동백장 1996년 인촌상 1998년 은관문화훈장 2000년 대한민국예술원상 시집 <성탄제>(1969) <하회에서>(1977) <황사현상>(1986) <달맞이꽃>(1997) 평론집 <시론>(1965) <진실과 언어>(1973) <시에 대하여>(1986) <한국시의 위상>(1986) <현대 영시 산책>(1986) 수필집 <산문>(1986)
작가의 말
(……) 요즘 우리 시가 전반적으로 저조해 보이는 근본적인 원인은 앞에서 말한 시에 대한 관념에 혼란이 일어났거나 그렇지 않으면 시에 대한 종래의 관념을 무시한 데에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시에 대한 관념은 확연하게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변화와 확대를 거듭하는 유동적인 것이다. 그렇다고 그 관념이 때에 따라 전혀 다른 것도 아니다. 예부터 내려오는 시라는 것의 원형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시에 대한 관념에는 변하는 부분과 변하지 않는 부분이 있고 그것에 혼란이 일어나거나 그것을 무시한다는 것은 그것의 변하지 않는 부분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고 보면, ‘시의 위의(威儀)’를 회복하는 길은 먼저 시의 원형, 즉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이 말은 옛날의 시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시이면서도 시 본래의 모습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은 일견 모순되는 말같이 들릴지 모르나 그때그때의 좋은 시란 다 그러한 시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의미 있는 시를 쓰려는 시인들은 이 이치를 체득하고 실천할 줄 알아야 한다. 새삼스럽게 ‘시의 위의’가 문제되는 것은 그렇지 못한 시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 ‘평범한 이야기’, 김종길, <시와 시인들>, 민음사, 1997
평론
무슨 말을 할 것이냐 하는 것은 때로 무슨 말을 하지 말 것이냐 하는 것에 의해서 결정되기도 한다. 한 사람의 사람됨은 그가 한 소리에 못지않게 그가 하지 않은 말에 의해서 정의될 수가 있다. 김종길 씨처럼 수다를 멀리하고 과묵의 미덕을 낱낱의 시편이나 시작의 전과정에서 엄격하게 실천해온 시인의 경우, 우리는 시인이 노래하지 않은 것으로써 시인에게 접근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30년 시력의 소산인 시선 <하회에서>를 읽으면서 우리는 한마디의 군소리도 낭비하지 않은 야무진 언어경제에 놀라게 되는 한편, 40편의 시편들이 그 제작시기에 관계없이 공유하고 있는 균질성에 주목하게 된다. 이 균질성의 바탕이 되어주고 있는 것은 감정의 적절한 억제, 정갈한 말씨와 정밀한 시경, 성숙한 관점, 행간 속에 묻어둔 여백의 미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균질성이 흔히들 한 세대의 완성으로 셈하는 오랜 시간을 넘어서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놀라움은 커지는 것이다. 앞에서 규정해본 이 균질성을 시인이 노래하지 않은 것에 의해서 음화적으로 파악해본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그것을 젊음의 부재라는 측면에서 접근해갈 수 있을 것이다. (……) 그러면 김종길 씨의 시인으로서의 특징을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해서 우리가 음화적으로 접근하여 청춘의 부재라고 규정해본 성질을 바꾸어 말해본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은 한마디로 점잖음이 될 것이다. 이 말의 어원적인 의미까지로 포함해서 점잖음은 <하회에서>를 정의할 수 있는 한마디 말로서는 가장 적합한 말이 될 것이다. ‘어리석음이 어찌하여 어진 것이 되느냐?’고 묻고 있는 또 하나의 약년기 작품인 <소>를 물들이고 있는 특성도 점잖음이다.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는 <생량>이라는 최근작에서도 상실의 설움은 점잖음에 의해서 억제되고 있다. 그런데 30년간이나 김종길 씨의 시세계를 지배해온 이 점잖음은 한 시인의 사사로운 성품인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누구의 것이든 사람의 성품이란 크게는 그 사람이 속해 있는 사회나 문화에 의해서 형성된다. 그러나 한 사회나 문화가 적극적인 가치로서 주입시켜주는 여러 성질이 어느 한 개인에게서 두루 갖추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 사회나 문화가 공인된 가치로서 내세우는 것이 반드시 실천과 일치되는 것도 아니며, 크게 한 사회나 문화라고 하지만 그 속에는 복잡하게 얽힌 특수문화가 공존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종길 씨의 시 속에 드러나 있는 점잖음이 유가적 전통의 일부임은 단언해도 좋을 것이다. 이 점잖음은 되풀이해 본다면 감정의 적절한 억제, 품위 있는 말씨와 정밀의 숭상, 어른스러운 관점과 과묵의 숭상, 정갈한 의관과 예의범절 지키기 등이라 할 수 있는데, 이 모든 것이 유가적 덕목을 이루고 있음은 우리가 잘 아는 터이다. 그러니까 지난날의 유가적 덕목의 최량 부분이 김종길 씨의 시 속에 고이 보존되어 있는 셈이다. 점잖음의 특징이 얼마나 밀접하게 지난날의 전통적 덕목과 연관되어 있는가 하는 것은 예컨대 <성탄제> 같은 작품 속에 잘 드러나 있다. (……) - ‘점잖음의 미학’, 유종호, <동시대의 시와 진실>, 민음사, 1995우리 현대 시사에서 김종길은 가장 뛰어난 이미지스트 중의 한 사람이다. 명징한 이미지는 그의 시가 지닌 제일의 특성이다. 그러나 다른 이미지스트들의 시가 대개 경박한 모더니티를 보여주고 있는 반면에 김종길의 시는 고전적인 품격을 보여준다. 김종길 시의 의의와 미덕은 탁월한 상상력으로 빚은 이미지의 명징성과 고전적 품격에서 비롯되는 정신적 엄결성의 우아한 조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종길은 ‘이미지는 보통의 언어로는 나타내기 힘든 사물의 성질에 차이를 나타냄으로써 시의 언어를 정확한 것으로 만들’며, ‘시가 특히 지적인 느낌을 줄 때는 대개 견실한 시적 사고가 주로 이미저리를 통하여 전개되었을 때’라고 말한다. 그는 시작에 있어서 이미지의 중요성을 깊이 통찰하고, 장인의 정성과 솜씨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그 이미지들은 처음 본 천연색 사진처럼 경이롭다. (……) 그러나 김종길 시에서 이미지가 소중한 매력이라고는 하나, 그것은 그의 시세계가 추구하는 바, 그 진실에 이르는 시적 방법론일 따름이다. 우리가 김종길의 시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명징한 이미지라는 시적 방법론을 통과하여 그것이 궁극적으로 드러내는 시인의 삶에 대한 태도 혹은 정신적 깊이에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 앞서 지적한 대로 그의 시는 고전적 품격을 보여준다. 그의 이미지즘이란 현대적 시작 방법에 훌륭한 솜씨를 구사하지만, 동시에 한시의 전통에 익숙하며 선비정신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일견 모순된 것처럼 보이지만, 서구의 이미지즘이 중국의 당시와 연관이 있고 또 신고전주의의 바탕 위에서 형성된 것임을 생각하면 오히려 자연스럽고 당연하다. 김종길 시의 고전적 품격은 우선 엄격한 절제와 거리두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의 시는 감정을 절제하는 지적인 태도를 보여주며, 시적 자아는 언제나 대상이나 감정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 김종길은 과작의 시인이다. 40여 년간 쓴 시가 시집 한 권 분량에 그친다. 이것은 격에 맞지 않는 작품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엄결성의 한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들은 모두 완성도가 높으며, 우리 현대 시사에서 독특한 지위를 차지한다. 그것은 이미지즘에 정신성을 부여했다는 점일 것이다. 우리 현대시에서 이미지즘이라면 통상 형식과 기교에의 치중과 경박한 모더니즘을 환기시킨다. 그러나 김종길의 시는 이미지즘을 솜씨 있게 구사했을 뿐 아니라 높은 정신성의 추구로 나아갔다. 높은 정신성의 이미지즘은 서구적이고 현대적인 것이면서 동시에 동양의 한시 특히 선시(禪詩) 같은 데서 빈번히 만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전통적이기도 하다. 명징성과 엄결성을 지닌 김종길의 시는 이 점을 무리 없이 조화시키고 있다. - ‘명징성과 엄결성’, 이남호, <천지현황(天地玄黃)>, 미래사, 1991
관련도서
<한국 현대시와 한시의 상관성>, 윤동재, 지식산업사, 2002 <시와 시인들: 김종길 시론집>, 김종길, 민음사, 1997 <동시대의 시와 진실>, 유종호, 민음사, 1995 <천지현황>, 김종길, 미래사, 1991 <오일도·조지훈·김종길의 한시와 현대시 상관성 비교 연구>, 윤동재, 고려대 박사논문, 2000
연계정보
-성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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