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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국악연주 단체의 동정 및 현황

2000년대 이후 국악 활동, 특히 기악 부문에서는 개인과 실내악단을 중심으로 많은 연주회가 열렸다. 국악공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더 많은 지역에서 그 지역의 특색에 맞는 국악 상설공연을 하고 있고, 연주단체들 역시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독주회가 대부분 가야금 연주회로 일관되었던 반면에 2005년은 가야금뿐만 아니라 거문고와 해금은 물론 대금과 피리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독주회를 선보였다. 또한, 실내악단이 양적으로 증가하였는데, 각 단체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차별화된 연주회를 기획하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실내악단이 창작음악과 크로스오버와 퓨전음악 등 현대화를 추구한 나머지 전통음악을 소외시하는 경향이 우려되었다. 서울과 지방의 각 연주단체들은 기획과 테마가 있는 공연을 통하여 대중들과 친숙한 음악적 교감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두드러지는 실내악단의 활동 국악계의 커다란 변화 중의 하나가 해가 거듭될수록 실내악단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많은 실내악단이 각 단체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연주회를 기획하여 공연하는 움직임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는 대부분 성공적이었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음악의 장르가 너무 창작음악의 성향으로 치우쳤다는 것이다. 물론 전통음악 또는 전통에 기반을 둔 현대적인 음악어법으로 구성된 곡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퓨전스타일의 음악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였다. 2005년에 활동했던 실내악단 중에서 ‘정농악회’, ‘슬기둥’, ‘한국음악발전연구원’ 등은 오랜 세월 동안 우리들에게 좋은 음악을 선사했던 친숙한 단체들이다. 이외에도 많은 실내악단이 연주활동을 했는데 그 단체들을 대략 헤아려보면 먼저 가야금의 경우 ‘금암회’와 ‘여울’, ‘아우라’, ‘한양가야금연주단’, ‘숙명가야금연주단’, ‘김해시립가야금연주단’, ‘부산시립가야금연주단’ 등이다. 거문고는 ‘금율악회’와 ‘앙상블 거믄’이고, 해금에 ‘이현의 농’과 ‘순수’, ‘해금연구회’가, 아쟁은 ‘한국아쟁악회’와 ‘아쟁앙상블 ARCO’이다. 대금은 ‘한양대금앙상블’과 ‘대금연구회’, ‘금마루’이며, 피리는 ‘황종국악관현악단’과 ‘21세기피리음악연구회’이다. 단소에 ‘구음회’가, 생황은 ‘한국생황연구회’에서, 퉁소는 ‘한국퉁소연구회’에서 귀한 음악을 선보였다. 그리고 현악앙상블로는 ‘한모음’과 ‘초콜릿’, ‘이채’가, 퓨전국악그룹으로 ‘The林(그림)’과 ‘중앙컬쳐밴드 ONE’, ‘고스트 윈드’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2005년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공연이 있었는데, 바로 창단 20주년을 맞이한 ‘슬기둥’의 기념연주회이다. 이 단체는 1985년 국악계의 미래를 짊어질 신세대 연주자들이 국악의 대중화를 목표로 창단하였다. 그래서인지 실내악단 중에서 20년 동안 꾸준히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온 신국악 운동의 선두주자 역할을 하였다. ‘슬기둥’은 대중지향적인 성향이 강해서인지 많은 이들이 즐겨 부르고 연주하는 레퍼토리가 많다. 이날 연주도 평소 우리에게 알려진 친숙한 곡목들로 이루어졌다.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대중음악과 서양음악을 넘나드는 것은 물론 국악가요에 이르기까지 신명나고 개성있는 음악세계를 구축하였다. 대부분의 실내악단이 전통음악보다는 창작음악 중심으로 연주곡목을 구성하였다. ‘아우라’와 ‘여울’, ‘청주해금앙상블’, ‘하늘지기’, ‘The林’, ‘중앙컬쳐밴드 ONE’은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만남을 시도한 퓨전스타일의 음악을 연주하였다. ‘고스트 윈드’는 전혀 공통점이 없을 것 같은 국악과 록(rock)이 어우러진 연주로 신명나고 독특한 음악세계를 경험하였다. 그리고 ‘부산가야금연주단’과 ‘황토제’, ‘운지회’는 전통음악에서 퓨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였다. 이처럼 실내악단의 다양하고 활발한 연주활동은 많은 변화를 추구하였다. 먼저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음악문화의 이해와 더불어 연주 레퍼토리가 많이 확대되었다. 그리고 음역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개량악기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이에 따른 연주기법의 변화가 이루어졌다. 퓨전 국악과 국악실내악단의 활동 ‘2005 국악축전’은 국악계에서는 가장 주목할 만한 축제로 자리매김하였다. ‘2004 국악축전’의 성과에 힘입어 2005년, 2006년에는 서울과 경기 일원의 수도권 관객들을 대상으로 펼쳐진 다채로운 국악공연과, 특히 러시아의 사할린과 베트남에서의 해외공연이 이어졌다. ‘국악축전’ 외에도 다양한 퓨전국악과 크로스오버 음악의 연주회가 이어졌다. 큰 흐름을 살펴보면, 그룹으로 활동하는 강은일, 정수년 등 해금 연주자들과 <상상>, <정가악회> 등 젊은 연주자 그룹들의 활동이 눈에 띈다. 또한 가야금 앙상블 연주는 거의 붐을 이루다시피 했는데, 본격적인 가야금 앙상블의 시대를 연 첫 주자라 할 수 있는 <사계>는 음악적 깊이를 더한 그룹으로 활동을 계속하여 인지도도 높아졌고, 그 뒤를 이어 나타난 새로운 가야금 사중주단 <여울>의 활동도 두드러졌다. 그 밖에도 2005년에는 <서원가야금연주단>과 <현> 등이 창단되어 가야금 앙상블을 풍요롭게 하였다. 퓨전국악은 나름대로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다양한 시도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에 발맞추어 젊은이를 중심으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2005년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젊은 국악의 방향이 이를 통하여 모색되었던 한 해로 기록된다. 솔리스트 앙상블 ‘상상’·가야금 앙상블 ‘사계’·타악그룹 ‘공명’·숙명가야금 연주단·서울새울 가야금 3중주단·퓨전 그룹 ‘그림(the林)’ 등 기존 실내악 단체의 왕성한 활동에 덧입혀, 보다 젊고 의욕적인 국악 실내악단들이 2004년에 결성된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사건이다. 가야금 앙상블 ‘여울’과 ‘아우라’, 거문고 앙상블 ‘거믄’ 등이 그 대표적인 그룹이다. 이들은 전통음악의 세례를 충실히 받고 성장한 연주자들이면서 동시에 보다 새로운 창작국악에 대한 갈증이 강한 세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창단연주회를 하면서 모두 초연 창작곡을 발표하였는데, 일회적인 경향의 작품 위촉보다 지속적인 연주활동을 보장하는 실내악 그룹의 위촉이 작곡가들로 하여금 보다 긴장감 있는 창작활동을 부추기는 계기로 작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실내악의 왕성한 움직임은 그만큼 창작국악의 수위를 보다 높이 고양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독주곡 분야에서는 강은일의 첫 앨범 「오래된 미래」와 김애라 2집 「My story」, 성의신 1집 「Moon in the clouds」, 일본에서 제작한 꽃별 2집 「Star garden」 등의 해금 앨범이 주목을 받았는데, 공통적으로 소품 위주의 국악 퓨전 작품들이다. 흔한 말로 해금 독주곡을 써 보지 않은 작곡가가 없을 정도로, 해금은 21세기 국악독주곡 분야에서 첨예한 대중적 소통을 이끄는 리더라 할 수 있다. 그것은 해금이라는 악기가 갖는 높은 ‘순도(純度)’ 덕분이기도 하려니와, 동시에 서구음악과의 융합이 보다 자유스러운 악기 구조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양적인 증대에 비해 전통적인 특성이 감추어지고 서구적 어법의 음악적 틀에 쉬이 투항해버리는 경향에 대해서는 주변의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지형의 가야금 독주 앨범「8개의 정경」은 구본우·이만방·이해식 등이 서양 하비에 알바레체(Javier Alvarez), 타카하시 유지(Takahashi Yuji) 등의 외국 작곡가들과 더불어 참여한 앨범으로서, 서구 모더니즘 기법이 진지하게 배어 있는 ‘고집스러운’ 앨범으로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창작국악의 새로운 관행 형성과 이론화 작업 서구 엘리트 음악의 흐름이 작곡과 연주의 명백한 분리를 전제로 하는 것과는 달리 전통음악은 철저히 연주자 중심의 음악이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각 악기의 조건에 따르는 연주자의 성음과 시김새가 작품의 주요한 포인트로 여겨졌고, 대개의 전통음악들은 연주자적 감성에 의해 빚어진 결실이다. 한편, 서구음악은 20세기를 경과하면서 연주와 작곡이 하나로 통합되는 흐름을 형성하기에 이른다. 그 통합의 흐름은 재즈와 록(& Roll), 블루스 등이 주도해온다. 이렇게 볼 때 대중적 양식의 서구음악과 20세기에 시작하여 가장 늦게 완성된 전통음악 자산인 산조는 많은 면에서 음악적 양상이 비슷하다. 연주자의 즉흥적 감성을 중시 여기는 음악이라는 점에서 그렇고, 그것을 위해 균등하며 규칙적인 패턴 리듬의 근간을 형성한다는 점이 그렇다. 또 작곡가와 연주자가 동일하다는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연주로부터 작곡이 분리되는 경험을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갖게 된 창작국악은 그동안 서구 엘리트 음악이 담지해온 작곡가의 악보 중심의 창작 관행을 충실히 따라왔다. 그 관행의 결실은 국악관현악단을 광범위하게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고, 새로운 전통음악의 리더로서 작곡가의 역할이 보다 높아지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성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한편으로 전통음악의 역동적인 에너지와 색채감, 그리고 연주자의 생동감 넘치는 시김새가 다채롭게 스며드는 경향보다는 구조적인 짜임새와 서구적 작곡기법이 과다하게 차용되는 방향으로 치우쳐온 한계를 드러내기도 하였다. 이를테면 연주자적 감성으로 빚은 전통음악 작품에서 발견되는 생동감과 역동성, 전통적 특질을 어떻게 창작국악이 회복시켜낼 것인가에 관한 과제를 창작국악이 거머쥐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제는 연주자가 창작에 참여하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조심스러운 해결책을 모색하게 되는데, 그 실험은 대개 실내악 그룹의 공동창작 방식에서 나타났다. 멀리는 ‘슬기둥’의 작업에서부터 그 단초(端初)를 엿볼 수 있고, 퓨전 실내악 그룹 ‘그림(the 林)’과 솔리스트 앙상블 ‘상상’이 그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 슬기둥이나 그림의 경우, 대부분 기존의 창작 관행과는 달리 연주자들과 작곡가들이 오랫동안 공동작업을 거쳐 작품을 완성하는 방식의 창작 관행이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작곡가가 악보로 표기하는 범위는 뚜렷한 테마 선율과 기본적인 구성만을 제시하고 세부적인 음악의 내용들은 연주자에게 맡기는 방식의 공동창작이다. 이러한 새로운 창작 관행은 솔리스트 앙상블 ‘상상’을 통해 더욱 뚜렷한 방식으로 드러나는데, 상상은 세 명의 연주자가 직접 자신들의 작품을 창작해 온 그룹으로서 그간 독특한 위치를 점해 왔다. 물론 그 창작의 내용은 기존의 악보로 표기되는 작곡이 아니라 세 연주자의 공력과 호흡에 의지하는 즉흥연주, 이를테면 새로운 방식의 ‘시나위’이다. 하지만 이들의 작품은 연주자적 감성이 자유롭게 발산되는 장점 이면에 일반 작곡가들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짜임새나 구성력이 결여되는 취약함을 동반하게 되었다. 이러한 자신들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상상은 2004년 자신들의 정기연주회를 외부 작곡가들과 공동창작 작업으로 설정하고, 일 년에 걸쳐 긴 호흡으로 준비를 해왔다. 이건용·김대성·이태원·류형선이 작곡가로 참여하였고 원일이 연출한 상상의 공연은 연주자의 자연스러운 감성과 작곡가의 구성력이 어떻게 조화롭게 엮어질 수 있는지, 동시에 재즈나 대중적 소품과 같은 단순구도에 의한 방식이 아니라 보다 복합적 구성력을 갖는 긴 호흡의 작품으로 어떻게 빚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미 있는 공동창작 실험이었다. 이것은 전통음악계나 서구 엘리트 음악계는 물론, 이러한 경향을 일찍이 시도해온 서구 대중음악계에도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는 의미 있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창작국악의 폭과 깊이가 더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창작국악’의 체계 있는 이론화 작업의 필요성이 대두되기도 한 것은 2004년의 또 하나의 성과이다. 창작국악의 이론체계는 실로 시급하고 절실한 과제이다. 특히 국악작곡 교육이 행해지는 교육현장에서는 더더욱 절박한 사안이다. 이러한 절박함의 발로로서 2004년 2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주최하여 2박 3일간 ‘홍천비발디파크’에서 개최된 세미나 ‘창작국악의 비판적 검토’는 비록 초보적인 수위의 논의였지만 창작국악을 둘러싼 전반적인 화두들을 작곡가·음악학자·비평가 모두가 모여서 검토한 의미 있는 논의 공간이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창작국악의 층위가 점차 다원화되어가는 추세이니만큼 이를 화두로 하는 논의 공간은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또 그리 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연주단체의 기획력 강화 2000년대의 국악창작계를 돌아보면 우선 초연 곡의 양적인 증가가 눈에 띈다. 과거에 비해 월등히 많아진 초연 곡의 발표는 국악계의 중심축이 점차 창작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우리의 음악문화를 위해서 크게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이며 음악계의 흐름이 이제 정상적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초연 곡의 양적인 증가와 함께 그 성향이 매우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작곡가마다 작품성향이 크게 다르고 그 폭이 넓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작곡가들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상상력들이 마음껏 발휘되고 있는 것으로 그 동안 작곡가들을 짓눌러 왔던 권위적인 요소들이 사라지고 개인의 예술성과 창의성이 존중되는, 음악에 있어서의 민주주의 시대가 도래하기 시작했음을 알려 주는 것이다. 또한, 창작계를 이끌어 가는 주역들이 기존의 중견 작곡가들에게서 젊은 작곡가군으로 옮겨가는 뚜렷한 징후를 볼 수 있다. 이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신의 색깔을 펼쳐 보이고 있으며, 창작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와 함께 국악관현악단이나 실내악단의 초연작품 공연형태가 기존의 창작음악에 한두 개 초연 곡을 끼워 넣는 식에서 탈피하여 하나의 공연 전체를 특정한 주제에 맞추어 새로 창작해서 공연하는 식으로 변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은 연주단체의 기획력이 점차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 할 것이다. 참고: 2003~2006 『문예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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