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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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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해설

13세기 초기에 출현하여 조선 말기까지 명맥이 이어진 시가 형식으로 경기하여가(景幾何如歌), 경기하여체가(景幾何如體歌), 별곡체(別曲體), 별곡체가(別曲體歌) 등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후렴에 나오는 “경(景)긔엇더하니잇고”라는 구절을 근거로 경기체가라는 명칭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기원과 발생에 대해서는 다른 갈래보다 불확실하여, 향가, 고려속요, 민요, 중국의 사(詞)나 사륙문(四六文) 등 여러 이설이 있다. 그 이전의 시가 양식에서 경기체가의 모태를 여러 가지로 추정하고 있지만, 결정적인 타당성을 확인받을 만한 견해가 없으며 추론에 그치고 있다. 현존하는 작품은 모두 25편으로 그 가운데 고려시대의 것이 3편, 조선시대의 것이 22편으로 13세기 중기부터 19세기 말기까지 분포되어 있다. 조선 전기를 지나면서 현저하게 쇠퇴하여 16세기 중기 이후에는 간신히 명맥만 유지했다. 경기체가의 성립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작자와 향유층은 고려 후기의 신흥 사대부 문인으로 알려져 있다. <한림별곡>을 지은 여러 유학자, <죽계별곡(竹溪別曲)>과 <관동별곡>을 지은 안축이 이에 속하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고려 후기에 역사의 새로운 주도 세력으로 부상한 계층으로서 한시 창작만으로 충족될 수 없는 욕구를 경기체가 형식을 이용하여 표출했다. 경기체가는 무신집권기 문인의 현실 도피적 성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기도 했지만, 고려 후기에 등장한 신흥 사대부의 세계관과 미의식의 한 반영으로 보는 것이 통설이다. 특징으로 주변 사물에 대한 관심, 득의양양하고 도도한 태도 등이 지적되고 있다. 경기체가는 형식의 구속이 유난히 완강한데, 연과 연이 구분되는 분련체(分聯體)의 형식이며, 전절(前節)과 후절(後節)의 구분이 있다. 형태의 안정성이 비교적 잘 유지되었던 조선 전기까지의 작품을 놓고 볼 때 전절에서는 대체로 3음보격을 취하면서 사물, 행위들을 순차적으로 나열하고 “위……경(景)긔엇더 니잇고”와 같이 감탄형 문장으로 집약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전절보다 짧은 후절은 음악상의 일정한 질서, 절차로 4음보격을 취하고 있다. 경기체가는 까다롭고 엄격한 형식적 제약 속에서 외부 세계에 존재하는 사물을 일정한 관점에 의해 선택, 재구성하고 하나의 경(景) 안에 포괄하는 정서적 감격의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이와 같은 특성을 놓고 갈래의 성격을 규정하는 데 이견(異見)들이 있는데, 처음에는 서정 갈래의 하나로 보다가 교술 갈래의 일종으로 보는 새로운 견해가 제시되었다. 그 근거로 실제로 존재하는 작품 밖의 세계를 그대로 옮겨놓았을 뿐 새로운 세계상을 창조하지 않고, 작품화되기 이전에 가졌던 문자 그대로의 외연적(外延的) 의미를 제시하는 데 그치고 있음을 들고 있다. 이와 달리 서정이나 교술의 어느 한쪽으로 귀속시키지 않고 중간·혼합적 갈래의 하나로 보는 견해도 있는데, 사물·경험의 나열과 집약이 외부적 사실의 정보를 재확인하거나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실·이념의 차원과 주정적(主情的) 심미화의 차원이 특이하게 결합되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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