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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해설

우리나라의 한문소설은 근대적 의미의 소설과는 다르며 서구의 로망스(romance) 개념에 가깝다. 설화적 차원의 이야기에 작자의 창작의식이 개입될 때 비로소 소설이 성립한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러한 최초의 작품은 조선 초기 김시습의 <금오신화(金鰲神話)>에서 비롯한다. 한문소설의 연원은 고대의 전기(傳奇) 양식에 속하는 설화, 즉 전기체 소설에서 찾을 수 있다. 전기체 소설은 당대에 개인 창작자가 기이한 이야기를 소설 형식으로 구성해서 인간현실이나 인간관계를 반영한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나말여초에 발달했다. 고려 중기 이후에는 의인화한 사물의 전기인 가전체(假傳體) 소설이 등장한다. 가전체 작품들은 허구적 세계를 바탕으로 하여 의인화한 사물의 묘사를 통해, 세태를 비판하고 교훈을 주려 하였다. 또 고려시대에는 종전에 볼 수 없던 양식인 패관문학이 등장했다. 패관문학이란 역사·설화·신변잡기·시문에 얽힌 일화 등 잡다한 내용의 글로서 신라의 설화적 전통을 계승함으로써 이후 조선의 소설문학 형성에 기여했다. 위의 한문 작품들은 비록 작자의 허구의식이 동원되었다 해도 전승설화에 기본적으로 충실했던 데 비해, 조선초 <금오신화>에 이르면 민간전승설화가 작가의 허구적 상상에 적절히 용해되어 문학적으로 표출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작가의 이념과 현실과의 갈등이 잘 드러난 <금오신화> 이후 문학은 이로써 본격적인 소설기에 접어들게 된다. 고려시대의 가전체소설에 이어 조선시대에는 심성(心性)을 의인화한 천군계(天君系) 소설과 동식물을 의인화한 작품들이 조선 말기까지 계속 나타났다. <금오신화>와 한문학의 몽기류(夢記類)와 관련되는 ‘몽유록계(夢遊錄系) 소설’에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선비들의 이상(理想)이 제시되고 강한 현실비판 의식이 드러나 있다. 작품으로는 임제의 <원생몽유록(元生夢遊錄)>, 심의(沈義)의 <대관재몽유록(大觀齋夢遊錄)> 등이 있다. 남영로(南永魯)의 <옥루몽(玉樓夢)>, 이정작(李庭綽)의 <옥린몽(玉麟夢)> 등은 몽자류(夢字類) 소설로서 양반 사대부의 현실적 이상을 다루었으며, <임진록(壬辰錄)>·<임경업전>·<최고운전(崔孤雲傳)>·<운향전(雲香傳)>등은 임진왜란·병자호란의 양란 이후 나타난 군담류(軍談類) 소설로서 역사적 또는 허구적 영웅을 주인공으로 했다. 임진왜란 이후에는 남녀애정을 주제로 한 염정소설(艶情小說)이 나타났는데, 여기에는 권필의 <운영전(雲英傳)>·<숙향전>, 김소행(金紹行)의 <삼한습유(三韓拾遺)> 등이 있다. 박지원은 그의 실학사상에 바탕을 둔 소설<허생(許生)>·<호질(虎叱)>·<양반전> 등을 통해 현실을 풍자하면서 한문소설의 독특한 경지를 개척했으며, 17세기초의 허균(許筠)은 <성소부부고>에 실린 5편의 소위 일사소설(逸士小說)에서 당시 사회에서 소외된 가난한 선비, 중인계층, 천민 등을 등장시켰다. 한문 단편(短篇)은 전(傳)과 민간설화를 토대로 형성된 조선 후기의 소설 양식으로, 당시 상품경제의 발달에 따른 도시의 형성과 농촌의 변화, 양반의 몰락과 상인들의 대두, 부(富)와 신분의 갈등, 남녀의 애정과 사회규범과의 모순 등을 생생하게 그렸는데 작품들은 이희준(李羲準)의 <계서야담(溪西野譚)>, 이원명(李源命)의 <동야휘집(東野彙輯)>·<청구야담(靑丘野談)> 등에 실려 있다. 한편 심능숙(沈能淑)의 <옥수기(玉樹記)>는 가문소설 유형에 속하며, 목태림의 <종옥전(鍾玉傳)>, 작자 미상의 <오유란전(烏有蘭傳)>등은 양반의 호색적인 면을 풍자한 세태풍자소설에 든다. 한문소설은 개화기까지 이어져 <만강홍(滿江紅)>(1914)·<신단공안(神斷公案)>(1906)·<잠상태(岑上苔)>(1906) 등이 나타났는데, 한자로 표기되었다는 점 외에는 고전 국문소설과 성격을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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