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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장을 보며 영화의 추억을 소환하라!'

문화포털 작성일2019-02-21

'분장을 보며 영화의 추억을 소환하라!'

사극 영화를 볼 때마다 배우의 연기에 몰입하게 됩니다. 하지만 퓨전사극이 아닌 이상, 사극 속 조선임금이 단발머리거나, 공주가 노랗게 염색한 머리에 청바지를 입었다면 뭔가 어색함을 느낄 텐데요, 배우 뿐 아니라 극 중 캐릭터를 완성하는 또다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분장과 의상입니다. 특히 분장의 경우, 캐릭터의 나이, 특징, 성격 등을 드러내는 중요한 장치인데요, 한국 영화의 분장사를 알 수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시가 있어 소개해 드립니다.

영화의 얼굴창조전

문화포털 블로그기자단ⓒ이영미

- 전시기간 - 
2018.12.29(토) ~ 2019.4.23(일) 전시기간 중 휴관없음

- 전시장소 -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 B1~ B4

- 관람시간 -
오전 11시 ~ 오후 8시 (입장마감 7시)

- 관람료 -
성인 15,000원, 초중고 학생 12,000원, 10인이상 단체 : 10% 할인
국가유공자, 65세 이상, 장애인 및 동반 1인 :  50% 할인
한국영화관람권 지참시 : 성인 12,000원 / 초중고 학생 9,000원
한복착용시 : 성인 12,000원 / 초중고 학생 9,000원

- 외국인 관람 안내 -
전시물에 영문,중문 이름이 적혀 있음.
영문과 중문 리플렛 구비
티켓구매창구에 영어, 중국어 가능 안내자 상주

- 티켓구입 및 문의 -
현장구매 : B1층 
주최 : (주)하늘분장
전시문의 :02-518-2949
예매문의 : 하나티켓 1566-6668


관람을 시작하며

문화포털 블로그기자단ⓒ이영미
문화포털 블로그기자단ⓒ이영미



아라아트센터에서 엘리베이터로 내려간 지하 1층, 문이 열리자마자 저를 맞는 건 2012년 개봉했던 한국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두 캐릭터- 홍석창(고창석 분)과 석대현(신정근 분)입니다. 두 사람의 가발을 쓰고 인생사진을 찍으며 관람~, 시작합니다!


문화포털 블로그기자단ⓒ이영미
문화포털 블로그기자단ⓒ이영미

이번 전시를 준비한 분장사 조태희 (주)하늘분장 대표는 2001년 <엽기적인 그녀>를 시작으로, <구르믈 벗어난 달처럼>, <평양성>, <최종병기, 활> 등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한국영화에서 분장을 담당해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전시에서는 대표가 일했던 <광해,왕이 된 남자>,<역린>,<사도>, <남한산성>,<창궐>,<안시성>,<보통사람>,<대립군> 등 총 15편의 영화 속 분장도구와 장식품 500여점을 볼 수 있는데요, 영화의 스틸사진과 배우들 싸인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

문화포털 블로그기자단ⓒ이영미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이영미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만난 영화는 이병헌, 류승룡, 한효주 주연의 <광해, 왕이 된 남자>입니다. 분장에 대해 정확히 모르던 제게 전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투와 관자, 왕과 왕비의 비녀와 머리장식은 좀 낯설었는데요, 알고보니, 머리장식도 모두 분장소품이었습니다. 



문화포털 블로그기자단ⓒ이영미

문화포털 블로그기자단ⓒ이영미



광해군의 역할을 하게 된 하선, 기억나시나요? 시중의 만담꾼이던 하선은 암살위협에 시달리는 광해에 의해 궁에서 잠깐 광해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광해가 양귀비에 중독되어 쓰러지는 일이 발생하고, 하선은 광해가 깨어날 때까지 기약없이 왕의 역할을 하게 되는데요, 그는 서서히 진짜 왕이 되어갑니다. 백성을 중심으로 정책을 생각하며 실행하는, 백성들이 바라는 왕이요. 



문화포털 블로그기자단ⓒ이영미
영화 속 하선(이병헌 분)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사람들은 얼굴이 똑같은 하선이 광해라고 생각하고 한동안 '왕이 조금 이상해졌다'고만 생각하는데요, 왕이 된 하선은 당연히 '왕'의 장식을 하게 됩니다. 하선이 상투에 차고 있는 비녀를 봐 주시겠어요?



용 조각비녀ⓒ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용 조각비녀ⓒ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임금을 상징하는 '용'비녀! 바로 이 비녀인데요, 조태희 대표가 진짜 '왕'이 되어가는 하선을 위해 특별히 만든 장식이랍니다.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이영미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이영미

중전(한효주 분)이 하는 비녀들도 모두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인데요, 준비된 영화 스틸사진이 소품과 함께 전시되어 있어 '아, 저 장면!'하며 관람하실 수 있답니다.  


하선의 망건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하선의 망건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사극에서 가장 흔하게 보는 게 바로 사진 속 망건과 상투인데요, 이번 전시에서 '관자'에 대해 처음 알았습니다. 관자는 망건에 걸린 당줄을 거는 고리역할을 하는데요, 어떤 관자를 하느냐에 따라 지위고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단순하지 않고 여러 장식이 들어간 관자라면? 네, 신분이 높은 사람입니다. 



 하선의 인모가발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하선의 인모가발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조태희 대표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사용한 인모가발도 배우들의 머리를 직접 재서 만든다고 했는데요, 위 가발은 이병헌의 가발입니다. 이 가발 위에 망건을 두른답니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이병헌 분장도구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이병헌 분장도구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가발이나 다른 장식처럼, 얼굴분장을 할 때도 배우들마다 지정된 분장상자가 있다고 하는데요, 화장할 때 자기 도구를 사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위 도구들은 모두 이병헌이 영화 <광해>에서 사용한 도구들이랍니다. 



이병헌의 싸인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이병헌의 싸인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배우 이병헌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의 싸인도 현장에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남한산성>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이영미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이영미



영화<남한산성>, 보셨나요? 2017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재밌게도 <광해, 왕이 된 남자>와 역사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랍니다. 사대외교가 아닌 실리외교를 한다는 이유로 '빛의 바다'란 뜻을 가진 임금, 광해(光海)는 서인과 남인들이 일으킨 인조반정으로 쫓겨납니다.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이영미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이영미



새로 임금이 된 인조는 후금의 사신을 박대하고, 홍타이지의 황제 즉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런 일로 청은 인조에게 세자를 볼모로 보내라고 요구하는데요, 그렇게 병자호란이 시작됩니다. 청의 공격으로 남한산성으로 피신한 인조는 그곳에서 47일을 머물게 되고, 영화 속 두 인물인 최명길(이병헌 분)과 김상헌(김윤석 분)은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백성과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의견과 끝까지 청과 싸워 대의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을 놓고 격렬히 다툽니다.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이영미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이영미



최명길(이병헌 분)은 말합니다. 죽음은 견딜 수 없지만, 치욕은 견딜 수 있다구요. 



남한산성의 김상헌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남한산성>의 김상헌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대부분의 영화 관람객은 두 사람의 대립을 보며 어느 쪽을 선택해냐 할까 또는 다른 선택지가 있을까 고민하겠지만,  분장사인 조태희 대표는 두 사람의 각기 다른 성향을 관자의 크기로 표현했습니다. 강경파인 김상헌의 관자 장식은 크게, 온건파인 최명길의 관자 장식은 작게 만든 건데요, 영화를 보면서 눈여겨본 적 없는 관자에 이런 비밀이 숨어 있었답니다!!!


최명길의 수염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최명길의 수염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눈여겨보지 않으면 모르는 이런 작은 장식처럼, 등장인물의 수염도 장면에 따라 각기 표현하는 바가 있는데요, 한양근교 벌판, 밤의 순청마당, 낮의 관아앞 삼거리에서 최명길의 수염 모양은 각기 위 사진처럼 다릅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수염이 점점 길어지고 있고, 밤낮의 차이, 기후의 차이도 수염을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변발가발ⓒ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변발가발ⓒ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우리나라 영화에선 자주 볼 수 없는 변발분장도 <남한산성>에선 볼 수 있는데요, 조태희 대표는 변발가발을 하기 위해선 머리를 다 밀어야 한다고 합니다! 용골대 역을 한 허성태 배우와 칸 역할을 한 김법래 배우, 정말 대단하십니다!!!

인상적인 전시물 Best 3

전체적으로, <영화의 얼굴 창조전>을 보면서,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분장'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드는지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그래서 수많은 전시물 중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3가지를 꼽아봤습니다. 

1. 고급스런 머리장식

혜경궁의 머리장식들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혜경궁의 머리장식들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전시관람을 하며 한동안은 마치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켜볼수록 이런 감정은 사라졌는데요, 배우들의 생생한 모습에서 발견되는 분장소품 덕분입니다. 위 사진들은 영화 <역린>에서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이 착용했던 머리장식입니다. 고급스러우면서도 특이한 모양이 박물관에서 만나는 비슷한 모양의 장식들과는 많이 다른데요, 바로 이런 차이에서 분장의 창조성을 알아채기도 했답니다.

2. 분장 컨셉트 드로잉

B2에서 내려다 본 B3, B4전경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B2에서 내려다 본 B3, B4전경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위 사진에서 B3층 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드로잉들은 모두 분장 컨셉트 드로잉입니다. 하나의 역할에 온전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분장사들은 역할을 분석하고 매번 컨셉트 드로잉을 그린다고 합니다. 



영화 사도 속 정조(소지섭 분)의 컨셉트 드로잉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영화 <사도> 속 정조(소지섭 분)의 컨셉트 드로잉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사진 속에 적힌 캐릭터분석과 장면, 확인해야 될 사항들, 보이시나요? 정조역을 하는 배우와 극 중 역할 나이, 25세와 41세의 수염디자인 표현과 긴 수염이 배우에게 어느 정도 어울리는지, 나이별로 다른 관자 디자인과 망건의 원단 소재까지~! 확인하고 진행해야 할 사항들이 드로잉과 함께 빼곡히 적혀 있습니다. 분장이란 작업이 얼마나 세밀해야 하는지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3. 분장 도구들

영화 안시성의 조인성 분장도구들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영화 <안시성>의 조인성 분장도구들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여러 분장도구 중 기본이 되는 건 역시 메이크업 도구들일텐데요, 전시장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배우들의 개인 분장상자와 그 속에 담긴 브러쉬들은 그 정확한 용도를 짐작도 할 수 없을만큼 다양합니다. 배우의 얼굴을 배역의 얼굴로 바꾸는 과정, 문득 그 전체 과정을 보고 싶은 생각이 불쑥 들기도 했답니다. ^^




분장사 조태희 대표 인터뷰



<영화의 얼굴창조전>엔 아쉽게도 도슨트가 없습니다. 대신 조태희 대표가 가급적 자리를 지키며 설명이 필요한 관람객들에게 직접 설명을 해 주고 계신데요, 제가 찾아간 날은 특별히 문화포털을 위해 개별 인터뷰를 해 주셨답니다~~~! 



분장사 조태희 (주)하늘분장 대표ⓒ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분장사 조태희 (주)하늘분장 대표ⓒ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 이영미


Q) 전시를 보니, 준비기간이 상당히 길어 보여요. 얼마나 준비하셨나요?
A) 8년 전부터 준비했어요. 

Q) 특별히 이렇게 오랜 시간을 들여 준비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A) 사람들이 분장에 대해 잘 모르더라구요. 그래서 하나의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손이 가는지, 얼마나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지 사람들에게 늘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타부서에 비해 덜 주목받는 것도 있고요. 저는 항상 이 생각을 하거든요. '우리는 기술자다!', 엄청난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알려주고 싶단 생각이 너무 간절했죠. 

Q) 스틸사진이 많은데, 다 찍어도 되는 건가요?
A) 사진의 저작권은 투자사에 있어요. 이번 전시회를 위해 많은 회사를 다니며 허락을 받았는데요, 그게 1년이 걸렸어요. 같이 일하는 동료라 좀 쉽게 허락을 받은 거죠. 그래서 찍으셔도 됩니다. 

Q) 분장사 경력이 17년이나 되시는데요, 가장 보람을 느끼신 때는 언제인가요?
A) 매번 영화가 개봉할 때 보람을 느껴요. 
 
Q)전시를 보고 메이크업만 분장이 아니란 걸 알았는데요, 분장이란 뭔가요?
A)등장인물의 성격, 나이,특징에 맞게 배우를 꾸미는 일이 '분장'이에요. 얼굴과 머리를 꾸미는 건 분장이고, 의상과는 달라요. 하지만 의상 속에 다친 상처를 표현해야 한다면 그건 분장에 속해요.

Q)제가 잘 모르는데, 우리나라도 특수분장을 많이 하나요?
A) 그럼요, 특수분장 많이 해요. 우리나라엔 분장, 헤어,특수분장을 같이 하고 있는 저희같은 회사가 있고, 특수분장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있어요. 그리고 나머진 다 프리랜서들이에요. 남녀비율로도 말씀드리면, 현업으로 영화쪽에서 남자가 3명에서 4명이고, 나머진 다 여자분들이세요.

Q)컨셉트 드로잉을 봤는데요, 직접 다 그리신 거에요?
A) 아니요(웃음) 못 그리죠. 컨셉트 드로잉은 분장을 하기 위해 그리는 거거든요. 제가 분장을 저렇게 하고 싶다고 머릿속으로 먼저 생각을 하고, 컨셉 디자인 선생님이 계세요. 저한텐 분장 스승님이기도 하고, 그 선생님이랑 계속 의논을 하는 거죠. 측면각에서는 이런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수염은 볼 어디까지 올라갔으면 좋겠다, 머리카락은 이마에서 어느 정도 스타일이 됐으면 좋겠다 등등을 계속 그림을 그리는 거죠. 
  제가 그 레퍼런스 한 장을 그리기 위해서 레퍼런스 수 십장을 갖다 놓고 그 한 장을 만드는 거죠. 그럼 또 다른 컨셉을 만들기 위해 A안, B안, C안, D안, E안을 이렇게 한 인물당 열 종류의 스타일을 가지고, 감독님과 회의를 해서 줄여나가는 거죠. 그렇게 해서 마음에 안 드는 거나 안 맞으면 또 컨셉을 바꾸고 이런 과정인 거죠.

Q)그럼, 컨셉트 드로잉이 정해져야 그 다음에 그걸 보고 분장을 하는 거에요?
A) 그렇죠, 그렇죠. 저건 제 머릿속에서 나오는 거니까.

Q) '이거다!'해서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데까지는 얼마나 걸리나요?
A) 두 달 정도 걸려요. 최소 두 달.

Q) 전공을 여쭤봐도 될까요?
A) 전 전공이 없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현장으로 왔기 때문에 대학을 들어가지 않았거든요. 

Q) 그럼, 학교 졸업 후 바로 분장에 뛰어드신 계기가 다른 인터뷰에서 말씀하신?
A) 네, 어렸을 때 티비로 분장사를 처음 봤어요. 남자분들이 되게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인데, 정말 멋있었어요.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 뻘 되는 분들이셨는데, 돋보기 쓰시고, 수염을 핀셋으로 분장을 하고 계시더라구요. 그런 것들이 굉장히 멋있었어요. 

Q) 그 분들을 혹시 현장에서 만나시지 않으셨어요?
A) 아, 못 뵜어요. 저희가 수명이 짧아졌어요. 그래서 한 50대 후반에서 60대에 다 퇴사를 하셨더라구요. 저는 그래서 미래 꿈이 한 80까지도, 살 수 있을지 아닐지는 모르겠으나(웃음), 그 나이가 되었을 때도 현장에서 부담감없이 젊은 사람들과 친구처럼 지내면서 영화를 할 수 있는 거거든요. 우리나라는 분장사 수명이 너무 짧아요. 현장에 어른이, 나이드신 분이 30~40대 있는데 장인으로 와서 같이 일한다는 게 사실 그렇게 쉬운 건 아니죠. 부담스러울수도 있고 그렇죠. 심지어는 그 분한테 어떤 요구를 하고 그럴 때 그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어요. 그런데 외국은 그런 게 너무 자연스럽잖아요. 30대든, 50대든 친구하자 하고, 일은 일이고. 저희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에서도 80대의 분장사가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봤어요. 

Q)  퇴사가 빠른 이유가 뭔가요?
A) 일의 연속성이 없는 거에요. 한 작품이 끝나고 일년을 놀 수도 있고. 또 구직활동을 계속해야 하는 거죠. 그건 배우도 마찬가지죠. 내가 컨택되어지지 않으면 너무 힘든 거죠. 예를 들어, 한 작품 할 때 월급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고 해도, 그 작품 끝나서 1/n로 따지면 박봉이 되는 거거든요. 그 악순환이 있는 거죠. 그래서 약간 적자생존이 다른 데보다 치열한거죠. 살아남을 수 있을만한..

Q)감독님께서는 다른 인터뷰에서 후배들한테 길을 열어주고 싶으시다고 하셨는데요, 
A)맞아요!

Q) 어떤 식으로 열어주시고 싶으신 거에요?
A) 지금 저는 하늘분장이란 법인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11명의 직원이 있구요, 그 직원들한테 4대보험을 적용하는
월급을 주는 형태로 하고 있어요. 분장회사는 영화에서 우리 회사밖에 없어요. 나머지는 다 프리랜서로 한 작품 끝나면 헤어지고, 또 필요에 의해서 만나면 일하고 헤어지고 그러죠. 그래서 제가 회사를 많이 성장시켜서 후배들에게 좀 더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어요. 영화가 보통 3개월~4개월 촬영하는데 끝나기 한 2~3주 전에 나오는 얘기가 있어요. "너 다음 작품 잡혔어? 다음 작품 하기로 했어?" 불안하니까. 그걸 다른 직업군으로 얘기하면 "너, 직장 구했어?" 이거랑 같은 거잖아요. 3~4개월. 그런 걸 좀 해소시켜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사람들한테 분장에 대해 널리 알려주고 싶어서, 이 전시를 좀 더 확장시켜서 분장뮤지엄으로 만들고 싶어요. 분장뮤지엄이 되서 일단 순회전으로 대한민국을 다 돌고, 뮤지엄으로 아예 한 곳에 정착을 시키면 (사람들이 분장을 알고, 그게 이 일을 하는 후배들을 도울 수 있다고 봐요)

Q) 다음 순회전은 어디서 하실 계획이세요?
A) 지금은 부산전시를 기획하고 있는데, 부산전시도 사실 여기가 성공해야 갈 수 있죠.(웃음). 위험부담이 있어요. 그래도 저는 성공하리라 믿고. 저희가 4개월 전시니까 끊임없이.

Q) 다른 인터뷰에서 변발을 진짜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하셨는데요, 
A) 변발은 이미 해봤죠, 그런데 이병헌 선배한테 변발을 해보고 싶다는 거였어요. 이병헌 배우같은 사람에게 변발을 해도 충분히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 그래서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죠. 그리고 못 만나본 배우는 공유, 공유씨도 만나보고 싶고, 한석규 선배님. 이런 배우들 아직 못 만나봤죠.

Q) 어떤 역할로 만나보고 싶으신 거에요?
A) 다 사극에서 만나고 싶죠. 사극에서.

Q)분장에서 가장 분장하기 어려운 역할이 있나요?
A) 어...다 어려운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안시성>에서 조인성 배우나 <역린>에서 현빈 배우나 이런 분들은 다 부드러우시잖아요. 이런 분들을 거칠게 보여줘야 되고, 캐릭터에 맞게 하려면 부담되죠. 그리고 탄생해서 나왔을 때 대중의 반응도 어떨 땐 가슴을 콕콕 찌를 때도 있고, 칭찬받을 때는 또 반대로 그 뿌듯함은 뭐라 표현할 수 없죠.

Q) 가장 오래 걸린 분장으로 <광해>를 꼽으셨는데요, 모든 배우들 분장이 그렇게 다 오래 걸리신 거에요?
A) 그렇죠. 광해에서 특히 이병헌 선배는 수염을 한 가닥, 한 가닥 다 붙였거든요. <역린>의 현빈씨, <광해>의 이병헌씨, 두 분 다 오래 걸렸어요.

Q) 이번 전시에서 도슨트를 직접 하시잖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어차피 제가 제 일을 옆에서 설명드리는게 관객들한테도 좋다고 생각해요. 글자를 다 읽는 것보단, 옆에서 계속 말씀드리고 설명을 드리면 조금 더 친숙하게 디테일하게 설명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Q) 관련 전공학생들도 진짜 많이 오면 좋겠네요.
A) 네, 맞아요.그래서 그것도 지금 여러 분들에게 얘기는 드리고 있어요.

Q) 전시의 관람포인트 3가지만 말씀해 주시겠어요?
A) 첫번째는 모든 게 단 한 번만 출연한 것들이란 거에요. 중복되서 나온 게 없다는 거죠.
두번째는 다 직접 디자인하고, 각각 전문가들과 협업해서 만든 탄생물이란 거고,
세번째는 가발 같은 경우는 다 배우들 두상 사이즈를 쟀거든요. 저 가발이 다 배우들의 머리 두상 사이즈로 만든 거에요.  

Q) 그럼, 다른 배우한테는 못 쓰겠네요?
A) 못 쓰죠. 그 사람한테 딱 하나밖에 없는 거죠.

Q) 장신구들, 그 디자인이 정말 멋졌는데요, 직접 디자인하신 거에요?
A) 디자인도 디자이너 분들과 같이 협업을 하는 거죠. 일단은 제 머릿속에 있는 걸 그 디자이너 분들한테 최대한 설명을 하죠. 캐릭터에 맞게. 톤, 재질, 크기, 중량 이런 것들을 설명을 하는 거죠.

Q) 그럼 장식 문양 이미지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으세요?
A) 일본이나 중국, 미국 사극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어요. 어차피 시대가 다르기 때문에 모방은 할 수 없어요. 그렇지만 어느 정도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기 위해서 보조적인 도움 형식은 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중국 걸 베꼈다고 하면 사실 티가 나서 그렇게 할 수도 없구요. 대신 창조적인 것들은 머릿속에서 도움 받는데 크게 역할을 하더라구요.

Q) 혹 도제방식으로 제자를 키우시나요?
A) 아니요, 제자는 없어요. 저희 팀원들이 있는데, 팀원들이 저와 같은 코스를 밟게 하기 위해서, 개인감독으로 데뷔시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죠. 

Q) 마지막으로, 이번 전시에 대해 강조하고 싶으신 것과 문화포털의 젊은 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메세지, 부탁드립니다. 
A) 일단 '영화 추억의 소환'이 이 전시의 포인트이긴 하거든요. 그 영화에서 봤던 그 장면에 숨겨진 뒷 이야기들. 그걸 분장으로 어떻게 풀었는지를 보여줄 수가 있을 것 같아요. 그게 가장 큰 포인트인 것 같구요. 

젊은 독자들에게는 한 우물을 파는 것이 멀티로 다 잘해야 되는 세상에서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고, 더 존경할만한 일이지 않을까 얘기해주고 싶어요. 영어도 잘하고, 중국어도 잘하고 악기도 잘 다뤄야 하고, 요즘은 정말 모든 걸 다 잘해야 되는 시대잖아요. 그런데 하나를 잘해도, 하나만 열심히 잘해도 거기서 전문가가 되고 사람들에게 좋은,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게 감사한 일이지 않을까. 그래서 청년들이 너무 헬이라고 하지 말고, 좀 더 끈기있게 도전해보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 


관람을 마치며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이영미
문화포털블로그기자단ⓒ이영미


영화에 대한 추억을 분장으로 소환하는 게 포인트라는 조태희 대표의 말처럼, 전시장 곳곳에서 저도 모르게 해당 영화를 기억해 내려 애쓰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분장은 관객의 눈에 잘 보이지 않으면서 배우의 연기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서 녹아있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는 조태희 대표의 말처럼, 전시된 스틸사진 속 장면이나 장식들은 잘 생각나지 않았는데요, 덕분에 전시를 보고 온 날부터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시작으로, 전시장의 영화를 하나씩 찾아보고 있답니다. 그리곤 '아, 저 장식! 저 수염!'하며 분장을 중심으로 장면을 보는 제 자신을 의식하고 있는데요, <영화의 얼굴창조전>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분장에 대한 이야기들! 궁금하시죠?! 그럼 인사동 아라아트센터로 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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