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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리의 순이

저자
임화(林和)
생애(1908~1953)
본명은 임인식(林仁植). 필명은 성아(星兒)·쌍수대인(雙樹台人). 1908년 10월 서울출생. 1925년 보성중학교를 중퇴하고 1926년부터 시, 수필 등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장했다. 문학활동 초기에는 다다이즘에 경도했지만, 1927년 카프(KAPF)에 가입하면서 계급문학으로 전향했다. 이후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인 1931년경부터 카프의 주도권을 장악했으며, 1932년부터 카프가 해산되는 1935년까지 카프의 서기장직을 맡았다. 카프 해산을 전후하면서 기존 계급문학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이론적 노력을 기울여 뛰어난 성과를 남겼다. 광복직후 계급문학론을 부정하고 반제반봉건을 주요한 이념으로 하는 민족문학론을 제기하였으며 조선문학가동맹을 결성, 지도해 나갔다. 남조선노동당 계열의 조선문화단체총연맹을 조직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하였고, 그 부위원장을 맡는 등 활발한 정치활동을 벌였다. 조선공산당의 불법화 이후 월북하여 남로당의 문화활동을 주도했다. 한국전쟁 당시 서울에 와서 조선문화총동맹을 조직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계속했으나 전쟁이 끝날 무렵, 남로당 숙청과 관련하여 처형되었다.
주요작품 및 작품세계
1929년 <매일신보>에 시 <무엇 찾니>, <서정소시(抒情小詩)> 등을 발표해 문단에 나왔다. 초기에는 사회적·예술적 전통을 부정하고 반이성·반예술을 내세우는 다다이즘에 열중하는 듯했으나, 1926년말 카프에 가입하면서 계급문학론으로 옮겨갔다. 1929년 시 <네거리의 순이>, <우리 오빠와 화로> 등의 ‘단편서사시’를 발표하여 대표적인 프롤레타리아 시인의 자리를 굳혔다. 그는 또한 김기진의 <대중화론>(동아일보, 1929년 4월)에 대하여 쓴 <탁류에 항(抗)하야>(조선지광, 1929년 8월)를 시발점으로 문학비평에 참여하였다. 이후 <김기진군에게 답하는>(조선지광, 1929년 11월)을 발표해 김기진의 대중화론은 투쟁정신을 제거한 타협주의라고 비판했다. 1933년에는 김남천의 소설 <물>과 이기영의 소설 <서화(鼠火)>에 대한 평가를 둘러싸고 김남천과 벌인 ‘물·서화논쟁’을 통해 과거 카프 지도자들이 지녔던 도식성과 사회적 편향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1934년에는 낭만주의론을 발표해 카프 내부의 우익적 일탈과 객관주의적 편향을 비판했으며, 이듬해 카프가 해산되어 프롤레타리아(프로) 문학이 위기에 처하자 프로 문학의 발생 및 발전과정에 대한 문학사 서술에 관심을 갖고 <조선신문학사론 서설>(1935)을 발표했다. 1938년에는 프로 문학이 퇴조한 이후의 한국문학의 경향을 세태소설(世態小說)과 내성소설(內省小說)로 규정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본격소설론을 제기해 사실주의론을 구체화시켰다. 그가 당시 수준 높은 사실주의론을 수립할 수 있게 된 것도 이러한 이론적 노력이 바탕이 되었으며, 그의 사실주의론은 세계관과 방법의 변증법적 연관에 대한 깊은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서 근대문예비평사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시집으로 <현해탄>·<찬가>·<회상시집>(1947) 외에 6·25 전쟁 때 전선문고로 펴낸 <너 어디 있느냐>(1950)가 있고, 평론집으로 <문학의 논리>(1940)가 있다. 6·25 전쟁 중에 북한에서 단행본 <조선문학>(1951)을 간행한 바 있다. <네거리의 순이>는 1929년 <조선지광> 1월호에 처음 발표되었고, 이어 1931년에 나온 <카프 시인집>에 <우리 오빠와 화로>, <우산받은 요꼬하마의 부두> 등과 함께 수록되었다. 그후 1935년 <삼천리> 5월호에 다시 수정 발표한 것으로 보이며 이것이 <현해탄>에 수록된 것으로 추정된다. <네거리의 순이>는 이처럼 계속되는 개작을 거침으로써, 임화의 시세계에 있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뼈대는 눈물나는 가난 속에서 어머니를 여읜 가진 것 없는 젊은 근로자 남매와 그 누이의 근로자 연인이다. 용감한 연인은 갇힌 몸이 되었고, 화자인 오빠는 “어느 누가 참말로 도적놈이냐?”고 사회현실과 통념에 도전하면서 “내일을 위하여 저 골목으로 들어가자”고 투쟁을 호소한다. 전반적으로 비극적인 삶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계급심리를 기초로 하고 있지만 계급의식 또는 투쟁의 징후만 드러나 있을 뿐 구체적인 현장성이나 실천적인 운동성이 직접적으로 나타나 있지는 않다. ‘방황, 우울, 봄, 사랑’ 등의 젊음의 분위기와 ‘근로, 공장, 투쟁, 감옥’ 등과 같은 투쟁적 분위기를 결합하여 산출된 하나의 관념적, 징후적 프로시라고 볼 수 있다. - 참고: <다시 읽는 한국시인>, 유종호, 문학동네 2002 <카프시인비평>, 김재홍, 서울대출판부, 1991(······) 이 시는 단편서사시로서는 유일하게 시집 <현해탄>(1938)에 재수록되어 있는 작품이다. 외형적으로 볼 때 이 시는 ‘의사(擬似) 화자인 오빠가 연인을 감옥에 보내 슬픔에 잠긴 누이동생을 달래는 위로의 말’이라는 지극히 사적인 담화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 이 경우, 이 사적인 담화는 순수한 보여주기의 극단적 형태로 인지된다. 이 시의 화자는 작품의 이면에 숨어버리고, 오직 그가 내세운 의사 화자만이 남아 실제 화자가 설정한 이야기 질서 내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에 따라 주어진 서술을 담당하고 있을 뿐이다. 이것은 청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누이동생은 다만 의사 청자 역할만 할 뿐이며, 진정한 청자는 장막 뒤에 가려져 있다. 이러한 의사 화자-의사 청자의 구조는 진정한 화자-청자가 나타날 때까지 한시적인 의미를 가지는 불확정 상태의 구조이다. (······) 따라서 이 경우 누구나 화자가 될 가능성을 가지게 되는데, 이 점은 이 시가 근본적으로 낭송(낭독)이라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창작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 이것은 일반 독자나 청자를 단순히 음미하는 자가 아니라 시 속에 전개되는 이야기에 동참시키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시도는 서술되는 이야기의 상호관계에 의해 보다 강화된다. 이 시에는 오빠와 누이동생 간의 사적인 이야기와, 지난 날 오빠-청년-순이가 함께 벌였던 공적인 활동에 관한 이야기가 중첩되어 나타난다. 이로 인해 둘만의 특수한 이야기에 머무를 수도 있었던 이야기가 당대 사회에서 항용 발생하곤 했던 보편적 사건, 즉 노동운동을 하다 애인 또는 친구가 감옥에 들어가게 된 이야기를 수반하면서, 동일한 상황에 처한 동시대인들의 보편적인 공감을 획득할 수 있는 이야기로 바뀌게 된다. (······) 한편, 이 시를 통해 시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등장인물의 설정과 ‘종로 네거리’라는 배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순이의 연인으로 노동운동을 하다 체포된 ‘청년’은 일종의 지식계급 노동운동가, 그것도 철저히 신념으로 무장한 전위의 모습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 한마디로 이 인물은 등장인물들이 지향하는 가장 이상적인 표상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와는 달리 오빠와 순이는 상황에 따라 갈등하고 좌절하기도 하는, 따라서 이상적인 인물인 청년에 비해 나약하지만 보다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 여기서 오빠는 진술이 진행됨에 따라 창백한 지식인에서 노동운동가로 점차 변모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 또한 순이는 그 동안 공장노동자로 일하면서 나약한 오빠를 대신해 살림을 꾸려나가면서, 연인인 청년과 함께 노동운동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모습을 보인다. (······) 이들이 서 있는 ‘눈바람 찬 불쌍한 도시 종로 복판’은 왜곡된 식민지적 자본주의가 횡행하는 암울한 공간인 동시에, 오빠-순이-남은 동무들이 모여 여전히 변혁운동을 꿈꾸고 실천할 ‘검은 골목’을 가지고 있는 희망의 공간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이러한 인물 설정과 배경은 당대에서는 충분히 상정할 수 있는 즉 보편성을 가진, 그러면서도 당대의 모순을 고발하고 청년의 시대적 사명을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전형적인 상황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청년처럼 완벽한 인물이 아니라 이처럼 조직적 실천을 통해 변모해가는 창백한 지식인상을 표면적인 발화자로 내세워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는 데에 사실 이 작품의 묘미가 있다. 청년이 발화자로 설정됐다면 이 시는 작자에 의한 관념적인 교술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나, 오빠가 발화자이기 때문에 이야기는 사실성과 대중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 - <임화 시 연구>, 김정훈, 국학자료원, 2001
관련도서
<임화 전집>, 김외곤 편, 박이정출판사, 2001 <임화 문학의 재인식>, 문학과사상연구회 편, 소명출판, 2004 <다시 읽는 한국시인>, 유종호, 문학동네, 2002 <임화 시 연구>, 김정훈, 국학자료원, 2001 <임화문학연구>, 김용직, 새미, 1999 <임화: 세계 개진의 열정>, 정호웅, 건국대출판부, 1996 <임화문학연구>, 김용직, 세계사, 1990 <임화연구>, 김윤식, 문학사상사, 1989 <한국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한국현대문학작은사전>, 가람기획편집부 편, 가람기획,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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