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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

출연 / 스태프
출연 민우/서창우 다혜/윤손하 현태/김민수 민우아버지/김진태 은영/김진아,강효성 이모/임희숙 신부/경갑실,서상권 밀매자두목/박용 술집주인/김정렬 허버트/김학묵 설희/김현동 채권자/서범석,이성호,김태현 학생/김학준 경찰서장/최진우 무희/조은정,정영주,이혜정,이지연,명영신 스태프 원작/최인호 각색/최문정 연출/윤호진 음악/김형석 작사/최문정,최현묵 편곡/피터케이씨 음악감독/박칼린 무대미술/박동우 기술감독/이상봉 조명디자인/최형오,박남석 음향디자인/말콤맥리오드 의상/하용수 안무/서병구 음악지도/서상권 무대감독/이종일 분장/성미숙
1막
1장 서곡 서막이 시작되면 현태가 민우와의 아름답던 과거를 회상한다.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졌지만 늘 외로움 속에 있던 민우를 피리부는 소년이라 부르며 보냈던 학창시절 그리고 다혜와의 만남. 멀리서 기적이 울리며 무대는 민우와 다혜가 처음 만난 캠퍼스의 봄으로 바뀐다. 2장 캠퍼스의 봄 째깍거리는 시계 리듬에 맞춰 새 봄을 맞은 캠퍼스의 낭만과 이상이 펼쳐진다. 첼로를 든 다혜 앞을 막는 짖궂은 남학생들. 수업 종이 울리고 학생들은 부산하게 흩어지고 다혜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다가 자전거를 탄 민우와 부딪친다. 서로 미안해하는 어색한 만남에서 단 한 번의 눈맞춤에, 민우와 다혜는 오래전부터 기다려온 사람임을 느낀다. 채 건내주지 못한 다혜의 수첩을 가슴에 안고 설레임에 잠기는 민우. 3장 작부집 학교 앞 술집. 오늘도 현태는 설희를 껴안고 술을 마시고 있다. 현태를 비롯한 학생들, 이상은 높지만 암담한 현실에 부딪쳐 좌절해서 술을 마신다고 하고 그런 학생들에게 즐거움이자 위안이 되는 작부들은 흥겹기만 하다. 그에 술집주인이 나와 매일 술집에서사는 학생들이 한심하다고 하면서도 자신의 돈줄이 되는 학생들과 격의없이 어울리는 모습에 작부집은 언제나 즐겁다. 4장 다혜의 집 앞 민우로부터 다혜의 이야기를 들은 현태는 놀랍기만하다. 평생 연애 한 번 못할 것 같던 민우에게 드디어 사랑이 나타난 것이다. 현태는 진심으로 민우를 축하해 주면서도 사랑의 감정에 들뜬 민우를 놀리며 사랑을 너무 높이 보면 비극이 온다고 경고를 하면서 다혜의 집 앞까지 데려다 주고 떠난다. 용기를 얻은 민우는 벨을 누르려다가 돌아오는 다혜를 만난다. 짧은 만남, 제대로 말 한마디 나누지 못했지만 민우와 다혜는 이것이 사랑임을 확인한다. 5장 아버지의 철공장 근로자들의 코러스에 맞춰, 아버지는 자신의 버팀목인 철과 같은 강한 인생을 노래하는데 민우가 들어온다. 민우는 아버지의 건강을 걱정하고 아버지는 오히려 민우 걱정을 하며 애뜻하고 따뜻한 부자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민우는 자랑스럽게 자신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이에 아버지는 진심으로 기뻐한다. 민우가 나간 후 아버지는 더 이상 외롭지 않은 민우의 앞날을 기원하다가 쓰러진다. 6장 캠퍼스의 밤 오랜 시간, 민우는 다혜를 기다리면서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다혜가 꼭 오리라 믿는 민우에게 밤 하늘의 별빛도 풀벌레 울음도 모두 자신의 사랑을 축복하는 것만 같다. 자신을 기다리는 민우를 역시 오랜시간 지켜본 다혜. 자신이 오랫동안 꿈꾸어오던 사랑임을 확인하고 민우 앞으로 나간다. 쏟아져 내리는 별빛을 받으며 민우와 다혜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그 사랑이 영원할 것임을 맹세하며 첫 키스를 나눈다. 7장 병원 병실의 아버지 앞에서, 민우는 어렸을 적부터 유일한 친구이자 자신의 힘이었던 아버지가 회복되기만을 기도한다. 그때 채권자들이 몰려들어 아버지를 위협한다. 민우는 그들을 막지만 채권자들을 오히려 민우에게 폭력을 가한다. 아버지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민우는 채권자들을 치고, 자신도 깨닫지 못한 순간에 벌어진 이 일 앞에서 민우는 경악한다. 8장 면회실 민우는 순식간에 벌어진 이 일을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한다. 그때 다혜와 현태가 찾아와 민우를 위로한다 .민우의 순결한 영혼을 믿는 다혜는 언제까지 민우를 믿고 사랑한다고 힘을 주고 현태 역시 이 짧은 악몽 같은 순간이 지나면 우린 모두 지난날의 그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며 민우를 위로한다. 9장 하숙집 앞 거리 출감한 민우는 형의 편지를 보고 있다. 거기에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과 함께 민우의 비밀스러운 과거가 담겨있다. 감당할 수 없는 사실들 앞에 민우의 의식세계라고 할 수 있는 사내들이 나와 민우의 처지를 욕하고 비웃는다. 그들의 조롱을 받으며 계속되는 시련 앞에서 민우는 무너지고 만다. 차마 다혜를 찾지 못하고 현태의 하숙집 앞에서 그를 기다리는 민우. 현태는 민우의 처지를 가슴 아파하며 우리의 우정과 다혜의 사랑이 있으니 용기를 잃지 말라고 위로한다. 10장 다혜의 집 앞 현태의 위로에 다혜의 집을 찾은 민우, 그러나 차마 다혜를 보지 못한다. 이 밤 다혜도 민우 걱정에 잠을 못 이루고 있다. 민우의 출감과 계속되는 시련을 잘 모르는 다혜는 민우가 부디 잘 이겨내 주기를 바라면서 자신의 그리움을 달래고… 그리운 다혜를 보지 못하고 언제 돌아오리라는 기약조차 하지 못하는 이별 앞에 민우의 가슴은 미어진다. 11장 클럽 나이아가라 클럽 여자들, 미군들과 어울려 춤을 추고 있다. 은영도 있다. 은영은 혼자 앉아 있는 민우에게 자꾸 신경이 쓰인다. 은영은 민우에게 가려하지만 같이 춤을 추던 미군에 의해 저지당한다. 참다 못한 은영은 미군의 뺨을 올려치고 클럽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된다. 민우는 쓰러진 은영의 상처를 돌보고, 이모가 들어와 모두 나가라고 한다. 이모와 대면한 민우는 못 마시는 술을 마시고 취해버린다. 쓰러진 민우를 잘 돌보라는 말을 남기고 이모는 나가버린다. 자신의 벗겨진 모습 앞에서 전율하는 민우를 보며 은영은 민우를 자신의 사랑으로 만들 것을 결심한다. 이와 함께 민우를 그리워하는 다혜, 다헤를 기다리는 현태의 삼중창이 어우러지며 막이 내린다.
2막
1장 밀매현장 밀매자들, 마약밀매를 하는 도박같은 인생을 노래하고 이 모습을 허버트가 이를 갈며 지켜본다. 조직들 간의 팽팽한 긴장을 느끼며 들어서는 허버트 앞에 민우가 있다. 허버트 대신 감옥에 있다 나온 것이다. 2년 만의 세상과의 만남이지만 민우에게는 그 어떤 동요도 없다. 허버트는 민우에게 미안해 하며 상대 조직이 민우를 노리고 있으니 조심하라 일러준다. 민우는 이제 그 무엇도 두렵지 않다고 하며, 그를 지켜보는 허버트 또한 이제까지의 자신의 인생에 희의가 생긴다. 아이도 생긴 민우지만, 민우는 여전히 이곳에 마음을 못 붙인다. 대신 신부가 운영하는 고아원만이 민우의 유일한 쉼터이다. 2장 다혜의 집 앞 취직 시험을 앞둔 현태는 다혜를 기다리고 있다. 혹시나 민우인가 했던 다혜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말고 이를 본 현태는 다혜를 사랑하는 속 마음을 감추고는 섭섭하다는 말 한마디로 넘긴다. 소식조차 알 수 없는 민우를 기다리는 다혜에게는 모든 것이 민우에 대한 그리움을 더할 뿐이다. 3장 고아원 신부, 고아들과 어울려 지금은 이렇게 힘들지만 10년 후에는 꿈을 찾아 행복하게 살거라고 노래한다. 이 모습을 지켜본 민우는 다혜와의 맹세를 떠올리며 사무치는 그리움에 떨고… 민우의 그 고통을 아는 신부는 그러나 모든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며 민우의 길을 인도해 주십사 기도한다. 오랜만에 밝게 웃는 민우에게 신부는 벗이자 형과 같기도 하고… 4장 연주회장 졸업연주회를 끝낸 다혜 앞에 나타난 현태. 다혜는 민우에 대한 그리움과 야속함으로 현태에게 혹시 민우의 소식을 알고 있는 게 아니냐고 매달린다. 너무도 가슴 아파하는 다혜에게 현태는 그녀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밝힌다. 놀라는 다혜에게 현태는, 언제까지나 기다릴 것이라고 말하고… 어찌해야 좋을 지 모르는 다혜 앞에 나타난 민우. 다혜를 만나서는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를 보고 싶다는 감정에 연주회장까지 온 민우를 다혜는 다시는 보내지 않으리라 말한다. 민우 역시 다혜를 꼭 껴안고… 5장 고아원 아이를 업은 은영이 신부를 찾아온다. 요즘 부쩍 불안해 보이는 민우를 보며, 민우가 떠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는 은영. 그러나 신부는 민우의 고통을 그녀에게 말할 수 없다. 그저 민우를 지켜 봐 주자 우리가 아니면 그 누가 그를 이해하겠냐고 달래지만… 6장 호텔 만취한 민우를 침대에 눕히는 다혜. 잠든 민우의 야윈 얼굴. 거칠은 손에 빛을 잃은 눈동자를 보자 다혜는 결심한다. 결코 민우를 보내지 않으리라고… 그러나 다혜 역시 잠들어버리고 잠에서 깨어난 민우는 다혜를 보며 다혜 곁에 머물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떠난다. 7장 클럽 나이아가라 송년파티 송년 파티가 열리고 있다. 모두들 빠져 나간 후에 이모가 들어와 민우를 찾는다. 허버트는 이제 민우를 놓아주자고 한다. 상대 조직에 낌새가 안좋다는 말에 이모는, 여기서 살아 남지 않으면 그 어디서도 견디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에 허버트는 자신도 여기를 떠날 것이라 한다. 서로가 속이고 이용만하는 이 세계에 환멸을 느낀다고… 이모는 이모대로 민우에게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친 것이라 하고 허버트는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하며 민우를 여기서 구해야 한다고 마음을 먹는다. 8장 가게 아이를 업고 일을 보고 있는 은영 앞에 다혜와 현태가 온다. 허버트로부터 민우의 소식을 듣고 온 것이다. 다혜는 이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은영은 은영대로 다혜가 민우의 사랑임을 직감하고 그들을 바라보는 현태의 착잡한 심정이 펼쳐진다. 결국 다혜는 민우의 가정과 더불어 민우를 멀리한 채 떠나고… 9장 결혼식 다혜와 현태의 결혼식을 저만치서 지켜보는 민우. 민우는 유일한 사랑이 멀리 떠나가 버린다는 좌절과 아픔, 그리고 그래도 변치 않는 자신의 사랑을 노래한다. 10장 민우의 죽음 민우를 위협하는 상대조직이 민우를 죽이려고 좁혀들어온다. 그러다가 경찰의 출현에 뿔뿔이 흩어지고 절벽 위에 홀로 남는 민우. 다혜도 없고 이젠 그 무엇도 힘이 되지 못함을 외치며 차에 시동을 건다. 그대로 추락하는 민우의 차… 요란한 경찰 싸이렌과 외침들은 스모그에 휘감기고… 스모그가 걷히면 은영, 소년이 된 민우의 아이를 다혜와 현태에게 맡긴다. 한 순간도 내 사람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민우를 사랑한 은영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하며… 11장 민우의 무덤 눈 내리는 민우의 무덤을 찾은 다혜, 현태, 그리고 민우의 아이. 아이에게 절을 시키며 민우를 회상한다. 해맑은 미소에 자전거를 타고 교정을 누비던 피리부는 소년… 다혜도 민우의 아이를 보며 이젠 민우를 보내리라 노래한다. 자전거를 탄 민우의 영혼이 나와 변치 않는 사랑을 노래하고 남겨진 모든 이들의 가슴 속에 언제까지나 살아 있을 민우를 기리며 막이 내린다.
윤호진 (1948~ )
1948년 당진 출생. 1980년에 동국대학원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후 1984년 미국 뉴욕대학교 대학원 공연학과에서 유학생활을 하였다. 1970년에 극단 실험극장에 입단하여 소극장 연극운동가로 활동하였고, 1976년 <그린 줄리아>를 연출하였다. 1990년부터 1997년까지 극단 실험극장 대표, 1991년 한국연극연출가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뮤지컬 전문극단 <에이콤>을 창단하여 대형 창작 뮤지컬을 제작 및 연출하고 있다. 1978년과 1981년에 동아연극상 대상, 1978년과 1982년에 동아연극상 연출상 등을 수상하였다. 대표작품 <아일랜드>, <사람의 아들>, <호모 세파라투스>, <들소>, <신의 아그네스>, <매스터 해롤드>, <실비명>, <명성황후>
수상
`97 제3회 한국 뮤지컬 대상, 인기상, 특별상, 남자신인상, 미술상 수상
재공연
1997년 2월 14일 ~ 3월 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윤호진 연출, 극단 에이콤 1997년 3월 11일 ~ 3월 1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윤호진 연출, 극단 에이콤 1997년 4월 18일 ~ 4월 2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윤호진 연출, 극단 에이콤
평론
이번 공연에서 우선 주목되었던 점은 음악성의 향상이다. 특히 녹음이 아닌 오케스트라가 라이브 반주를 하고, 음향처리도 깨끗했다. 작곡(김형석)도 수준급이었으며, 편곡자 피터 케이시(Peter Casey)를 통해 뮤지컬의 국제 감각도 더했다. 공개오디션을 통해 뽑은 남녀 주인공들(서창우, 윤손하)은 아직 신인들이라 무대를 휘어잡는 프레젠스는 다소 부족했지만, 성악적 기량도 대체로 향상되었다. 기존의 한국 뮤지컬의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음악성의 부족이었던 점을 상기하면, <겨울나그네>가 성취한 음악성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한편 무대 볼거리와 특수 효과도 향상되었다. 다양하게 무대 장면이 변화되었고, 장면마다 공들인 무대였다. 특히 자동차가 절벽에서 추락하는 장면이 직접 재현되었다. 들인 공에 비하여 조명처리가 너무 어두운 듯 싶어서, 기대 같은 장관을 연출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볼거리와 장관을 향한 새로운 시도와 전진이 보였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월간에세이>, 이미원, 1997년 4월) 많은 곡의 다양한 편곡과 현장 연주를 대사, 장면전환과 연결, 중첩시키고, 노래의 기계적인 과장을 줄임으로써 음악의 극적 표현력이 살아나고, 보다 완전한 무대장치, 조명이 아름다운 그림들처럼 관람 후에도 기억 속의 상으로 남을 수 있게 해 주었다. 록발라드를 기조로 하여 비트가 강한 힘을 음악 속에 간간히 섞어 – 작부집, 철 공장, 시내꾼들로부터의 모욕 등 – 자칫 공연을 가라앉게 하기 쉬운 유사한 발라드 곡들의 난점을 극복하며 음악과 극의 조화에 성과를 거두었다고 본다. 또한 대작의 주연을 공개 오디션을 통해 뽑음으로써 – 민우, 다혜 역의 서창우와 윤손하- 새로운 뮤지컬 배우의 발굴에도 기여한 바가 크다고 본다. (<객석>, 최준호, 1997년 3월호) 극적인 ‘민우의 최후’장면에 이어서는 이 작품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이면서 음악적으로 고운 선율을 펼쳐내는 피날레로 극은 결국 마감한다. 그 옛날 별빛 쏟아지는 밤 함께 나누었던 민우와 다혜의 사랑의 이중창은 이제 다정한 부부가 된 현태와 다혜가 부르는 사랑의 듀엣으로 바뀌었고 극이 시작되고 맨 처음 현태가 민우를 회상해 내는 장면에 정갈한 피아노 반주로 마치 작품의 서곡처럼 삽입되었던 민우의 테마 멜로디가 이 마지막 장면에 다시 한번 투입되어 극을 아름답고 감미롭게 종결시킨다. 함박눈이 내리는 정경은 <겨울 여정>에서처럼 을씨년스럽고 스산한 겨울의 모습이 아니라 봄 기운을 감추면서 푸른빛으로 치장된 따뜻하고 온화한 겨울의 풍경이었다. 그리고 이를 배경으로 주인공들은 실제로 겨울이 아닌 ‘봄’을 노래한다. 그렇다면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변해 갈거야’ 라는 그들의 희망에 찬 기대는 70년대라는 시점에서 미래를 향해 띄워보는 낙관주의인가? 아니면 그 기대를 배신하고 만 90년대에도 다시 습관적으로 무작정 앞을 향해 걸어보는 체념으로 얼룩진 낙관주의인가? (<오늘의 연극비평>, 김광선, 1997년 3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겨울나그네>는 여태까지 올려진 ‘대중적 뮤지컬’ 중에서 가장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이다. (‘대중적 뮤지컬’이란 단서를 붙인 것은 <지하철 1호선>이나 <금강> 같은 나름대로 실험적 작품은 그 평가의 잣대가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여태껏 이렇게 후한 말로 뮤지컬 평을 해 본 적이 없는 필자이지만, 이 작품은 확실히 작년의 <명성황후>, <쇼 코미디> 등보다 훨씬 잘 만들어졌음이 사실이다. 우리 창작뮤지컬의 고질병을 (연기나 음향 등 기술적 측면보다는) 극작과 작곡이라는 핵심 기술의 미흡함이었던 것에 비해 이 작품은 어느 정도 기본적인 것이 갖추어진 작품이다. 무리없이 흘러가면서도 뮤지컬다운 배려가 충분한 대본, 대중가요풍을 못 벗어난 <스타가 될 거야>의 실패를 극복하고 연극적 정서를 음악으로 담아내는 데 성공한 김형석의 작곡, 음악이 주도하는 뮤지컬에서 화려한 볼거리 제공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낸 박동우의 무대, 작품의 통과 흐름을 영화를 보는 것처럼 만들어 놓은 윤호진의 연출 등에서 대중적 뮤지컬로서 ‘기본’을 갖춘 작품을 만들어놓고 있다. 특히 ‘에이콤’과 연출자 윤호진은 <명성황후>에 이어 이 작품을 올림으로써 다분히 유럽적인 <레미제라블> 스타일을 자신의 독특한 색깔로 가짐으로써 오은희·배해일·최귀섭 3인방의 ‘서울뮤지컬컴퍼니’의 전통적 브로드웨이풍과 작품 경향의 차별성을 보여주었다. 즉 이 작품은 <레미제라블>처럼 서사적 줄거리와 극적 공간의 잦은 교체, 음악의 주도 등을 특징으로 함으로써, 예컨대 <브로드웨이 42번가>처럼 단일한 공간의 근대극적 틀을 갖춘 전통적 브로드웨이 풍과는 구별되는 것이다. (<한겨레 21>, 이영미, 1997년 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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