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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 1930년대의 소설문학

1930년대 전반기는 프로문학운동이 크게 맹위를 떨쳤던 시기이다. 카프는 제1, 2차 방향전환을 거쳐 볼셰비키화, 창작방법논쟁 등을 통해 작가들로 하여금 현실의 움직임에 발빠르게 동참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에 따라 소설 분야에서도 다양한 소재와 주제가 작품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른바 김남천, 이북명 등에 의해 ‘공장소설’이 만들어지고, 또 이기영, 권환 등에 의해 ‘농민소설’이 활성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1935년 카프가 일제에 의해 강제로 해산되면서 프로소설계는 크게 위축되는 동시에 극심한 변화를 겪게 되고, 동시에 이태준, 박태원, 이상 등을 중심으로 한 구인회 계열을 중심으로 1930년대 중반 이후 새로운 소설세계가 활발히 형성되기 시작했다. 동시에 이근영, 현덕, 김유정, 최명익, 김동리 등의 신인들이 거기에 동승하여 이전 작가들과는 여러모로 다른 개성 있는 문학세계를 보여주었다. (1) 조직운동의 일환으로서 작품활동을 전개하면서도 1930년대 전반기에 나름의 업적을 남긴 프로 소설가로 김남천, 이기영, 한설야, 이북명 등을 거론할 수 있다. 이들은 1920년대 신경향파 소설이 가졌던 빈민들의 세계에서 벗어나 노동자·농민들에 중심축을 두고 파업이나 소작쟁의 등 집단적 움직임을 작품 안에 담으려 애썼다. 말하자면 초기 프로소설에서 묘사된 무산계급과 유산계급의 대립 양상은 이 시기에 들어와서 식민지 자본주의화가 진행되는 조선적 현실에 대한 폭넓은 묘사와 그 속에서의 구체적인 계급관계에 따른 대립과 연대에 대한 모색으로 나아갔다. 그리하여 평범한 민중이 계급적 모순을 자각한 의식 있는 전위로 성장하는 과정과 활동상, 그리고 파업, 소작쟁의 등 대중적 투쟁양상을 담은 많은 작품들이 산출되었다. 대표작으로 이기영의 <홍수>·<서화>, 김남천의 <공장신문>, 권환의 <목화와 콩>, 이북명의 <질소비료공장> 등을 손꼽을 수 있다. (2) 1930년대 들어 유진오, 이효석, 김유정, 채만식 등 이른바 동반작 작가로 간주되었던 작가들의 활동도 크게 주목된다. 지식인 문제를 다룬 유진오의 <김강사와 T교수>, 이전과 다르게 서정적인 소설을 개척하기 시작한 이효석과 김유정의 전환, 무엇보다 당대의 세태를 탁월하게 묘파하는 가운데 풍자문학의 전범을 이룬 채만식의 <레디 메이드 인생>·<태평천하> 등은 1930년대의 빼놓을 수 없는 문학적 성취이다. 아울러 염상섭의 <삼대> 또한 이 범주에 해당하는 성과작이다. (3) 또한 구인회 계열의 이태준, 박태원, 이상 등의 활약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정제된 형식과 뛰어난 인물묘사를 통해 <고향>·<불우선생>·<달밤>·<복덕방>·<패강랭>·<영월영감> 등 단편 수작들을 숱하게 산출해낸 이태준, 지식인의 내면풍경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소외 문제를 그린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과 삽화를 나열하는 형식을 통해 서울 청계천변의 자본주의 세태를 묘사한 장편소설 <천변풍경>의 박태원, 시에서만이 아니라 소설에서도 가장 파격적인 작품을 산출한 이상의 <날개>·<봉별기> 등은 1930년대를 형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소설 지표들이다. (4) 사실상 그 외에도 다양한 작가들이 다양한 개성을 가지고 이 시기 소설계를 수놓고 있다. 성과 위주로 간략히 정리하면 우선 무엇보다도 단편 이상의 장편소설이 활발히 창작되면서 이 시기의 주요한 소설적 성과로 자리잡게 된다는 사실이다. 도시화 등 사회의 변화와 저널리즘의 융성 등이 그 배경을 이루지만 어찌되었든 장편소설이 서사양식의 중심에 서게 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가장 대표적인 소재 및 주제 분야에서 농민소설의 성취를 빼놓을 수 없다. 브나로드 운동의 영향 탓도 있겠지만 당대 사회의 핵심에 농촌이 놓여 있다는 민족적 삶의 문제가 작가들의 가장 큰 관심사였음을 말해주는 증거이다. 이기영의 <고향>, 심훈의 <상록수>, 이광수의 <흙>, 이무영의 <제1과 제1장>, 박영준의 <모범 경작생>, 김정한의 <사하촌>, 거기에 이효석, 김유정의 향토색 짙은 작품 등이 그것이다. 또한 홍명희의 <임꺽정>, 이광수의 <이순신>, 김동인의 <운현궁의 봄>, 박종화의 <금삼의 피>, 현진건의 <무영탑> 등 역사소설 분야를 제외할 수 없으며, 동시에 <인간문제>의 작가 강경애를 비롯하여 박화성, 최정희, 백신애 등 여성작가들의 활발한 활동도 이 시기의 주목할 만한 모습이다. 임규찬(문학평론가, 성공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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