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 문화지식 예술지식백과

예술지식백과

문화 관련 예술지식백과를 공유합니다

인간문제

작품명
인간문제
저자
강경애(姜敬愛)
구분
1930년대
개요
1934년 <동아일보>에 연재된 강경애의 장편소설. 이 작품은 1980년대 들어 이른바 경향소설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1930년대 현실에 대한 비판적 안목을 드러낸 리얼리즘 소설로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연재 직전 작가는 “이 시대에 있어서의 인간의 문제를 포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할 요소와 힘을 구비한 인간이 누구며 또 그 인간으로서의 갈 바를 지적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 인간문제는 죽음과 같은 삶의 현실, 인간들의 지배와 착취의 문제이다. 이 작품은 식민지하에서 그러한 모순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지주와 농민문제의 대결에서 농민의 농촌이탈을 그 첫 단계로 설정하고, 다음 그들의 활동무대를 공업지대로 바꾼다. 전반부 갈등의 축을 이루는 것은 지주 정덕호와 주인공 선비, 첫째 사이의 갈등이다. 이들은 지주의 부당한 횡포에 대해 탈향의 길을 택하고, 후반부에 들어 노동자조직과 접촉하면서 계급문제에 대한 각성을 이루게 된다. 이와 같은 주인공들의 변모는 ‘농민 분해-이농-도시빈민·노동자로의 변모-의식 각성’이라는 당대 민중의 전형적인 변화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러한 과정을 여성노동자 ‘선비’를 중심으로 보여줌으로써 계급문제와 여성문제를 동시에 제기하고 있는 선구적 작품으로 평가된다.
내용
마름 소작인 선비 아버지는 소작인들의 굶주림을 동정하다가 지주 ‘정덕호’에게 맞아죽고 어머니는 혼자 고생하다 가슴앓이병으로 죽는다. ‘선비’는 어쩔 수 없이 덕호네 하녀가 된다. 감언이설로 선비에게 접근하던 덕호는 결국 선비를 유린하고, 선비는 같은 처지로 덕호에게 버림받았던 ‘간난이’를 찾아 서울로 간다. 덕호의 딸 옥점과 동행하여 정덕호의 집에 갔다가 선비를 보고 마음을 품은 신철은 옥점과 결혼하라는 아버지에 반발하여 집을 나온다. 신철은 생활고에 부딪혀 집나온 것을 후회할 정도로 유약하였으나, 인천의 노동현장에서 일하게 되면서 세계관의 변화를 맞게 된다. 한편, 서울에서 이미 노동운동에 관여하고 있던 간난이는 선비를 데리고 인천의 대동방적공장에 들어간다. 간난은 신철 등과 연대하여, 공장 내 노동운동을 조직하는 한편, 선비에게 노동자의식을 일깨우려 노력한다. 소작농의 아들로 부두노동자가 된 ‘첫째’ 역시 신철을 만나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한편, 감독의 괴롭힘을 당하고 있던 선비는 신철을 포함한 대다수 부두노동자들의 시위로 인해 몸을 숨겨야 하는 간난이를 대신해 공장활동을 책임지게 되고, 고된 공장생활은 결국 그녀에게 폐결핵을 안겨준다. 굳센 투사가 되기 전 몸이 먼저 무너져가는 가운데 계급의식으로 거듭난 선비는 자신이 예전의 선비가 아님을 부르짖는다. 검속을 피해 있던 첫째에게 신철이 전향하여 취직한 사실이 전해지고 간난이는 위독한 선비를 위해 첫째에게 도움을 청한다. 첫째가 선비를 만나러 갔을 때 선비는 이미 죽어 있다. 그는 선비의 시신 앞에서 해결해야 할 ‘인간문제’를 분명히 깨닫고, 이 문제를 풀어갈 주체가 누구인지 자문한다.
저자
강경애(姜敬愛)
생애(1907~1943)
황해도 송화 출생. 1921년 평양 숭의여학교에 입학하였으나, 동맹휴학에 가담한 관계로 1923년 퇴학당했다. 1923년 문학강연회를 계기로 양주동(梁柱東)과 만나게 되었고, 이듬해, 그와 함께 상경, 동덕여학교 3학년에 편입하여 1년간 수학했다. 1924년 귀향하여 야학운동과 신간회 등 사회운동에 투신하였다. 1931년경 간도를 여행하고 귀국한 후 작품을 창작하였으며, 1931년 <조선일보>에 <파금>을 발표하며 등단하였다. 같은 해 다시 간도로 이주한 후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면서 안수길, 박영준 등과 함께 동인지 <북향(北鄕)>에 참여했다. 1939년 조선일보 간도지국장을 지냈고, 건강이 나빠져 1942년 귀향했으나 이듬해 사망하였다.
주요작품 및 작품세계
강경애는 카프 조직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지 않으면서도 식민지적 갈등과 모순에서 계급문제를 읽어내고 그것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해낸 특이한 작가로 꼽히며, 특히 간도 체험을 기반으로 많은 작품을 창작했다. 농민들의 곤궁한 생활에 충격을 받은 한 청년이 만주에 가서 투쟁에 헌신하다 사형을 당하는 등단작 <파금>(1931)을 비롯하여 <채전(采田)>·<축구전>(1933), <모자(母子)>(1935) 등이 모두 만주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첫 장편 <어머니와 딸>(1931) 등 여성의 삶을 정면으로 문제삼은 작품들도 있다. 이 작품은 지주에게 유린당하고 대학생에게 기만당하는 구세대 여성과 그들의 딸이자 며느리인 ‘옥이’를 내세워 당시 여성들이 받고 있는 다양한 억압을 보여주며 예속적 삶에서 자신을 해방하려는 각성의 과정을 보여준다. <인간문제>(1934)는 이러한 여러 가지 경향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강경애의 대표작이다. 이후 <지하촌>(1936)에서는 가장 궁핍한 곳의 무력한 어린이와 불구자의 생활상을 뛰어나게 묘사하였고, <어둠>(1937)에서는 광란이나 죽음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가혹한 현실이라 해도 끝내 이에 저항할 수밖에 없음을 재확인한다. 강경애는 암울한 식민지 현실 속에서 현재를 극복하고 새로운 삶, 전체적 사회변혁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하였으며, 정세의 악화로 전망을 상실한 경우에도 혼돈이나 불안에 매몰되지 않고 현실에 대해 끊임없는 비판력을 발휘한 비판적 리얼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
리뷰
(······) 강경애의 대표작은 장편소설 <인간문제>인데, 이 소설은 황해도 장연과 인천 부두를 공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작가는 간도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국내를 바라보면서 당대의 어느 작가보다도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역사와 현실 변혁에 대한 튼튼한 낙관적 전망을 가지고 현실을 반영함으로써 뛰어난 성과를 낳았다. <인간문제>가 보여주고 있는 것은 일제의 식민지 지배 아래서 어떻게 소작농의 아들과 딸이 자신의 삶의 터전인 농토로부터 유리되어 도시로 가서 노동자로 전화하고 노동자로서 자신의 계급성을 자각하게 되는가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강경애 자신을 포함하여 그 이전 프로문학을 지향했던 대부분의 작가들이 작품 속에서 아무런 매개 없이 단편적이고 추상적으로 노출시켰던 현실 변혁과 미래에 대한 전망이 <인간문제>에서는 인물의 사고와 행위를 통하여 현실성과 구체성을 가지고 소설 그 자체로부터 드러나는 하나의 경향으로 묘사되었다. 즉 식민지 시대의 친일 지주, 자본가와 농민, 노동자의 대립 구조 속에서 노농 대중의 목적의식적·조직적 투쟁을 부각시키고 현실 변혁의 주체와 그 역량을 현실성 있게 그려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1920년대 중반부터 1930년대 중반까지 카프의 작가들 중심으로 전개된 프롤레타리아 문학운동이 소설상에서 지향했던 목표에 가장 가까이 가 있는 작품이 <인간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인간문제>를 써나가는 작가 강경애는 (……) 지엽적 문제가 아닌 근본적인 문제를 포착하겠다고 했는데, 실제 소설에서 작가는 당대 현실의 인간문제에서 가장 근본적인 것은 식민지 부르주아와 노동계급의 갈등이라 이해하고, 이는 노동계급의 단결에 의해서만 극복될 수 있음을 보이고자 했다. 소설의 이야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반부는 가난한 사람들의 눈물로 구두쇠 장자의 집터가 커다란 연못이 되었다는 원소 전설을 안고 있는 황해도 용연 마을에서 지주이고 면장인 정덕호의 착취와 압박에 신음하는 빈농들의 비참한 삶과 울분을 보여준다. 소작농의 딸인 선비는 덕호에게 성적으로 유린을 당하고 용연 마을을 떠나 인천 대동방적공장의 여직공이 된다. 어머니의 매음에 불만을 품고 소작이라도 부치길 원하던 첫째는 타작마당의 억울함에 동료들을 선동했다가 땅을 떼이고 인천의 부두노동자로 된다. 그래서 소설의 후반부는 식민지적 근대화의 관문인 인천이 공간적 배경이 된다. 거기서 부두 노동자가 된 첫째와 방적공이 된 선비를 중심으로 살인적인 노동을 강요당하는 노동자들의 비참한 처지를 보여주면서 점차 계급적으로 각성하고 조직적으로 뭉쳐 파업투쟁하는 정황을 그리게 된다. (……) 도시 공업지대로 옮겨와 노동자가 된 이들은 노동운동의 지하조직에 관여하면서 폐쇄된 농촌사회에서의 수동적이며 순응적인 농민의식에서 벗어나 선진적인 노동자의 의식을 가지면서 능동적인 성격으로 변화한다. (……) ‘첫째’의 변화발전 과정은 역사적으로, 그리고 소설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 이전의 소설에서 대부분 긍정적인 주인공이 지식인 출신이고 외부로부터 들어온 것으로 설정된 것과는 달리 민중 자신의 속에서 성장해온 긍정적 주인공이며 그 성장과정도 아주 구체적이며 필연적이다. 소작인의 딸로 지주에게 유린당하고 인천 대동방적공장의 여공이 되었다가 폐병으로 죽는 ‘선비’의 일생은 ‘식민지 조선의 농민의 딸’의 가장 대표적인 삶이다. 선비의 일생을 따라가면서 우리는 식민지 시대 친일지주와 소작농민의 모순, 친일 자본가의 하수인인 공장 감독과 공장노동자의 모순양상을 보게 된다. (……) 선비는 낙관적 전망을 역사적 필연성으로 구현하는 긍정적 인물에까지 미치지는 못한다. 그러나 식민지 조선의 대표적 인물로서 선비를 주인공으로 설정함으로써 1930년대 식민지 자본주의화를 겪는 조선사회의 다양한 측면과 민중의 삶의 실상을 폭넓게 수용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 강경애가 소설 후반부의 무대로 인천을 택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1933년 인천은 개항 50주년을 맞았다. 인천은 수도 서울과 가장 가까운 항구이며 공장지대였다. 1933년의 인천에서는 정미공장, 성냥공장, 부두의 하역노동자가 각종 노동쟁의를 일으켰으며 인천항을 통해 해외에서 들어오는 각종 단체의 운동원들이 검거되고 있다는 기사가 하루에 멀다하고 신문에 실렸다. (……) 이런 곳에 작가는 용연을 떠난 간난이, 첫째, 선비를 모여들게 하고 거기다 서울에 살다가 이념을 위해 가족을 뿌리친 신철이까지 가세시킨 것이다. 이런 인물들을 집합시키기에 가장 적절한 장소가 인천이었다. (……) 동양방적 인천공장은 이때부터 시작하여 해방될 때까지 늘 공장 노동자의 조직 사건의 중요 무대가 되었다. (……) 이처럼 인천은 우리나라 근대화의 관문이라는 공간적 특성으로 해서 노동문학의 중요한 무대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인천을 <인간문제>의 후반부의 공간적 배경으로 설정한 작가 강경애의 안목 또한 뛰어난 것이다. (……) - <강경애>, 이상경, 건국대출판부, 1997
작가의 말
인간사회에는 늘 새로운 문제가 생기며 인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투쟁함으로써 발전될 것입니다. 대개 인간 문제라면 근본적 문제와 지엽적 문제로 나눠볼 수가 있을 것이니, 나는 이 작품에서 이 시대에 있어서의 인간의 근본문제를 포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할 요소와 힘을 구비한 인간이 누구며, 또 그 인간으로서의 갈 바를 지적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끝까지 보아주시고 오류와 모순을 들어 진지한 질책을 내려주시면…… 할 뿐입니다. (‘작자의 말’, <동아일보>, 1934년 7월 27일) - <강경애 전집>, 이상경 편, 소명출판, 1999
관련도서
<강경애 전집>, 이상경 편, 소명, 1999 <강경애 연구>, 김정화, 범학사, 2000 <강경애: 문학에서의 성과 계급>, 이상경, 건국대출판부, 1997 ‘강경애와 간도체험’, 이상경, <한국근대여성문학사론>, 소명출판, 2002 ‘하층민 여성의 비극과 자기인식의 도정―강경애론’, 송인화, <페미니즘과 소설비평: 근대편>, 한길사, 1995 ‘강경애의 <인간문제>고’, 김종욱, <한국근대장편소설연구>, 모음사, 1992 ‘강경애 연구’, 조남현, <한국현대소설연구>, 민음사, 1987 ‘강경애론’, 김윤식, <속 한국근대작가론고>, 일지사, 1981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출판부, 2004 <한국문학명작사전>, 임헌영·김재용, 한길사, 1994 <한국근대문인대사전>, 권영민 편, 아세아문화사, 1990
관련멀티미디어(전체5건)
이미지 5건
  • 관련멀티미디어
  • 관련멀티미디어
  • 관련멀티미디어
  • 관련멀티미디어
  • 관련멀티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