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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데기

작품/자료명
번데기
초연장소
문예회관 대극장
작/연출
오은희 / 이종훈
장르구분
1990년대 이후
출연 / 스태프
출연 정박사/김성원 심재호/전무송 민희모/김미정 강진영/남경읍 유민희/전현아 오동도/이종열 보라/나윤선 용만·철호/서재경 승국/김효수 플룻주자/서지영 환자/진태순,홍미희,강태식,서인영,김수경,이성훈,이범석,김수진,김수정,김지은,이혜정,박쥬리 스태프 작/오은희 연출/이종훈 작곡/최종혁 제작/박웅 기획/정현,박종선,이종열 안무/이윤경 합창지도/임병욱 미술/조영래 조명/박종찬 음향/정형근,도명호 분장·의상/손진숙 사진/공영석 조연출/김화진 무대감독/김영수
내용
어두운 고치 속에서 벗어나 마침내 날개를 펴기까지 그 춥고 힘든 겨울을 견디는 번데기. 그것은 마치 이 사회에서 삶의 희망을 잃고 마음의 문을 닫은 채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과 같다. 뮤지컬 번데기는 그런 사람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서 자아의 본질과 새 삶의 의미를 찾게되는 과정을 그린 따뜻한 사랑의 선율이었다. 과거에는 의사였으나 지금은 세계적인 인형극 연출자인 심재호가 10여 년만에 고국땅을 찾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인형창고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로 인해 그의 아들 철호가 죽자 그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형극을 그만두고 서울에 있는 누님 집에 오게된다. 그러나 불에 타죽은 아들과 불탄 인형의 그림자 때문에 그는 괴로워한다. 심재호의 누님에겐 국가대표선수로 체조를 하던 딸 민희가 있는데 부상을 당해 휠체어에 앉게 되었고, 다시는 체조를 못하게 되자 심한 우울증세에 빠져 치료조차 거부하고 있다. 민희의 치료를 위해 재활병원에 함께 갔던 심재호는 그곳에서 민희의 치료를 맡고 있는 옛날 자신의 은사인 정박사를 만나고 자신의 아들과 비슷한 자폐아 용만이도 만나게 된다. 심재호는 용만을 자폐의 세계에서 끌어내기 위해, 두 번 다시 인형을 만지지 않겠다는 결심에서 깨쳐나와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인형극을 환자들에게 가르치기로 한다. 한편 치료를 거부하던 민희는 재활병원 자원봉사자인 강진영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타의반 자의반으로 재활치료를 받게 된다. 강진영의 애정이 싫진 않지만 자신의 처해진 입장에서 공연히 강진영을 멀리하던 민희는 강진영이 자신의 집을 방문한 후에 병원에 오지않자 그의 근황이 궁금해진다. 강진영은 실은 근육종양증이라는 불치의 병에 걸려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은 인생을 환자들에 대해 봉사함으로써 그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겠다는 생각으로 자원봉사일을 해왔었다. 이 사실을 나중에야 알고난 민희는 자신이 진영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겠다고 자청하는데… 심재호가 힘쓰고 있는 인형극 연습이 용만이 때문에 지리멸렬하자 환자들은 용만을 뺄 것을 강력히 원하지만 심재호는 용만에 대한 강한 집착 때문에 오히려 환자들을 나무란다. 철호가 죽은 이유가 바로 인형에게도 생명이 있다라고 얘기를 한 것이 화근이 되어 불붙은 인형제작 창고의 인형들을 살리기 위해 철호가 그 창고에 들어갔다가 사고가 난 것이었다. 용만은 교통사고로 부모를 모두 잃고 그 충격으로 자폐 속에서 살고 있는 소년이기 때문에 그 소년의 모습에서 죽은 철호를 발견하는 심재호에게 정박사는 모든 것을 조급히 생각지 말고 인형과 시간이란 약으로 환자들을 대하라고 얘기한다. 드디어 인형극이 올라가는 날, 용만이 드디어 자폐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어눌한 솜씨로 ‘번데기의 꿈’을 부른다.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심재호. 심재호는 드디어 아들에 대한 소극적 죄의식을 벗어던지고 더 큰 사랑을 위해 인형극을 다시 시작한다. 마치 번데기가 추운 겨울을 견디고 따뜻한 봄날을 맞아 하얀 나비가 되듯 심재호, 민희, 강진영, 용만은 다시 태어난 것이다.
리뷰
수상
제18회 서울연극제 대상 수상
평론
뮤지컬 <번데기>는 육체적 또는 정신적 불구를 지닌 사람들이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고통과 좌절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매우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외국에서 명성을 얻은 인형극 연출자 심재호(전무송 역)가 인형창고의 화재 사고로 아들을 잃은 후 고국에 돌아오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심재호의 누님에겐 국가대표 체조선수로 활약하다 부상을 당해 하반신 마비 상태인 딸 민희(전현아 역)가 있다. 심재호는 극도의 우울증에 빠져 있는 민희를 설득하여 재활병원을 찾아가고 거기서 자폐아인 용만이를 비롯하여 많은 정신박약아, 지체부자유자들을 만나게 된다. 헌신적인 사랑으로 민희를 일으켜 세운 자원봉사자 강진영(남경읍 역)은 근육 종양증이라는 불치의 병에 걸려 죽어간다. 이 작품은 절망의 끝에도 희망이 있고 사랑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를 강력하게 웅변해준다. 심재호는 스스로의 상처와 병원 환자들의 불구를 극복하기 위해 함께 인형극 놀이를 꾸민다. 인형극 연습을 통해 환자들은 육체적으로 정상을 회복해갈 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도 되찾아간다. 마치 컴컴한 누에고치 속에서 벗어나 날개를 펴기 위해 추운 겨울을 견뎌내는 번데기처럼! 드디어 인형극 공연이 올라가는 날, 모두는 삶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번데기의 꿈’을 합창한다. 너무 작위적으로 희망의 샘물을 퍼 올린 감도 있으나 연극이라는 허구의 세계가 이를 충분히 용납한다. 우리는 현실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꿈을 연극 속에서 실연하고 그 포만감을 다시 삶의 의욕으로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 오은희는 젊은 나이에 비해 삶을 매우 성숙한 시각으로 바라보며 진지한 주제를 아주 유쾌하게 요리할 줄 안다. <번데기>는 온전한 몸으로 숨을 쉬고 있다는 자체가 얼마나 행복한지 일깨워주며 새삼 어려운 이웃과 주변에 눈 돌리게 만든다. 최종혁의 음악은 매우 서정적인 호소력으로 꿈과 희망을 이끌어낸다. 병원 원장으로 출연하는 김성원을 비롯하여 전무송, 전현아 부녀와 김미정, 나윤선 모녀의 연기 앙상블이 뛰어난다. 특히 전현아, 나윤선은 신인답지 않게 뮤지컬 배우로 대성할 수 있는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다. 여기에 이미 뮤지컬 스타로 자리잡은 남경읍의 열연이 매력적이다. (<주간한국>, 김미도, 1994년 12월 29일) 이번 공연에서는 우선 소재 선택이 눈에 띈다. 창작 뮤지컬 <번데기>는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장애자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서 그들의 재활의지를 감동적으로 극화하였다. 고치 속에서 어둡고 답답한 나날을 보내는 듯하지만 그 속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허물을 벗고 화려한 나비로 탈바꿈하는 번데기들을 형상화한 이 작품은 고통 속에서 성장하게 되는 인간사를 축약해 보여줌으로써 상당히 감동적이었고 동시에 교훈적이었다. 또한 작품 곳곳에서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밝은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 애쓰는 장애자들을 향한 작가의 따스한 시선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이번 작품에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고 상심한 아버지, 교통사고로 부모를 모두 잃고 인형 하나만을 부둥켜 안은 채 말문을 열지 않는 자폐아, 더 이상 체조를 하지 못하게 되어 심한 우울증에 빠진 체조선수, 그리고 자신의 불치병을 숨기고서 재활원생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자원봉사자 등 여러 가지 심신상의 장애를 겪으면서 갈등하는 인물들의 몸부림이 극적으로 전개되었다. 작가는 이러한 여러 쌍의 이야기를 정교하게 엮어 나가면서 인형극을 극중극으로 끌어들였는데, 이렇듯 치밀한 구성은 ‘이야기성’을 상실한 채 알 듯 모를 듯 난해하기만 한 최근 연극 성향에 새로운 자극이 되었다. (<90년대 연극평론자료집3>, 이재명, 한국연극평론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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