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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2000년대 창작동요

우리의 창작 동요는 많은 역할을 하였지만,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또 어린이들이 다양한 욕구를 담기에는 역부족인 면도 있었다. 이에 동요계에서는 시대적 정서에 맞는 새로운 동요 창작을 위해 부심하였고 그 노력의 결과로 나타난 것 중의 하나가 ‘MBC 창작동요제’ 등 각종 동요제이다. 1983년부터 시작한 ‘MBC 창작동요제’는 연례행사로 개최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초기에는 일선학교 교사들이 창작한 동요를 대상으로 하였는데, 비록 이들은 전문 작곡가들은 아니었지만 누구보다 어린이들이 정서와 음악적 욕구를 잘 알고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서 발표된 동요 중 상당수가 현재 어린이들 사이에서 널리 애창이 되고 있으며, 또 많은 곡들이 음악교과서에 수록이 되어 한국동요의 주류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을 살펴보면 <새싹들이다>(좌승원 작사, 좌승원 작곡), <노을>(이동진 작사, 안호철 작곡), <즐거운 소풍길>(이한숙 작사, 김창수 작곡), <종이접기>(유경숙 작사, 김봉학 작곡), <고향길>(김용섭 작사, 이종만 작곡), <이슬>(김동호 작사, 김동호 작곡), <연날리기)(권연순 작사, 한수성 작곡), <봄>(윤석중 작사, 이성복 작곡), <하늘나라 동화>(이강산 작사, 이강산 작곡) 등이 있다. ‘MBC 창작동요제’의 뒤를 이어서는 ‘KBS 창작동요대회’, ‘KBS부산 창작동요대회’, ‘EBS 고운노래발표회’, ‘대전일보 전국창작동요제’, ‘성남시 전국창작동요제’ 등이 생겨 창작동요의 산실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1987년부터는 국립국악원 주최로 ‘국악동요제’가 매년 실시되고 있다. 국악동요제의 취지는, 전통음악의 특징을 잘 살린 창작 국악동요를 선발하여 보급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수백 편의 국악동요가 발표되었고, 그중 10여 곡이 음악교과서에 수록되었다. 이로써 한국의 동요는 크게 ‘전래동요’, ‘창작동요’, ‘국악동요’로 나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런 한편 2000년 역사적인 6·15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되면서 그동안 장막에 가려져 있던 북한의 실정이 조금씩 소개되었고 그와 함께 북한에서도 동요가 널리 불리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북한에서는 동요를 “선율형상이 밝고 명랑하며 구조형식이 간결하고 민족적 향기도 그윽하다. 이러한 특성으로 말미암아 일제의 가혹한 탄압 속에서도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속 깊이에 뿌리를 내리게 하였으며 그들에게 애국의 정신과 민족의 넋을 키워주는 데서 큰 역할을 하였다”고 평가를 하고 있다. 그리고 <반달>, <고향의 봄>, <그리운 강남>, <개구리>, <산토끼>, <고드름> 등 1920~1930년대에 만들어진 동요를 애창하고 있다. 남북한이 같은 동요를 불렀고 또 부르고 있다는 사실은 남북대립의 시대에서 남북화합의 시대로 전환하는 시기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적지 않다. 우리는 이 속에서 남북한이 공유하고 있는 공통적인 민족적 정서를 찾을 수 있고, 분단으로 말미암아 이질화된 민족 정서의 동질성을 회복시킬 수 있는 방안과 민족화합의 길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5년도에는 한국동요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일이 생겼다. 일본의 초등학교 6학년 음악교과서에 한국의 창작동요 <파란마음 하얀마음>이 필수교재로 수록된 것이다. 가사는 일본어로 번역되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어로도 부르게 되어 있는데, 이를 계기로 한국의 우수한 동요를 외국에 널리 알리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의 창작동요는 비록 외래문화의 형식을 빌려 왔지만, 그 심층에는 우리 민족의 원형적 음악 감각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일제(日帝)에 의해 강요당한 학교의 창가와는 달리 어린이에게 교양을 심어주고 정서를 함양시켜 주자는 자생적 민족 문화 운동의 일환으로 발생이 되었고 또 전개가 되었다. 그와 동시에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애국정신을 고취시키고 민족혼을 심어 주어야 한다는 사회적인 요구와 당시의 시대적 정서가 맞물려 차츰 일반화가 어린이의 노래로서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속 깊이에도 뿌리를 내리게 되는 등 저변이 확대되었다. 즉, 창작동요는 우리의 전통적인 음악 감각과 어린이들에게 민족혼을 심어 주어야 한다는 사회적인 요구, 서양의 음제도 등이 한데 어우러져 문화융합이라는 문화변동과정을 거쳐 제3의 문화 다시 말해 ‘한국동요’로 정형화되어 우리 민족에게 새로운 음악 감각을 심어 준 것이다. 그리고 아동들의 정서 함양에 크게 이바지하였고, 아동들에게 애국의 정신과 민족정신을 고취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으며, 어른들의 마음속 깊이에도 뿌리를 내렸다. 더욱이 광복 후, 초등학교 음악교육의 중심교재로 채택이 되자, 동요는 이제 ‘어린이의 노래’로서 뿐만 아니라 한국민의 ‘노래의 고향’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통일의 노래’와 ‘국제의 노래’라는 새로운 기능이 요구되고 있다. 민경찬(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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