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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 1940년대의 소설문학

1945년 8월 15일을 우리는 흔히 ‘해방’이나 ‘광복’이란 말로 형용한다. 36년에 걸친 일제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해방’이며, 또 그런 만큼 원래의 자리를 회복했다는 의미에서 ‘광복’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힘으로 쟁취한 ‘독립’이 아니라 일본의 패전에 따라 주어진 ‘해방’이라는 역사적 성격은 이 시기의 성격을 매우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 시기의 역사는 무엇보다 먼저 정치가 모든 영역을 압도하는 ‘정치의 시대’를 만들었다. 자연히 이 시기 한국문학도 ‘문학의 정치화’ 경향을 다양한 층위에서 보여준다. 가장 먼저 조직에서 그 면모는 확연히 드러난다. 임화·김남천 등 과거 카프계 문인들이 주도하고 이태준·정지용·박태원 등 구인회 계열의 작가들이 합류하여 결성한 ‘조선문학가동맹’과 그에 맞서 변영로·오상순·박종화·김영랑·김광섭·조지훈·서정주 등 민족주의 문학파 출신의 우익문인들이 조직한 ‘전조선문필가협회’는 정치적 좌·우 이념이 문학적인 쌍벽으로 고스란히 이전된 양상이다. 따라서 일부 작가들에게는 그러한 이념적 대립과 갈등이 그들의 운명까지 갈라놓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개별 작가의 구체적인 창작 속으로 들어가면 당시의 정치사회적 혼란이 상기하듯 차분한 문학적 성과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편이다. 중도적 시각에서 이 시기의 현실을 형상화한 염상섭의 <양과자갑>이나 채만식의 <논이야기>·<도야지> 등이 비교적 높은 문학적 성취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먼저 손꼽히는 것도 그와 무관치는 않을 것이다. 물론 이태준의 <해방전후>, 이선희의 <창>, 지하련의 <도정>, 김학철의 <균열> 등과 황순원의 <목넘이마을의 개>, 김동리의 <역마>·<혈거부족>, 최인욱의 <개나리> 등이 각기 좌우 진영을 대표하는 나름의 성취작이라 할 만하다. 또한 이들 작품들은 대개 격변하는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귀환 동포 등의 귀향의식을 담고 있거나, 토지개혁 등 정치적 과제와 사회적 세태를 보여주고 있으며, 일제말기의 친일문제 등을 둘러싼 자기비판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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