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미술관에서는 2018년 아프리카 특별전 : 잉카 쇼니바레 MBE 를 진행한다. 1962년 런던에서 태어난 잉카 쇼니바레는 나이지리아계 영국인이다. 작가는 1997년 센세이션”전을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고, 2002년 카셀도큐멘타, 2004년 터너상 최종후보, 2010년 영국왕립미술학교 정식회원 추대 등으로 그 입지를 탄탄히 구축하고 있다. 식민지 국가의 문화적 혼성과 역사의식을 기반으로 한 탁월한 작품으로 오늘날 아프리카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성장하였다. 쇼니바레는 열여덟 살이 되던 해 희귀병에 걸려 신체적 장애를 얻게 되었지만, 자신의 정체성으로부터 세계를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을 작품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백인중심사회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던 아버지의 경험과 자신의 성장 배경을 통해 겪었던 유럽중심주의에서 인종차별적 요소들을 발견한 작가는 이를 적극적으로 자신의 작품에 투영하였다. 그의 작품들은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그리고 왜곡된 역사의식을 해학적이면서도 중의적인 어법으로 비판하고 있다. 쇼니바레의 작품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정치, 사회적 상황과 동시대성을 가진다. 아프리카 대륙과 유사한 방식으로 제국주의를 경험한 아시아 국가들은 제국주의적 침략으로부터 오랜 시간 동안 희생되었다. 제국주의를 경험한 국가들은 국가 고유의 문화·역사적 단절을 겪으면서 폭력과 수탈의 많은 상처들이 잔존하고 있다. 잉카 쇼니바레의 작품은 이러한 정신적 약탈에 대해 서구 열강과의 정치적·문화적 상황과 관련성을 논의하면서 비판하고 있다. 가령 작가는 아프리카의 전통의상으로 알려진 천이 사실 인도네시아 전통 면직물인 바틱(Batik)에서 유래한 것으로, 19세기 네덜란드 등 서구 열강에 의해 중서부 아프리카로 옮겨가게 되었음을 알게 된다. 결국 가장 아프리카스러운 원단이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역사의 결과물이란 것을 가슴 아프게 인식하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아프리카 전통의상인 더치 왁스를 입고 있는 쇼니바레의 조각들은 아프리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면서도 그 이면에 지난 수세기에 걸쳐 생물학적 다름의 이유로 야만적 침탈을 서슴지 않았던 강자들에 대한 비판이 숨어 있다. 영국 YBA의 핵심적인 작가인 잉카 쇼니바레 MBE의 작품을 통해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경향을 체험하고, 동시에 우리의 의식 깊은 곳에서 작동하는 차별의 이념들에 대한 성찰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