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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전통 수용 작품들이 많아졌다는 점과 창작극의 주목할 만한 성장이 1990년대 아동극의 성과를 말해준다면, 또 하나의 변화는 연극의 질이 답보상태에서 서서히 빠져나와 2002년을 기점으로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2002년은 우리 아동극계에 획을 그은 해라고 할 수 있다.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의 세계총회가 서울에서 개최된 해가 바로 2002년이었으며, 이때 전 세계에서 1000여 명의 아동청소년연극 관계자들이 서울에 모여 회의 및 축제에 참여하였다. 외국에서 17개의 작품, 그리고 한국에서 9개의 작품이 참여하는 초대형 축제를 펼치면서, 남의 것을 보고 배우고 우리 것을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때를 고비로 우리 연극인들은 우리가 하고 있는 연극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우리 아동극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도 이때이다. 2001년에 ‘서울어린이연극상’의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극단 유의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가 이스라엘에서 초청을 받았으며 2002년 ‘서울어린연극상’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하륵이야기>가 영국에서 초청을 받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아동극의 질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요인으로 또 하나를 들 수 있는데 그것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의 아동청소년연극 교육프로그램이다. 연극원 전문사과정 중에 아동청소년연극전공이 생겨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 고급인력이 매해 배출되고 있고 이들이 아동극계에서 활동하기 시작하였다. 극단 북새통이 그 예인데 그들이 제주도의 설화를 모티브로 삼아 만든 <가믄장아기>는 2004년도 ‘서울어린이연극상’에서 우수작품상을 받았으며 2005년도에 오키나와국제아동청소년연극제에 초청을 받아 공연을 하였고, 2006년도의 독일 슈트트가르트에서 개최되는 축제에 초청을 받은 상태다. 연극원의 예술사과정에서 배출된 또 하나의 극단인 공연창작집단 뛰다는 최근 우리 아동극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가장 주목받는 극단이다. 2002년도의 ‘서울어린연극상’에서 <하륵이야기>로 최우수작품상을 획득하였고, 2004년도의 ‘서울어린이연극상’에서 <커다란 책 속 이야기가 고슬고슬>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이 극단은 <하륵이야기>를 갖고 이미 일본공연을 세 번 하였고 2005년 11월에 같은 작품을 갖고 북경에 갈 예정이다. <커다란 책 속 이야기가 고슬고슬>은 2005년도에 미국 피츠버그에서 초청공연되었고 8월에 대만공연을 다녀왔다. 그리고 2006년도 5월에 북아일랜드에 초청되어 한 달간 순회공연을 할 예정이다. 이 신생극단들은 신선한 소재의 사용과 새로운 연극적 언어의 구사로 새로운 경지의 아동극을 창조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우리 아동극의 수준이 전에 비해 향상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있다. 우선, 극의 형식이 아직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어떤 소재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그 푸는 방법을 다양하게 적용함으로써 아동극의 전체적인 단조로움을 깨뜨릴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연극의 전통적인 방법, 즉 텍스트 살붙이기식의 방법을 계속 사용함으로써 아동극 자체에 대한 인상을 고루하고 따분하다는 차원에 머무르게 하는 경향이 있다. 소재 자체도 지나치게 판타지에 치중되어 있어 기존 아동극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다 과감하게 어린이들의 현실적인 생활 속에서 소재를 발굴하여, 다양한 소재로 어린이들의 특별한 흥미를 유발시켜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극복해야 할 문제는 아동극의 관객 층을 초등학교 학생으로 확대시켜 나갈 수 있는 제도적인 방법이 들어오지 않고는 언제나 유아대상의 연극에 머물고 만다는 것이다. 제도적인 방법이란 초등학교 학생들의 교과과정의 조정 등을 통하여 연극을 정기적으로 보게 하거나 시간적인 여유가 가능하여 학부모와 같이 극장에 가서 관극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외국의 경우처럼 연극이 정기적으로 학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그것은 우리에게 아직 요원한 것 같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전체적으로 우리 아동극의 수준이 전에 비해 향상되었다고는 하지만 잘하고 있는 극단과 그렇지 않은 극단 간의 격차가 아직 심해서 어느 극단의 작품을 보느냐에 따라 어린이들이 갖게 될 피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몇 가지 문제점들을 지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의 아동극은 장족의 발전을 거뒀음을 부인할 수 없다. 여기서 어떻게 더 발전하느냐는 일선 연극인들과 그들을 행정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모든 이들이 져야 할 책임이다. 아동극이 예술적으로나 기업적으로 장래가 있는 분야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 책임은 보다 적극적으로, 그리고 신속하게 져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김우옥(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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