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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구멍가게,오늘도 문 열었습니다.

작성자
100레벨 아이콘 관리자 나비이음
작성일
2020-07-20 (월) 14:31
조회수
8419
추천수
2

제목 :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

그림과 글 : 이미경

출판사 : 남해의 봄날

초판 1쇄 펴낸 날 2020615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를 택배 상자에서 꺼내는 순간부터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순간마다 내가 너무 행복해져서 너무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은 책이다.

책장을 넘기며 눈에 들어오는 활자보다는 그림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가슴 속에서 뭔가가 따뜻해지는 울컥함에 피곤해서 한 장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잠이와서 잘 때도 옆에 가만히 놓아두었다.

책장을 넘기며 글보다는 그림에 자꾸만 눈이가게 되는 책이다. 그림만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충만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미소를 짓게 만든다. 그림의 선 하나하나 색감마저도 아름답고 그것들이 글자가 되어 내 가슴속에 들어와 박히고 구멍가게마다 이야기를 읽으며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내 유년 시절의 구멍가게는 (슈퍼마켓) ‘콩나물 500원 어치이다. 엄마는 매일 저녁때가 되면 스마일 슈퍼가서 콩나물 500원 어치만 사와. 바가지 가져가고이렇게 말씀하시며 심부름을 시키신다. 나는 쭐래쭐래 슈퍼로 향한다. 슈퍼에 진열되어있는 먹고 싶은 과자에 눈길을 둔채 아줌마 콩나물 500원어치만 주세요라고 하며 바가지를 드리면 아줌마는 인심 좋게 웃으시고는 까만 헝겊이 씌워져 있는 콩나물 통에서 듬뿍듬뿍 담아내고 마지막으로 한 움큼의 콩나물을 더 잡아 덜어 주신다.

많이 줬다하신다. 슈퍼 아줌마는 내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과자를 사고 싶은 마음을 뒤로한 채 시무룩하게 하고 돌아서는 그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었다.

그 슈퍼 아줌마도 매일 저녁 콩나물 500원어치 사갔던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문득 이 책을 읽고 되새기는 시간에 생각이 난 내 유년 시절의 구멍가게 이야기이다. 비록 세월에 흐름에 없어진 스마일 슈퍼지만 콩나물 한 줌에 우리 엄마도 나도 잊지 못할 가게이다.

 

책은 part 1. 다시, 구멍가게를 찾아 나선 여행, part 2. 사람이 있는 골목, part 3. 공터의 시간, part 4. 마음의 고향 , part 5. 문을 열고, 구멍가게 안으로 구성 되어져 있다.

 

화가로서 묵혀 두었던 생각과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아 구멍가게에 대한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며 행복하다고 하는 작가님의 말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p156.. 유년시절은 누구나 한 번 지나왔습니다만 그 기억은 개개인의 자전적 기록이기에 암호로 남긴 흔적과 같아서 다분히 주관적입니다. 누군가에겐 어렵고 힘든 시절이라 아픔고 상처가 더 클 수도 있으나 그 속에서도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행복하거나 소중했던 순간이라 합니다. 그래서 힘들었던 순간도 시간이 흐른 후에는 애틋함으로 남아 있나봅니다. 계속 흐르는 시간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그 기억들은 현재의 나를 이루는 바탕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위로의 말을 건네는 오랜 친구가 됩니다. 어른이 되고 나이가 들면서 바라는 것, 소중한 것, 지키고 싶은 것이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지만 문득 내가 좋아하는 것은 뭘까 생각합니다. 기억의 사물들로 가득 채웠던 유년의 보물 상자를 열면 햇볕에 까맣게 그을린 바가지 머리의 꿈 많던 소녀가 묻습니다. “너는 지금 행복하니?”

 

저는 대답합니다. “지금 이 책을 읽는 순간 만큼은 행복해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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