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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기타 문화권의 연극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연극은 1977년 실험극장이 초연한 후가드(A. Fugard)의 <아일랜드>가 당시 한국의 정치현실과도 연관된 정치 담론과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보편적 주제로 평단과 관객들에게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초연에 대성공을 거둔 후, 계속 수차례 재공연되었다. 이후, 1995년까지 후가드의 10편의 작품들이 모두 한국 무대에 올랐으며 대부분 문제작으로 호평을 받았고 흥행에도 성공을 거두었다. 그의 작품으로는<소외된 사람들>, <매스터 해롤드>, <시즈위 벤지는 죽었다>, <잘 있거라 아프리카여> 등이 있다. 또 다른 작가 바니 사이먼(Barney Simon)의 <일어나라 알버트>도 1984년 초연되어 거듭 재공연되었다.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에 이르면, 그 밖의 나라 극작가들의 작품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여 브라질 극작가 바스콘셀로스(J.M. Vasconcelos)의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오스트레일리아 극작가 스미스의 <러브 차일드>, 아르헨티나 극작가 푸이그(M. Puig)의 <거미 여인의 키스>등이 공연되어 평단의 관심과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번역극의 수용 양상 이상에서 살펴본 20세기 한국에서의 번역극의 공연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을 밝혀볼 수 있다. 첫째, 모방적 재현과 창조적 재구성의 공존이다. 1960년대까지 대부분의 번역극은 서구에서 주목받고 있는 현대극 중심이었고, 고전일 경우 그 예술성이 높이 평가된 작품들이었다. 따라서 서양연극의 공연술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발성, 대사 연기, 무대적 표현에서 소위 ‘번역극조’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해당 작품에 대한 모방적 재현에 역점을 두는 경향이 있었다. 한편, 1970년대부터 한국연극계는 창작극의 진흥과 한국 전통극의 현대화 움직임을 촉진시키고 있었는데, 이와 함께 서양 연극의 수용도 한국적 정서와 한국 전통연희형태를 기초로 재구성된 공연형태를 실험했었다. 이러한 창조적 수용 작업은 김정옥, 안민수, 오태석을 위시하여, 1980년대 이후 이승규, 이윤택, 기국서, 김아라 등에 의해 다양한 방법으로 계속된다. 둘째, 리얼리즘 연극에의 편향성을 들 수 있다. 입센의 작품들과 체호프의 작품들을 필두로 일반적으로 리얼리즘 계열의 서양 극작품들이 번역극의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그 수용에서는 리얼리즘극의 여러 갈래에 포함된 섬세한 차이를 무대화 하지 못하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러한 편향성과는 반대로 또 하나의 중요한 장르인 상징주의극이나 시극 작품들에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셋째, 다양한 연극미학에의 관심과 실험성이다. 흥행의 성공 여부와는 별도로, 창의적 연출가들에 의해 다양한 미학의 공연기법이 한국 무대에서 실험되었다. 그 결과 고전극, 아방가르드극, 표현주의극, 부조리극, 아르토의 잔혹극, 브레히트의 서사극, 불르바르극 등이 도입되어 한국 연극의 공연 양식을 개발하는 데에 밑거름이 되었다. 또한, 번역극은 희곡 형식의 다양성을 제시해주어 창작극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었다. 예를 들어 부조리극은 한국의 반사실주의 희곡에 큰 영향을 끼쳤다. 넷째, 비극보다는 희극이 선호되었다. 그리스의 고전주의 비극과 유럽의 신고전주의 비극이 별로 환영을 받지 못한 것에 비하여 몰리에르의 희극 작품들, 추리극과 희극 형식을 결합한 대중극들이 선호되었다. 부조리극 작품들이 난해한 내용과 냉소적인 문명비판, 비극적인 세계인식에도 불구하고 자주 공연되었던 것은 무대적 표현에서의 놀이성과 희극적인 특성 때문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다섯째, 철학적·사변적 작품보다는 사회문제나 정치문제를 다루는 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 때문에 사르트르, 카뮈의 극작품들도 철학적 쟁점보다는 이데올로기 논쟁에 초점을 맞춘 정치극으로 수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섯 째, 1980년대 후반부터의 한 경향이지만, 대중극, 상업주의극, 뮤지컬에의 지나친 선호와 재미, 놀이성, 상업성만을 부각시키는 흥행 위주의 공연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번역극에서의 문화의 편식 현상이다. 물론 1970년대 이후, 유럽의 여러 나라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의 극작품들이 한국에서 공연되었고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그 비율은 번역극 전체 공연의 대략 15% 정도에 불과하고, 주로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의 극작품들이 중점적으로 공연되었다. 또한, 기이하게도 중국과 일본의 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동양 연극이 번역극으로 무대에 오른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번역극 공연의 목적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연극을 수용하고 실험해봄으로써 한국연극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면, 앞으로 이러한 편식 현상은 수정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신현숙(덕성여대 불문학과 교수/ 연극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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