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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멋진날

작성자
100레벨 아이콘 관리자 나비이음
작성일
2020-12-22 (화) 00:22
조회수
4918
추천수
0


제목 : 마음을 쓰고 세상을 만나다 어느 멋진 날
글 : 경남 문해 교실67인 할매,할배 
그림 : 초록담쟁이
펴낸곳 : 책숲놀이터
펴낸이 : 이은형
디자인 : 이미정

경남문해교실 67인의 할매,할배쓰고 초록담쟁이가 그린 시화집이다. 70여편의 시와 그림을 읽으면서 마음이 뭉클하기도 했지만 시어들이 너무 곱고 예뻐서 눈물이 날뻔했다. 

p.16 공부를 하니 해 뜬 기분이야/해 뜬 기분이 너무 좋아!/“보소, 이제야 내 당장 답장 할 수 있구만은 / 너...무 늦었지요?

p. 72 나비가 앉으려다가 /호미에 치어 날개가 떨어졌다/ “우짜꼬?” /날개가 꺽여 날지 못하는 나비가 /늦깍이 공부하는 내 신세 같다

p.93 한글은 내게/ 라일락 향기 담아 띄워 보내는/당신 향한 마음의 시작입니다.

p.146 신바람이랑 같이 다리를 건넜다/ 기분이 좋다/ 내 두다리는 가볍다.

시화집은 말 그대로 짧은 시속에 그림 속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닌 한 사람의 인생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스며 있다. 글은 교정하지 않고 문해학습자가 쓴 그대로 수록 되어있어서 투박하지만 정겨운 느낌이 든다. 

희 – 생애 처음 글을 익히며 맛보았던 기쁨,환희의 순간을 적다.
로 – 인생의 굴곡진 순간에 느꼈던 마음을 담아내다.
애 – 눈물이 차오르던 기억의 저편을 내다보다.
락 – 황혼에 만나는 배움의 즐거움 그 길을 나서다. 

경남 문해 교실67인 할매, 할배 분들께서 한글을 배우고 익혀서 시로 표현하기까지 농사를 짓는 것만큼 수많은 연습과 정성, 노력을 들이셨을 것이다. 한글을 알고 세상이 달리 보이고 또 다른 세상을 만난 기쁨을 노래하는 시들이 노랫소리처럼 들렸다. 시를 읽으면 엄마가 아픈 내 배를 쓸어내며 “엄마 손은 약손”하는 것처럼 뱃속이 편한해지고 따뜻함이 느껴진다. 

가만히 이 책을 읽는 내내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었다. 엄마 또래와 비슷하신 분들의 글들을 보며 우리 엄마는 한글을 읽고 쓸 수도 있는데 엄마 감정을 “화”라는 것으로 풀어내는 모습이 이내 안타까웠다. 엄마도 우리 엄마도 이분들의 인생 못지않은 이야기가 있을 것인데 시로 풀어내시면 좋겠다는 사심 가득한 욕심이 생겼다. 멀리 살고 계신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한편, 매일 한편씩 읽어 드리면 너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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